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국 20여명 구성해 2009년 11월 발족
매달 한번씩 유인물 배부 등 긍정 효과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기쁜 마음으로 내 가족처럼 맞이하겠습니다." 광고 문구 같기도 한 이 글귀는 김해 중부경찰서 허출 외사계장의 명함 뒷면에 적혀 있다. 허출 계장이 '내 가족처럼' 맞겠다는 사람은 다름 아닌 이주민이다. 허 계장은 10년 넘게 외국인들을 대하는 외사계를 맡아왔다. 아직까지도 내국인들은 이주민을 골칫덩이나 기피 대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허출 계장에게 이주민들은 친구 같고, 가족 같은 존재다.

허 계장은 외국인 범죄가 실제보다 많이 부풀려져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물론 이주민 인구가 늘면서 범죄도 증가하고 있지만 내국인에 비해 범죄율이 높은 편이 아니다. 실제로 만나보면 네팔,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사람들은 정말 양순하다.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더 착하고 순한 청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허 계장은 이주민들에 대한 내국인의 오해를 줄이고, 이주민들도 스스로 법과 질서를 잘 지키게 하기 위해 '외국인 명예 경찰대'를 만들었다. 2009년 11월 발족한 '김해 중부경찰서 외국인 명예 경찰대'는 8개국 20여 명의 외국인들로 구성돼 있다. 외국인 명예 경찰대가 하는 일은 매달 한 번 이주민들이 많이 찾는 지역을 찾아 범죄 예방 유인물을 배부하며 방범활동을 벌이는 것이다. 이들은 '담배꽁초를 거리에 버리지 마십시오' '싸움을 하지 마십시오'라는 내용이, 중국어·영어·베트남어·인도네시아어 등 각국의 언어로 적혀 있는 유인물을 배부하고 환경정화 활동을 한다. 지난해 4월부터는 매주 방범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주민들이 명예 경찰로 나서자 내국인들의 인식도 조금씩 변화됐다. 허 계장은 "이주민들이 명예 경찰로서 모범을 보이자 내국인들의 반응이 좋아졌다. 이주민들로 인한 체감 치안 불안도 낮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주민들 역시 스스로 방범 활동을 벌이면서 쓰레기 수거, 담배꽁초 투기 금지 등 한국의 사회 질서를 잘 이해하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허 계장은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이주민들이 지역사회와 어울릴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허 계장은 "외국인 범죄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선입견을 없앤 상태에서의 소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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