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세포 절반 이상 파괴되도 증상 없어
만성 피로감·스트레스 심하면 의심
평소 예방접종 통한 항체 형성 중요
발병 땐 휴식·영양섭취·치료 병행해야

직장인 안정우(46·어방동) 씨는 얼마 전 직장에서 단체로 실시한 신체검사 결과 '간염'이란 판정을 받았다. 평소 만성피로감에 시달렸으나, 과중한 업무에 따른 스트레스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게 화근이었다. 이처럼 간염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될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간염의 원인은 매우 다양한데,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염과 알코올이나 각종 약제 및 독성에 의한 간염 등이 있다. A·E형 간염은 경구로 감염되고, B·C·E형 간염은 혈액을 통해 감염된다.
 
간염은 오염된 식수나 음식, 혈액, 침, 성적인 접촉으로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만성간염이나 간경변증, 간암 같은 만성 간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평소 예방접종을 통한 항체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 정의 ───────

간염은 간세포 및 간 조직의 염증을 의미하는데, 주로 바이러스와 알코올 및 각종 약물이나 독성에 의해 발병한다. 간염은 지속 기간에 따라 급성과 만성으로 구분하며, 간염이 6개월 이상 낫지 않고 진행하는 경우를 만성간염이라고 한다.

간경변증은 만성간염에 의해 장기간에 걸쳐 간세포가 파괴되고 재생하는 과정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간에 섬유조직과 재생 결절이 증가하여 유발되며, 일단 발생한 간경변증은 점차 간 부전으로 진행하게 된다.
 

■ 간염의 종류와 증상 ───────

간염의 종류에는 급성과 만성, 알코올성, 독성간염, 자가면역성 간염과 전격성 간염 등이 있다. 특히 급성 바이러스성 간염은 우리가 흔히 접할 수 있는 A·B·C·D·E형이 있다. 만성 바이러스 간염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대표적인 간질환이다. B형 간염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5%를 차지하고, C형 간염도 1%를 차지한다. 대부분 증상이 없어 감염사실을 모르고 지내다가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게 되므로 평소 간질환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간염의 증상으로는 피로감과 황달이 심해지고 오심·구토·식욕부진·미열 등으로 인해 식사와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힘들어 체중감소 및 영양불량 상태를 초래할 수 있다. 또 소변이 탁해지고 대변 색깔이 엷어지기도 한다. 그러나 간은 손상될 것을 대비해 예비기능을 비축하고 있어 간세포가 서서히 파괴돼 기능이 절반 이상 떨어져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흔히 간을 '침묵의 장기'라고 하는데, 특별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간 전반에 걸쳐 심각한 손상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 간염의 예방과 치료 ───────

몸이 피곤하고 간에 이상이 왔다고 판단되면 곧바로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또 간염은 충분한 휴식과 영양분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바이러스 간염의 형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합병증이 있다면 그것부터 먼저 치료하고, B·C형 간염은 장기간에 걸친 치료를 요한다.
 
그러나 때로는 약이나 각종 건강보조식품 등이 오히려 간에 해로울 수 있기 때문에 삼가는 것이 좋다. 특히 간에 좋다는 민간요법들과 생약제재들은 대부분 효과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간 손상이나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지나친 음주는 간질환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평소 절제하는 음주 습관이 필요하고 술을 마신 뒤, 해장술이나 불필요한 약제의 추가 복용은 간 손상을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또 적당한 운동은 건강한 간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지만, 다이어트를 통한 급격한 체중감소는 지방간염뿐만 아니라 간 부전증을 일으킬 수 있다.
 

■ 간염에 대한 올바른 이해 ───────

간염 바이러스는 혈액을 비롯해 타액이나 정액, 질액 등 체액에도 존재하므로 성교뿐 아니라 이에 준하는 친밀한 신체접촉으로도 전염될 수 있다. 그러나 일상적인 생활을 같이하는 것만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간염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 대부분이 간질환이 심각해질 때까지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평소 간질환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만성 B형 또는 C형 간염은 간경변증과 간암의 원인이 되므로 반드시 정기적인 검사와 전문적인 치료를 받아야 한다.

B·C형 간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사용한 면도기나 칫솔, 손톱깎이 등을 같이 사용하지 말고 간염 환자와 성관계 시에는 콘돔을 사용해야 한다. B형 간염은 예방접종에 의해 예방이 가능한데, 항체가 없는 사람은 예방주사를 맞아야 한다. C형 간염은 아직 예방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으므로 불필요한 문신이나 피어싱, 마약 주사 사용 등을 피하고 건전한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말=조은금강병원 김광진 내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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