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제일고 지난18일 '사랑의 김장'
80명 참가 … 경로당·학생에게 전달

지난 18일 김해제일고등학교에서 '학부모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는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곳이라는 것을 서로 느끼면서 온정을 나누기 위해 2011년 처음 시작돼 올해로 4번째를 맞았다. 이제는 김해제일고의 전통으로 자리잡았다. 올해 행사에는 평소 학교 행사에 자주 참여했던 학부모들과 학생 등 80여 명이 참가했다.
 
이날 행사는 학부모들과 김해교육지원청의 지원으로 재료를 구매한 뒤 김장김치를 담그는 순서로 진행됐다. 김치는 경로당, 양로원은 물론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김해제일고 학생들에게 쌀, 과일 등과 함께 전달됐다.
 
경로당의 경우 오전에 학부모들이 김장을 미리 담가 3~4곳에 배달했다. 한부모, 조부모 가정의 학생들을 위해서는 오후 6시부터 학교 기술가정실에서 학부모·학생 들이 함께 김장을 담갔다. 이어 학부모들이 2~3명씩 12개 조를 짜 아파트나 구역별로 나눠 배달했다.
 

▲ 김해제일고 학부모와 학생들이 지난 19일 학교에서 사랑의 김장을 담그고 있다.
김장김치 담그기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 고춧가루가 눈에 들어가기도 했다. 김장김치를 담을 상자가 부족해 다른 먹거리를 담은 상자를 비우고 김치를 담기도 했다.
 
학부모 대표인 박미정 씨는 "부모들은 세상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어려운 이웃들과 무엇이든 나누고 싶었다. 그래서 이 행사에 참여하게 됐다. 오전에 김장김치를 할머니들에게 배달했더니 손을 꼭 잡고 '정말 고맙다'고 했다. 누군가를 위해 노력하고 얻는 보람과 기쁨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학부모·학생 들이 함께 하는 행사라서 더 좋았다"고 덧붙였다.
 
1학년 학부모 회장인 이지영 씨는 "처음 참가한 행사라 마음이 설레었다. 준비과정이 힘들었지만 많은 학부모·학생 들이 참가한데다 함께 다른 이들을 돕는다는 게 기뻤다"고 밝혔다.
 
다른 학부모 안외희 씨는 "학교에서 행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힘을 보태고 싶어 참여했다. 학생들과 함께 불우이웃을 도울 수 있어 보람이 컸다. 날씨가 춥고 허리도 아팠지만 여럿이 함께 준비한 덕분에 힘든 것을 잊고 열심히 김장을 담글 수 있었다"며 웃었다.
 
오후 7시 김장 담그기와 배달을 모두 마친 학부모·학생 들은 함께 모여 돼지고기, 귤, 김장김치를 나눠먹으며 쌓인 피로를 풀었다. 행사를 마친 학생들은 야간자율학습을 하기 위해 교실로 돌아갔다.
 
김지연 학생은 "평소 해보지 않았던 일이어서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것인지 불안하기도 했다. 부모들과 함께하는 행사였고, 평소 친하지 않았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여서 좋았다. 돈으로 기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렇게 몸으로 노력해서 나눈다는 게 더 의미 깊고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허현주 청소년 기자 김해제일고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