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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할린 '식구' 위한 '경로당' 만들어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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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4.12.17 10:11
  • 호수 202
  • 3면
  • 조나리 기자(nari@gimhaenews.co.kr)

이경희 통장과 정용선 관리사무소 소장
물심양면 발벗고 나서 어르신들 감사패

김해에 거주하고 있는 사할린 동포들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다. 율현마을 주공12단지아파트의 이경희 통장과 정용선 관리사무소 소장이다. 사할린 동포들을 만나면 이 통장과 정 소장에 대한 칭찬이 빠지지 않는다.

두 사람은 사할린 동포들이 입주한 2009년부터 통장과 관리소장을 맡아왔다. 그해 10월 사할린 동포들이 도착하자, 이들은 마치 고향에 돌아온 부모를 만난 것처럼 이들을 반겼다. 지금은 사할린 동포들을 '사할린 식구'라 부른다.

   
▲ 정용선(왼쪽) 관리사무소 소장과 이경희 통장.

두 사람이 함께 나서는 가장 큰 행사는 5월 8일 어버이날이다. 한국가스공사와 김해시의 지원을 받아 자식들과 떨어져 있는 사할린 동포들을 위해 풍성한 잔치를 연다. 처음에는 문화적 차이로 인해 행사 진행이 순탄치 않을 때도 있었다. 이 통장은 "경로당에서 아파트 어르신들을 초청해 행사를 열었다. 그런데 어르신들이 금방 자리를 떴다. 나중에 알고 보니 좌식 생활을 해본 적이 없는 어르신들이 경로당 바닥에 앉아 있는 게 힘들었던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래서 이 통장과 정 소장은 사할린 동포들을 위한 경로당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통장은 아파트 공동시설의 용도를 변경하기 위해 김해시청을 수 차례 찾아갔다. 정 소장은 주민들을 설득했다. 이들의 노력으로 2011년 12월 '사할린 경로당'이 생겼다. 한 아파트에 두 개의 경로당이 만들어진 것이다.

사할린 경로당 안에는 수남초등학교 학생들이 그린 벽화와 함께 탁구대, 당구대, 체스, 바둑, 장기를 둘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두 사람이 한국가스공사, 김해시청 등으로부터 지원받은 것들이다. 사할린 동포들이 정부의 생활 지원을 받기 위해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거나 러시아 문서를 한글 문서로 옮길 때도 이들이 발벗고 나섰다.

사할린 동포들은 조금씩 돈을 모아 마련한 감사패를 두 사람에게 전달해 고마움을 표시했다. 여성들에게 꽃을 선물하는 3월 8일 '여성의 날'에는 자신들의 부인 뿐만 아니라 이 통장에게도 예쁜 꽃다발을 전달한다고 한다.

최근 세상을 떠나는 동포들이 하나 둘 생기면서 두 사람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정 소장은 "추운 러시아 날씨 탓에 독한 술을 많이 마시고 고생을 많이 해서인지 우리나라 또래 어르신들과 비교했을 때 건강상태가 좋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이 통장은 "앞으로 통장 일을 계속 하든 안 하든 사할린 식구들을 위해 일하고 싶다. 함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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