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극단 이루마 아트홀 개관공연 '죽여주는 이야기'의 한 장면.
전용 극장 '이루마아트홀' 개관 기념
초청공연 '죽여주는 이야기' 30일부터
6월엔 부조리극 '일등급 인간' 선봬

문화 인프라는 어느날 갑자기 이루어지지 않는다. 자본과 실력이 차곡차곡 쌓여 자리매김해야 비로소 한 지역의 문화가 되는 것이다. '극단 이루마' 역시 창단 초기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지난 2004년 3월 1일 창단한 극단 이루마(대표 이정유)가 올해 초, 부원동에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전국의 각 지역과 극단에 흩어져 활동 중이던 김해 출신의 연극예술인들 중 뜻이 맞는 멤버들이 다시 모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하지만 극단 이루마가 걸어온 길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초창기 삼정동에서 보낸 3년 시절은 극장이 지하에 있어 큰 비가 올 때마다 물이 들까봐 전전긍긍했다. 2007년부터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소극장 개선사업으로 국비를 지원받아 삼방동에서 활동했다. 그러나 주변상가지역이 원룸 등 주거시설로 변모하면서 더 이상 머무를 수 없는 상황이 돼 내외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극장이라기보다는 창고에 가까운 곳에서도 연극을 계속하던 이루마는 단원 전체가 힘을 모아 부원동 극장을 마련했다.
 
문화예술 소외지역 주민과 소외계층을 찾아가는 예술활동을 펼침으로써 지역적·문화적 불평등을 해소하고 문화향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시행된 '경상남도 2010년 찾아가는 예술활동'에 극단 이루마의 '멧돼지와 꽃사슴'이 선정된 바 있다. 이루마는 6곳의 지역을 다니며 공연하고 받은 공연비 전액을 극장을 마련하는 기금으로 투자했다. 그 결과 부원동의 아트홀 개관이 가능했다.
 
이루마는 그동안 '김해아동극 페스티발' '이루마소극장 페스티발' 등을 운영하고 꾸준히 공연하며 김해문화의 밑거름이 되고자 노력했다. 김해의 청소년 연극인재 육성을 위한 프로그램도 계속 이어왔다. 매년 고교생 회원 4명을 뽑는 '청소년극회 무대 만들기'는 앞으로 김해의 연극문화를 이어갈 인적자원을 준비해야 한다는 이루마의 의지를 담고 있다. 청소년극회의 회원들은 기존 단원들 못지 않게 연극을 하는 본질적인 의미를 고민하는 과정을 가진다. 여러 청소년연극제에서 수상도 한 회원들은 현재 대학의 연극영화학과에 진학하여 경험을 쌓고 있는 중이다.
 
이정유 대표와 단원들도 극단을 창단할 당시의 초심대로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기하며 실력과 스탭의 전문성을 다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좋은 작품으로 관객 앞에 서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김해의 연극과 관람문화의 지킴이가 되고자 한다.
 
극단 이루마는 올 한 해 동안 초청공연과 이루마의 공연을 번갈아 무대에 올릴 계획이다. 부원동 시대를 여는 첫 무대는 초청공연이다. 현재 서울 대학로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극단 '틈'의 '죽여주는 이야기'가 4월 30일부터 5월 29일까지 한 달 간 공연된다.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 전체 사망자의 4.7%가 자살로 목숨을 마감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바탕으로 자살이라는 사회적 문제를 풍자한 연극이다. 어두운 코믹의 미학을 통해 삶의 진정성을 보여준다. 6월 한 달 동안에는 극단 이루마의 '일등급 인간'이 공연된다. 아들을 일등급 인간으로 만들기 위한 애끓는 모정을 테마로 한 부조리 연극으로 1등 최고주의의 정형화된 현실을 풍자한다.

이루마아트홀 개관공연 '죽여주는 이야기'의 공연문의는 055)322-9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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