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시의회는 지난 19일 제181회 김해시의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2015년도 김해시 예산안을 심의했다. 시의원들은 무상급식 예산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고, 여러 차례 정회를 거듭했다.

시의회가 세 번째 정회 중이었던 오후 3시 30분께 본회의장 밖의 휴게실에 여러 사람이 모여 있었다. 이영철 시의원(무소속)과 이홍식 환경위생국장 그리고 다른 공무원 2, 3명이었다. 본회의를 취재 중이었던 기자도 그들 뒷자리에 앉아 스마트폰으로 뉴스검색을 하고 있었다.

이 의원과 이 국장은 최근 논란이 된 '장유소각장 신장유골프장' 문제(김해뉴스 3일자 4면 보도)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 국장은  "더이상 의회에서 문제 제기를 하지 말고 비공식적으로, 개인적으로 해결하도록 하자"는 요지의 말을 했다. 이 의원은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한참을 티격태격했다.

그러던 중 이 국장은 화가 났던지 갑자기 반말 투로 폭언을 퍼붓기 시작했다. "적당히 하면 될 일을 갖고…. 세상 정의는 너 혼자 다 지켜라. 남북통일도 네가 시켜라. 나랑 둘이서 하면 될 일을 갖고 왜 자꾸 공식석상에서…."

두 사람은 이후에도 오랫동안 말다툼을 벌였다. 이 의원은 화가 난 듯한 목소리였지만 끝까지 높임말을 썼고 예의를 잃지 않았다. 반면 이 국장은 툭하면 반말이었다. 이 의원은 결국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이때 이날 폭언의 하이라이트가 터져 나왔다. 2층으로 내려가는 이 의원의 뒤통수에 대고 이 국장이 다시 폭언을 퍼부었다. "저런 걸 사람××라고 앉아서 이야기를 해야 하니…. 두들겨 패 ××버리고 싶다."

이 국장은 이 의원에 비해 나이가 많다. 김해라는 지역의 특성상 어지간한 사람들은 다 '형님, 동생' 사이로 묶여 있기도 하다. 아마 두 사람도 그런 관계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은 공식적으로 행정을 담당하는 '김해시 국장'과 김해시를 감시하는 '김해시의회 의원'이다. 따라서 "형님", "동생" 하는 호칭이나 반말은 시의회가 끝난 뒤 저녁 술자리에서나 가능한 일일 것이다.

게다가 시의회 본회의장 바로 앞에서, 그것도 정회 중에, 다른 사람들이 듣고 있는 가운데 시의 국장이 시의원에게 막말을 퍼붓는다는 건 여러모로 문제가 있어 보인다. 시 고위간부들의 마음속에 시의원들을 한 단계 낮게 보고 무시하는 시선이 깔려 있는 건 혹 아닐까.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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