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복합문화센터 기공식 1인 시위 등
공개사과·반성·자진퇴진 등 여론 고조


김맹곤 김해시장이 지난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돼 1심 재판에서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자, 대다수의 김해 시민들과 시민·사회단체에서는 "부끄러운 일"이라면서 "김 시장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더 두고 봐야 한다는 반응도 있었다. 

지난 16일 오전 11시30분 관동동 장유복합문화센터 기공식에서 율하동 주민 권갑준(61) 씨가 김 시장을 비판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그는 들고 나온 피켓에 '김해시장 직 물러나라. 김해시는 전국공공기관 청렴도 꼴찌. 부정선거 국회의원 당선 4개월 만에 무효. 기자 매수사건 지금 재판 중. 김해시장 제발 물러나라. 지린내 나는 김해시청 각성하라'고 적었다.

권 씨는 "김 시장이 선거법위반으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부끄럽다. 그는 반성을 하고 시민들에게 사과를 해야 마땅한데도 행사장에 나온다기에 화가 나 1인 시위를 하게 됐다"며 "김해시 공무원들의 청렴도를 끌어올리려면 김 시장부터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유복합문화센터 기공식 현장을 찾은 장유의 한 시민단체 회원도 "1심 선고가 나온 뒤로 김 시장에 대한 시민들의 반감이 대단하다. 김해시는 기공식 참석자 수를 늘리기 위해 공무원은 물론 주민자치위원회 회원들과 관변단체 회원들을 대거 동원했다고 한다. 김 시장에게 우호적이지 않은 단체에게는 참석 요청을 하지 않았다. 김 시장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와중에 시는 더욱 더 치졸한 짓을 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 시민 권갑준 씨가 지난 16일 장유복합문화센터 기공식장 앞에서 김맹곤 시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입간판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그는 "기공식에서 김 시장이 어떤 말을 할 것인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데 김 시장은 기공식 축사를 통해 자신의 치적만 홍보했을 뿐 1심 선고에 따른 사과를 하지 않았다.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느냐"고 지적했다.

생림면의 한 마을 이장은 "최종 판결 여부와 상관없이 김 시장은 시민들에게 수치심을 안겼다. 근신해야 마땅한데 김 시장에게선 반성의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옛 새벽시장의 상인 박 모 씨는 "김 시장이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는 소식을 대다수의 상인들이 반겼다. 새벽시장 상인들 입장에서는 (새벽시장을 존치시키겠다고 한)약속을 저버린 김 시장이 당선무효형인 징역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 노동단체 대표는 "김 시장은 시민들에게 공개 사과해야 한다. 전 비서실장을 탓할 일이 아니다. 김 시장은 법정구속이 안 된 것만 해도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고 일갈했다.

한 여성단체 대표는 "민간단체를 맡은 뒤로 정치인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일이 많아졌다. 놀랍고 당황스러울 때가 적지 않았다. 지난해 6·4지방선거를 지켜보면서 우리나라 정치가 어둡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이번에 김 시장이 징역형을 선고받은 건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김 시장은 시장 직을 잃지 않기 위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하겠지만 판결이 뒤집히지는 않을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재선거를 하게 되면 정치 논리에 따라 민간단체들이 흔들릴 우려가 있다. 한 사람의 그릇된 처신 때문에 여러 가지 불미스런 일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걱정했다.

시민 허 모 씨는 "이번 판결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시장이든 누구든 죄를 지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 아프고 힘들더라도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림면의 한 마을 이장은 "선거 때가 되면 관행적으로 기자들에게 촌지를 준다고 한다. 촌지는 관행이니 앞으로의 판결을 더 지켜봐야 하지 않나 싶다"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김해뉴스 /김명규·김예린·조나리 기자 kmk@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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