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제대 도서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형숙 작가 닥종이 인형전 작품 중 '김해석전놀이'.
소박한 농촌풍경·민속놀이 등
이형숙 작가 7년만에 찾아와

'김해석전놀이'도 특별 재현
오는 19일까지 전시회 계속

 

▲ 이형숙 작가.
인제대학교 도서관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린다. 학생들과 어린이들에게는 한 세대 이전의 삶을, 부모세대에게는 잊혀져 가는 추억과 향수를 불러 일으켜 줄 '닥종이 인형전-봉순이 어릴 적에…'가 5월 19일까지 열린다. 백인제기념도서관(관장 박재섭) 문화사업단에서 기획한 이 전시회의 이형숙 작가(전국 한지공예대전 초대작가·사단법인 평생교육진흥연구회 닥종이 인형 회장)는 지난 2005년 인제대와 첫 인연을 맺었다. 문화사업단의 첫 행보를 알리는 '우리 문화, 우리 삶의 소중함 알리기' 행사에 닥종이 인형전을 초청받았던 작가가 7년 만에 새로운 작품을 들고 왔다. 첫 전시회에서도 많은 호응을 받았지만, 7년 동안 더 깊어진 기량이 보이는 작품들이다. 이 작가는 한국적이고 서정적인 느낌의 닥종이 인형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전시회활동을 통해 한국문화를 널리 알리고 있는 작가이다.
 
고향마을을 주제로 하는 이번 전시는 소박한 농촌풍경, 세시풍속, 민속놀이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겨울날 강가에서 썰매를 타던 아이들의 모습, 딱지를 들고 금방 내려칠 것 같은 장난 가득한 소년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고무줄 놀이, 공기놀이를 하던 아이들의 모습 앞에 서면 순식간에 한 시절 전의 기억으로 되돌아가 옛 친구도 떠오른다. 사계절마다 다른 세시풍속과, 시집가는 날의 흥겨운 풍경, 농부들이 논두렁에 둘러앉아 새참 먹는 장면, 김장하는 아낙네들의 모습, 장날의 풍성한 정경은 부모세대의 삶이 그대로 담긴 한 편의 영화처럼 이어진다.
 
▲ 이형숙 작가의 '수박먹는 날'.
다른 닥종이 인형전에서는 볼 수 없는 작품도 있다. '김해 석전놀이'가 닥종이 인형 작품으로 다시 재현된 것이다. 문화사업단에서는 김해의 대표적 민속놀이였던 '석전놀이'의 내용과 고증사진을 작가에게 보내었고, 작가는 인제대 전시회를 위해 이 작품을 만들었다. 김해 석전놀이가 닥종이 인형 작픔으로 만들어진 것은 처음인 셈이다.
 
▲ 이형숙 작가의 '딱지치기'.
이 작가는 해학적이고 서정적인 한국인의 표정을 인형에 되살려내고 각 작품의 소품을 디테일하게 표현했다. 막걸리 안주로 상에 올려 진 접시에 놓인 편육 한 조각은 새끼손톱보다 작지만 진짜 편육 같다. 작품을 보던 학생이 "진짜 같다"며 감탄한다.
 
박태혁(인제대 작업치료 3) 군은 "어렸을 적에 어머니 손을 잡고 닥종이 인형전시회를 보러 간 적이 있어요. 그때 작품 앞에 서서 어머니가 어린 시절 이야기를 많이 들려주었던 기억이 지금도 납니다. 할머니 이야기도 하시고, 작품마다 설명도 해 주셔서 재미있게 보았어요. 지금 다 커서 이 전시회를 보니까 그 때 기억도 나고, 지난 세대의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았는지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되어 좋아요"라며 감상을 이야기한다.
 
문화사업단 직원 최은혜 씨는 전시회를 기획하며 낯익고 친숙한 옛 이름으로 '봉순이'를 만들어냈다. 김장, 석전놀이 등 작품마다 어떤 장면을 담아낸 것인지 일일이 설명도 썼다. 가족 단위로 관람을 오는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재미있게 쓴 글이라 작품 감상에도 도움이 되겠다. 문화사업단은 지역주민들에게 전시회 관람과 문화의 향기를 전해줄 수 있는 전시회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전시 장소=인제대학교 김학수기념박물관
▶전시기간=5월 19일(목)까지 오전 10시~오후 5시. 토요일은 오후 1시까지,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관
▶관람료=무료 ▶문의=055)320-3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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