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김해 삼방동 무료노인급식 시설 '길손의 쉼터'에서 한전사회봉사단 이경락 리더가 상품권을 전달하고 있다.
"이모님, 국 좀 팍팍 더 드세요."
 
지난 22일 김해시 삼방동 무료급식소 '길손의 쉼터'. 오늘은 한국전력 김해지점의 사원들로 구성된 한전사회봉사단이 방문하는 날이다. 설거지며, 배식이며 척척 도맡아 하는 봉사단 사이에서 유난히 더 살가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는 급식소를 찾는 할머니들은 모두 '이모', 할아버지들은 모두 '이모부'라고 불렀다. 너스레를 떠는 만큼 행동도 다정하다. 그가 큰 손으로 국자를 휘휘 내저을 때 마다 어르신들의 식판은 뜨끈뜨끈한 국이 가득 찼다. 식판이 비워 질 때마다, 조금 더 드시라고 애정 어린 잔소리도 늘어놓는다. 주인공은 이경락(56) 씨. 공식적으론 한전사회봉사단의 '리더'고, 급식소의 할아버지 할머니들에겐 '조카'로 통한다.
 
이 씨가 사회봉사단의 리더를 맡아 활동한 것은 3년. 그동안 이 씨와 사회봉사단은 매주 금요일마다 노인급식소를 방문하고, 한 달에 한 번은 지역 아동센터에서 학습도우미 활동을 펼쳐왔다. 공식 활동시간 외에도 틈만 나면 도움이 필요한 곳을 방문해 손길을 내밀었다. 하지만 봉사활동은 이상한 것이었다. 할수록 도움이 부족하다는 마음이 생겼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이 씨는 "한전이 대기업이다 보니 여기저기 직접적인 도움을 요청하는 분이 많은데, 자원이 한정돼 있는 탓에 돕지 못하고 마음만 안타까웠던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며 "기업이 지원 범위를 조금 더 확대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고난 자원봉사자 이 씨지만 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비교적 단순했다. "저희 부모님이 96세가 돼서야 돌아가셨어요. 노인분을 오래 모시고 살다 보니 저절로 노인 복지나 문제에 관심이 갔습니다. 사회봉사단 활동을 하기 전에도 노인 급식소를 혼자 기웃거리곤 했는데, 마침 회사에 이런 활동이 있더라구요."
 
기업의 이윤을 사회에 환원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한전 사회봉사단의 활동 구호는 '세상에 빛을 이웃에 사랑을'이다. 이 씨만큼 이 말에 딱 들어맞는 사람도 없다. 그는 오늘도 업무시간엔 열심히 '전기'를 만들고, 퇴근 종이 치면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달린다. 어디선가 '이모님'을 외치는 이 씨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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