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의 모든 것을 평가하는 기준은 다양하다. 좋다와 나쁘다, 크다와 작다, 검다와 희다 등 다양한 기준이 존재한다. 사람의 상(相)을 관찰할 때도 수많은 종류의 기준이 존재한다. 학습 성취도를 표현할 때 쓰는 수, 우, 미, 양, 가 내지는 A, B, C, D, F 등의 표현도 있지만 표준, 잘 생긴 모양, 강한 모양 등 다양한 기준이 존재한다. 기준이 다양하므로 그 평가와 표현도 당연히 다양해지는 것이다. 물론 의미는 제각각이지만 바람직한 모양을 우수하게 평가하는 경향은 비슷한 것이다.
 
관상학도 이런 기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사람의 상을 볼 때, 가장 바람직한 모양이나 균형을 구현하는 표준을 기준으로 삼거나 가장 이상적인 형태를 기준으로 삼는 것도 좋은 방편이 된다. 그런 상태를 통칭 'A+'라고 한다면 아닌 것을 가리기도 쉬워진다. 어차피 A+ 상태가 아니라면 다소 흠이 있거나 결점이 존재한다는 의미인데 흠이나 결점의 종류, 정도를 나누는 측면의 이해나 접근도 서서히 가능해진다. 결점의 종류가 많고 정도가 심하다면 점점 등급을 낮추어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B' 등급 정도를 기준으로 두고 더 나은 모양과 부족한 모양을 나눌 수 있다면 등급을 매기는 것이 더욱 수월하겠지만 'B' 등급을 설정하는 것이 그리 쉽지가 않으니 쉬운 작업이 아니다. 이런 모호성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모양이나 바람직한 모양을 기준으로 부족한 정도를 따지는 방법을 채택하는 것이다. A+가 아니라고 모두 0점은 아니다. 그 사이에 B도 C도 존재하니 모범 답안을 두고 틀린 요소의 정도나 개수를 찾는 것이 오히려 채점이 쉬운 것이다. 100점을 두고 80점, 50점을 가리는 것이 쉬운 것과 같은 이치라 하겠다.
 
사람의 얼굴을 관찰할 때 다양한 기준으로 접근 해석할 수 있는데 가장 이상적이거나 바람직한 얼굴을 먼저 설정하고 그 기준에 비하여 부족한 점을 관찰한다면 비교적 손쉽게 부족함을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기준을 통하여 상대적으로 강하거나 더 발달한 모양도 관찰 해석할 수 있는 것이라 기준의 존재는 참으로 고마운 것이다.
 
사실 안면을 통하여 결론을 얻는 관상학의 핵심은 몇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머리카락과 경계를 이루는 이마의 윗선과 눈썹 사이의 인당에 이르는 상정(上停), 인당 이하 코의 끝에 이르는 중정(中停), 인중의 시작에서 턱의 끝부분에 이르는 하정(下停) 사이의 비율이 1: 1: 1을 유지하는 지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안면의 비율을 결정하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눈썹이 눈을 덮으며 눈의 형태가 안정되어 있는지가 그 다음이 된다. 코는 적당히 발달되어 있으며 좌우 관골의 발달과 조화를 갖추고 있는지를 또 살펴야한다. 입은 양쪽 눈알을 기준으로 세로선을 그었을 때 그 선과 맞추어지거나 그 선을 넘어서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거의 같거나 넘어서는 것이 좋은데 짧거나 이르지 못한다면 A+에서 부족함이 생겨나는 것으로 해석한다. 흡사 도시 계획이 잘 된 도시가 보기에도 좋고 기능적으로 원만성을 가진다는 것과 원리가 흡사한 것이다. 상을 볼 때 다른 부위와 비율, 원만한 조화를 가지고 있는 지를 기준으로 우선 삼고 비율이 어긋나거나 부조화성이 드러나는 모양을 부적절하다고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눈은 애정을 많이 상징하는 곳인데 부조화성이 드러난다면 애정, 배우자 인연, 가정 정립 등이 원활하지 못하다고 해석하게 된다. 바람직한 모양을 벗어난다면 정도 차이만 있을 뿐 무조건 부족함이 존재하게 되는 것이다.
 
불상의 모양이 다양하지만 불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좋은 기준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해뉴스
박청화 청화학술원 원장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