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서관에 다니면서 행복해졌다는 이영주 씨와 두 아들 방진호(오른쪽), 진원 군.
창원에 살다가 도서관 때문에 장유 이사
이젠 한 달에 50권 이상 거뜬히 읽어내

"도서관은 책을 읽고 공부만 하는 장소가 아니에요. 아이들에게 도서관이란 실컷 뛰놀고 친구를 사귀는 놀이터랍니다."

관동동에 사는 주부 이영주(38) 씨는 두 아들 방진호(8), 진원(5)군과 함께 매주 두 차례 김해기적의도서관에 '놀러 온다.' 창원에 살다가 지난해 율하신도시로 이사 온 이유 중에 김해기적의도서관도 포함이 된다고 하니 얼마나 도서관을 사랑하는지를 알 법하다.

이 씨는 두 아들에게 절대 책읽기나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 활동량이 많은 두 아들이 도서관에 와서 가장 많이 하는 건 '뛰어 노는 것'이다. 색색별로 꾸며진 작은 터널, 어린이의 몸이 쏙 들어가는 동그라미 공간과 깊은 바다처럼 시원한 파란색 계단 등은 진호, 진원에게 호기심을 자극하는 공간이다.

어린이들이 도서관에서 '놀 수 있는' 이유는 어린이들에게 초점이 맞춰진 도서관이기 때문이다. 김해기적의도서관은 '정숙'이라는 꼬리표가 자연스레 따라붙고, 얌전히 앉아서 책만 읽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는 곳이다. 이 씨는 "사내아이 둘을 데리고 다니다 보면 어딜 가나 눈치를 봐야 하지만 이 도서관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아이들에게나 엄마에게나 천국이다. 나도 아들들 덕분에 도서관을 자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이 씨 가족은 매주 수요일에는 절대 빠지지 않고 도서관을 찾는다. 큰 아들이 참여하는 '도서관 올밤 서당' 때문이다. 인성 교육의 정석인 <사자소학>을 배우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형이 공부하는 동안 동생은 자원봉사자들이 그림책을 읽어주는 '기적의 그림책'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이 씨는 도서관 북카페에서 다른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진호와 진원이에게 가장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아 있는 프로그램은 '도서관에서 1박2일'이다. 아빠와 엄마, 진호, 진원은 지난 9월 27~28일 행사에 참여했다. 늦여름 밤에 다 같이 손톱에 봉숭아 꽃물을 들였고, 다 같이 양푼이 비빔밥을 만들어 먹었고, 잠자는 장소를 '복불복'으로 선택해 잠을 잤고, 율하천 생태체험을 했다.
도서관과 친해진 진호와 진원은 자연스레 책과도 가까워졌다. 한꺼번에 많이 읽기도 하고, 한 권도 안 읽는 날도 있지만 책을 한 번 들면 집중력이 대단하다. 수요일마다 평균 15권 정도의 책을 빌려가 일주일 만에 다 읽는다고 하니 형제가 한 달에 읽는 책만 해도 50권이 거뜬히 넘어간다. 어릴 때부터 책과 친하게 지내서인지 두 아들은 학원에 다니지 않는데도 또래 친구들보다 이해력이 뛰어난 편이다. 

이 씨는 주위 엄마들에게 기적의도서관을 적극 추천하고 있다. 그는 "아이들을 데리고 갈 곳이 없어 집에만 있는 엄마들이 정말 많다. 기적의도서관 덕분에 우리 가족이 더 풍성해지고 행복해진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을 통해 기쁨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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