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5명·자원봉사자 12명 등 총 28명
책 읽는 행복한 공간 위해 혼신의 열정
모든 프로그램들이 책과 연계돼 운영
모두가 부러워하고 최고로 꼽아 자부심

"내가 어렸을 때 이런 도서관이 있었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김해기적의도서관에는 5명의 직원이 있다. 배명숙 계장, 김은엽 사서, 박현주 사서, 김성수 주무관, 이정숙 주무관이다. 대출 데스크를 맡아보는 기간제 직원 4명, 주말 업무를 수행하는 5명, 자원봉사자 12명, 청원경찰 1명, 사회복무요원 1명 등도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다.

기적의도서관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3명의 직원들을 만나보았다.

▲ 김해기적의도서관 직원들이 서가 앞에 모였다. 왼쪽부터 김은엽 사서, 배명숙 계장, 박현주 사서, 이정숙 주무관, 김성수 주무관. 조나리 기자 nari@

배명숙(45) 계장은 내외동주민센터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3월 30일, 기적의도서관으로 발령을 받았다. "어린이도서관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언론을 통해 도서관에 관한 소식도 많이 접했습니다. 도서관에 와서는 '이렇게 일이 많다니!' 하며 놀랐습니다. 도서관의 모든 프로그램이 책과 연계되어 운영된다는 사실도 인상적이었어요."

배 계장이 이 도서관에 와서 제일 먼저 읽은 책은 고 정기용 건축가의 <기적의 도서관>(현실문화연구 펴냄)이다. 김해기적의도서관은 정기용의 유작이기도 하다. "김해기적의도서관은 물론 다른 지역에 세워진 기적의도서관의 실태도 파악해야 했고, 도서관에 오시는 분들을 안내도 해야 했기 때문에 그 책부터 읽었지요. 행정업무를 담당하다가 이 도서관에 와보니, 시민들과 더 가까이에서 마음으로 만난다는 느낌이 들어요. 근무한 지 몇 달밖에 안 됐지만, 시민들의 표정을 보면 알 수 있지요. 김해기적의도서관은 최고의 도서관입니다."

도서관에서 운영하는 많은 프로그램의 실무 주축은 김은엽(34) 사서이다. 그는 부산대학교 문헌정보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한 후 사서직 공무원시험에 합격했다. 첫 근무지는 장유도서관이었다. 진영한빛도서관이 개관했을 때 그리고 기적의도서관이 개관했을 때 그 현장에서 근무했다. "임시사무실에서 일하면서 기적의도서관에 사무집기와 책이 입고되는 걸 하나하나 지켜보았습니다. 대학원을 졸업한 뒤 학교에 남지 않고 공공도서관을 선택한 건 자료와 이용자가 만나는 곳에 있고 싶어서였어요. '삶을 만나고 싶었다'는 마음이었죠." 김 사서는 도서관의 첫 이용자였던 아이가 초등학생이 되는 걸 보았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도서관에 오면 부모님도 함께 옵니다. 부모님들이 아이를 데리고 오는 경우도 있지요. 그 부모님들이 서로를 알게 되고, 가족 프로그램을 통해 이웃이 되고 주민 네크워크가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지난 3년간의 변화를 이야기하는 그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정기용 건축가가 이 도서관을 만들 때 이용자들 특히 아이들을 위해 얼마나 많은 생각과 배려를 했는지 시간이 갈수록 더 느끼게 됩니다. 이런 도서관이 내가 어렸을 때도 있었다면 얼마나 행복했을까 가끔 생각합니다. 언젠가 조카가 우리 도서관에 온 일이 있어요. 조카는 눈이 휘둥그레져서는 도서관 곳곳을 탐색하더군요. 지금도 이런 이야기를 해요. '우리나라에서 이모 도서관이 제일 좋지?'라고요."

박현주(28) 사서는 김해여고와 경북대학교 문헌정보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시절 말고는 김해를 떠나본 적이 없는 김해 토박이다. 졸업 후 사서직 공무원시험에 합격했고 2011년 12월 1일 기적의도서관에 발령받았다. "사실은 정식 발령 2주일 전부터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출근하면서 개관 준비를 도왔어요." 그는 기적의도서관에서 많은 것을 새로 배웠다고 털어놓았다. "도서관에서 근무하면서 대학에서 배우지 못한 것들을 깨달았어요. 분류, 장서관리, 대출업무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도서관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이더군요. 어떤 프로그램을 기획하는지, 어떻게 운영하는지 대학에서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이용자를 어린이, 학생, 성인으로 세분화해서 생각했던 것도 바뀌었어요. 가족 단위로요. 일종의 충격이었지요. 대학 동문들에게 제가 하는 업무를 이야기하면 놀란답니다. '기적의 놀이터' 이야기를 했더니 처음에는 '도서관에서 그런 일도 해?' 하면서 놀라더니, 왜 그런 기획을 진행했는지 알고 나서는 부러워하면서 관심을 보이는 거죠." 고향인 김해에서 전공을 살려 일하고 있는 그는 "기적의도서관에서 근무하는 것은 나에게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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