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하나 짓는 데 이렇게 빡빡하게 구는 시청이 어디 있나요?"

'혁신 경제도시',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천명한 김해시가 대한상공회의소로부터 '기업하기 힘든 도시'라는 평가를 받았다(김해뉴스 지난 21일 7면 보도)는 기사가 나간 뒤 한 독자가 <김해뉴스>에 전화를 했다.

기업인이라는 그 독자는 "신문을 보고 크게 공감했다. '기업하기 힘든 도시'인 김해의 문제점에 대해 시 공무원들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는 김해시가 기업체감도 조사에서 95위(70점)를 기록해 228개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중위권에 머무른 것에 대해 "당연한 결과다. 김해의 기업인들은 기사에 공감하지만, 누구 하나 나서 기업에 대한 시의 행정과 공무원의 태도를 지적하지 못한다. 공장 설립, 운영 등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털어놓았다.

그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지난주 취재를 하면서 공무원들로부터 들었던 답변이 다시 생각났다. 당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기업인들의 하소연을 들어 해결해나가겠다"는 답변을 내심 기대했지만 전혀 다른 반응을 듣고 적지 않게 당황스러웠다. 허가민원과, 투자유치과 관계자들은 대한상공회의소의 이번 조사결과가 현실과 많은 차이가 있다며 인정하지 못하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들은 "이 같은 결과가 나온 원인을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해의 기업들은 대부분 영세중소기업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 경남동부지부 자료에 따르면, 김해지역의 전체 제조업체는 7천550곳이지만, 종업원 50인 이하 소기업이 전체의 96.7%인 7천302곳에 이른다. 소기업들은 회사에 사소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불이익을 받을까봐 공무원이 하자는 대로 따라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한다.

기사가 나간 뒤 만난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기업을 찾아다니며 사소한 잘못을 꼬투리잡은 뒤 이를 눈감아주는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하던 공무원은 잘리지도 않고 오히려 승진을 했더라"며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김맹곤 김해시장은 지난해 6·4지방선거 당시 "첨단산업단지 240만 평을 조성해 대기업과 글로벌기업 10개를 유치하고 일자리 3만개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시는 미래 20년 전략산업 육성, 지속가능한 맞춤형 일자리 3만 개 창출, 첨단기업 50곳 유치, 소상공인 육성 지원 등 혁신 경제도시 공약 사업들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잘못을 인정하지 못하는 시 공무원들의 태도를 볼 때 김 시장이 내놓은 공약은 그야말로 '공약(空約)'이 되든지, 아니면 공무원들만 좋은 일을 시키는 '공약(貢掠)'이 되지 않을지 걱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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