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뉴스>는 지난달 31일자 신문에 '동남권 신공항 논란 재점화…밀양공항은 김해에 소음·자연훼손만'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기자는 솔직히 밀양신공항이 들어서면 김해의 명산 산봉우리 19개가 잘려 나간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고, 김해시민 대다수가 이 같은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밀양신공항이 들어설 경우 김해가 어떤 피해를 받게 되는지를 설명하면 놀랍게도 대부분의 시민들은 '처음 들어본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부 시민들은 자료의 출처에 대해 의심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다 국토교통부의 자료를 보여주면 모두 다 "밀양신공항 결사반대"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한 시민단체 대표는 3개월 전까지만 해도 "지역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부산의 가덕도보다 밀양에 신공항이 설립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본다"고 했었다. 그랬던 그는 김해가 입을 피해에 대한 설명을 듣고 나자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선다면 반대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태도를 싹 바꾸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지난해 11월 26일 가야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린 '경남 미래 50년 비전' 특별 강연회에서 "신공항이 밀양에 오면 김해는 더 발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항이 밀양에 오면) 김해·창원·양산이 공항의 배후 산업단지가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경제논리에 입각한 것일 뿐 김해시민들의 삶의 질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었다. 김해에는 한림면, 생림면, 주촌면, 진례면 등에 20여 곳의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다. 수십만㎡가 잘려나간 산 곳곳에는 공장들이 들어서 있다. 옛 모습을 간직해오던 자연마을들의 모습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다. 차마 고향을 떠나지 못한 산업단지 인근 주민들은 공장의 소음과 매연 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산업단지 인근 주민들은 "한림면이나 생림면의 산보다 도심인 장유의 반룡산 공기가 더 좋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또 불암동 등 일부 지역에서만 겪고 있는 항공기 소음 피해가 다른 지역으로까지 확대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요컨대 김해의 경제 여건은 나아질지 모르지만, 시민들 삶의 질은 바닥까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한편 밀양시 관계자는 "밀양신공항의 입지나 활주로의 방향이 어떻게 달라질지 모른다"면서도 "2011년에 국토교통부에서 입지 평가를 했을 때 김해의 산 일부가 절취된다고 한 건 맞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다면 밀양시는 밀양신공항이 김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이미 숙지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이런 사실을 경남도에서도 몰랐을 리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김해시민들은 '동남권신공항'을 밀양과 부산의 문제로만 치부하고 별반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신공항이 밀양에 들어설 경우 수혜자는 밀양과 군 공항 이전이 기대되는 대구일 뿐이란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김해시민들은 신공항 문제에 대해 비상한 관심을 가져야 하겠다. 무척산, 신어산, 봉화산에 올랐을 때 깎여나간 산봉우리 너머로 굉음과 함께 항공기가 날아다니는 장면을 보고 싶지 않다면,  그리고 하루 24시간 이착륙하는 항공기들로 인한 소음 피해를 겪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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