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 덜 딱딱하고 살이 많아 감칠맛
내장 게딱지에 날치알 밥 "어쩜 좋아"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이 친정엄마가 집에 놀러와 손자랑 놀아주고 있는 사이 블로그에 올릴 사진을 정리하고 있었다. 아기와 엄마가 노는 소리를 들으며 게장 사진이 들어있는 폴더를 열었는데, 참을 수 없도록 게장이 먹고 싶어졌다. 저절로 입에서 '아~ 게장 먹고 싶다'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엄마는 그 말을 들으시고는 게장을 사줄 테니 지금 당장 먹으러 가자고 했다. 엄마가 평소에 게장을 안 드신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못이기는 척 따라나섰다.
장유 율하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새로운 음식점이며 카페가 생기고 있는데 화촌에 있는 '무남정'은 그 중에서 제법 오래 된 집이다. 돌게 중에 으뜸이라는 여수 돌게를 사용하는 곳이다. 돌게장을 먹어볼까 하다가 이번에도 껍데기가 덜 딱딱하고 살이 더 많은 꽃게장을 주문했다. 양념게장과 간장게장이 함께 나오는 정식인데 기본반찬 만으로도 밥을 먹을 수 있을 정도로 푸짐하게 한상이 차려졌다. 메뉴판에 적혀있는 것처럼 그야말로 꽃게장 '한정식'이었다. 서걱거리지도 무르지도 않은 무 숙채, 딱딱하지도 짜지도 않으면서 감칠맛 가득한 멸치볶음, 새콤하고 시원한 동치미 등 푸짐할 뿐 아니라 하나하나 맛도 보통이 아니었다. 따뜻한 호박전으로 밥상이 더욱 훈훈해졌다. 정갈한 모양새의 달걀찜도 방짜유기에 다소곳하게 자리 잡았다. 보글보글 끓는 된장도 간이 딱 좋았다. 엄마는 단호박 조림을 한입 드시더니 지나치게 달지 않으면서 은은하게 잘 조렸다며 감탄을 하셨다.
익히지 않은 게를 먹는 것을 내켜하지 않아 평생 게장을 먹지 않으셨던 엄마에게 조금만 잡숴보라고 끈질기게 권했다. 게장을 맛본 엄마는 생각이랑 다르게 맛이 괜찮다며 다음에 다시 오게 되면 더 많이 먹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다음에 함께 무남정에 가면 이번에는 내가 게장을 사드려야겠다. 아니, 엄마가 좋아하시는 갈비찜도 같이 사드려야겠다. 하나하나 맛있는 곁들이 반찬 맛으로 미루어 보건대 갈비찜도 분명히 맛있을 테니까!
▶무남정 /관동동 1059-4 장유3동 주민센터 인근. 055-314-7188. 꽃게한정식 1만 5천 원, 돌게 한정식 1만 2천 원, 게장 추가 5천 원, 갈비찜 3만~4만 원.
김해뉴스
폭탄공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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