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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포천·무척산 생태계 파괴 우려"밀양신공항을 향한 경고 - 어느 환경전문가의 의미있는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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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재 2015.02.04 10:17
  • 호수 209
  • 1면
  • 김예린 기자(beaurin@gimhaenews.co.kr)

김해 지역 명산들 대거 훼손 불가피
멸종 위기 야생동물도 서식지 파괴 위협
개발 만능주의에 대한 강력 경고 메시지


밀양에 신공항이 들어서면 신어산과 무척산을 비롯한 김해의 명산들이  훼손(김해뉴스 2014년 12월 31일자 1·4면 보도)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한림면 화포천습지의 생태계마저도 복원이 불가능 정도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주장이 제기됐다.

익명을 요구한 김해의 저명한 환경전문가 A 씨는 2일 <김해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밀양신공항이 들어서면 김해를 찾는 철새들이 모두 쫓겨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A 씨에 따르면, 밀양신공항 예정지에서 5㎞ 남짓 거리인 화포천습지와 한림배수장 일대에는 매년 큰기러기, 황새, 독수리 등 철새 7천 마리가 날아온다. 밀양신공항 예정지에서 2㎞ 정도 떨어져 있는 생림면 마사리 딴섬생태공원은 매년 1천 마리의 철새들이 찾고 있다. 화포천습지와 딴섬생태공원은 일본 등지에서 날아온 철새들이 시베리아나 몽골 같은 내륙으로 들어가기에 앞서 먹이 활동을 하며 쉬는 곳이다.

   
▲ 화포천습지를 낮게 비행하고 있는 황새 봉순이(위 사진)와 밀양신공항이 건설될 경우 잘려나갈 김해지역 산봉우리를 그린 상상도.
A 씨는 "철새들은 먹이 활동이 가능한 강을 따라 내륙으로 이동한다. 화포천습지를 찾는 철새들은 북부동을 거쳐 낙동강 하구를 오가며 먹이 활동을 한다"면서 "밀양신공항이 조성될 경우 철새의 이동 경로와 항공기 이·착륙 경로가 일치하기 때문에 철새들이 도저히 살 수 없게 된다. 운항 중인 항공기가 새와 부딪히는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 확률도 높아 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김해공항이 들어선 이후 부산 을숙도의 철새 개체 수가 10분의 1로 줄었다. 화포천습지도 다를 바 없다. 밀양신공항이 철새 감소 등 생태계의 피라미드를 파괴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덧붙였다.

환경단체인 '자연과 사람들'이 김해시의 지원을 받아 만든 '2013년도 김해시 자연생태계 모니터링' 자료에 따르면, 화포천습지에는 수달, 매, 큰고니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 13종, 4천500여 마리가 서식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화포천습지에는 2008년부터 독수리가 찾아오고 있다. 해마다 100~200마리가 화포천습지에서 겨울을 보낸다. 지난해 3월 일본에서 인공증식된 황새 봉순이가 화포천습지를 찾아온 이후로는 화포천습지가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A 씨는 "멸종위기 동물들이 살고 있다는 사실은 화포천습지의 하위생태계가 건강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밀양신공항이 들어서면 화포천습지의 생태계 피라미드는 틀림없이 망가지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A 씨는 김해지역 명산들의 생태계가 파괴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우려했다. 국토부의 '2011 동남권 신공항 입지평가 자료집'에 따르면, 밀양신공항을 건설하려면 김해, 창녕, 밀양의 산봉우리 27개를 깎아내야 한다. 김해의 경우 생림면 무척산 1개, 한림면 안곡리 뒷산 7개, 상동면 우계리 석용산 1개, 삼방동 신어산 2개, 진영읍 봉화산 8개 등 총 19개의 산봉우리를 잘라내야 한다. 전체 면적은 310만 8천㎡에 흙의 양은 1억 1천290만㎥이다.

'2013년도 김해시 자연생태계 모니터링 조사'에 따르면 무척산 권역에는 멸종위기동물 2급인 삵을 비롯해 고라니, 족제비 등 17종의 동물이 서식하고 있다. 신어산 권역에는 천연기념물인 황조롱이, 큰고니 외에 멸종위기동물 1급인 매, 2급인 큰기러기가 서식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의 매일신문 등에서는 산봉우리를 잘라내더라도 생태계 복원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지만, 환경전문가들은 이 주장을 일축하고 있다. 한 번 절취된 산봉우리는 복원이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산 전체의 생태계가 모두 파괴돼 버린다는 것이다.

   
▲ 무척산 능선에서 바라본 김해 북부 지역 전경. 밀양신공항이 건설될 경우 무척산 산봉우리가 깎여 산의 생태계가 극심하게 파괴될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A 씨는 "산 아랫부분에 도로를 개설할 경우에는 보호구역을 설정하기만 해도 도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의 생태계를 보존할 수 있다. 하지만 산봉우리를 절토하는 문제는 산 아래의 도로 개설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보호구역 설정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산 전체의 생태계가 파괴될 수밖에 없다. 한 번 파괴된 생태계는 복원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산봉우리를 절토할 때 굴삭기 등 공사차량이 오르내리도록 하거나 덤프트럭들이 흙을 실어 나르도록 하기 위해서는 길을 내야 한다. 이 경우 산봉우리 이외의 산림이 훼손된다"면서 "무척산은 김해 전체 녹지의 축이다. 난개발 탓에 환경이 엉망이 된 김해에서는 끝까지 보존해야할 산지다. 이마저 훼손된다면 산맥이 끊겨 김해의 산들은 고립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28일 김해를 방문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기자간담회에서 "밀양신공항이 유치되면 김해가 '에어시티'로 거듭날 수 있다"며 밀양신공항 지지 의사를 밝혔다. 그는 "국제공항이 밀양에 들어오면 소음 공해 없이 이득을 보는 곳은 김해다. 김해도 첨단산업을 유치해 큰 혜택을 볼 수 있다"면서 "부산-김해경전철을 밀양까지 이으면 경전철 수요도 크게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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