4월 한국교원대 탈출 황새 화포천서 발견
시베리아서 건너온 두 마리도 추가 합류
봉순이와 짝 이루면 화포천 정착 가능성


일본에서 건너온 황새 '봉순이'에게 뜻하지 않게 반가운 친구들이 생겼다. 다른 지역에서 살던 황새들이 김해 화포천을 찾아온 것이다. 그것도 한 마리가 아니라 세 마리다. 이들 중 일부는 봉순이와 짝을 지어 화포천에 정착할 가능성도 있어 화포천이 앞으로 본격적인 황새의 서식지가 될 전망도 점쳐지고 있다.

21일 화포천에서 봉순이를 돌보는 일에 전념하고 있는 조류연구가 도연스님 등에 따르면, 지난 4월 충청북도 청주시의 한국교원대에서 탈출한 천연기념물 제199호 황새 한 마리가 지난 6일 하포천에서 발견됐다. 또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서 온 것으로 보이는 야생 황새 두 마리도 추가로 발견됐다.

▲ 일본에서 건너온 봉순이와 시베리아에서 온 황새.

한국교원대에서 온 황새는 생후 1년 된 암컷이다. 사육사가 다리에 인식표를 교체하는 사이 한국교원대 청람황새공원을 빠져나갔다고 한다. 이 황새는 자연적응 훈련을 받아본 적이 없고 탈출 당시 다리에 상처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황새가 야생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한국교원대 황새는 탈출 7개월 만인 6일 오전 화포천에서 도연스님에게 발견돼 기적적으로 살아있다는 소식이 알려지게 됐다. 한국교원대연구원은 내년 봄 황새가 청주의 미호천으로 돌아와 주길 바라며 황새의 이름을 '미호'라고 지었다고 한다. 

봉순이, 미호에 이어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수컷 황새 두 마리도 미호와 비슷한 시기에 화포천, 봉화마을 일대에서 발견됐다. 새로 발견된 황새 두 마리는 봉순이, 미호와 달리 다리에 인식표가 붙어 있지 않아 시베리아에서 서식하는 야생 황새로 추정되고 있다.

▲ 한국교원대서 탈출한 황새 미호.

도연스님은 "겨울에는 새들이 모여 다닌다. 지금도 네 마리가 함께 활동할 수도 있다. 지금은 경남 고성시, 전남 광양시 등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황새는 서식 범위가 굉장히 넓은 만큼 계속해서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베리아에서 온 황새들은 봉순이, 미호와 짝을 지으면 화포천에 머물 수도 있다는 기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화포천습지생태공원 곽승국 관장은 "봉순이가 무리를 이끄는 것 같다. 시베리아 황새들이 돌아갈 가능성이 높지만, 봉순이와 짝을 지으면 남을 수도 있다. 황새가 머물 수 있는 둥지가 화포천에 있는 만큼 이들이 다시 화포천을 찾을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봉순이는 일본 도요오카에서 인공증식돼 방사된 뒤 대한해협을 건너와 지난 3월 18일 화포천에서 발견됐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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