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포천→하동→충남 서산
국내 첫 서식지 화포천 생태계 부적응
짝 찾기 위해 이동 등 다양한 분석 나와
친환경농법 등 화포천 복원 노력 필요


"봉순이는 영영 김해를 떠나는 것일까."

일본에서 김해 화포천으로 날아온 황새 '봉순이'가 더 이상 화포천 일대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봉순이는 짝을 찾기 위해 혹은 화포천이 불편해서 다른 지역으로 옮겨간 것으로 추정된다. 봉순이는 한 때 경남 하동에서 발견되었는데, 지금은 충남 서산에서 목격되고 있다.

환경 전문가들은 봉순이가 다시 화포천으로 날아올 가능성은 낮다고 말한다. 이들은 제2의 봉순이를 맞이하기 위해서라도 친환경농법을 비롯해 김해의 생태계를 복원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 화포천을 중심으로 서식하던 황새 '봉순이'(오른쪽)가 충남 서산 천수만에서 고니들과 함께 먹이를 잡아먹으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9월 20일까지만 해도 줄곧 화포천 일대를 거닐었던 봉순이는 그해 10~11월 이후부터 하동과 화포천을 오가며 먹이 활동을 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6일에는 충북 청주 한국교원대학교에서 탈출한  황새 한 마리와 러시아 시베리아에서 온 것으로 추정되는 야생 황새 두 마리가 화포천에서 추가로 발견돼 화포천이 황새 서식지가 되는 게 아니냐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왔다.

10일 봉순이 관찰에 전념하고 있는 조류연구가 도연스님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부터 모습을 보기 힘들었던 봉순이가 지난달 11일 충남 서산 천수만 일대 농경지에서 다른 야생 황새 6~7마리와 함께 발견됐다. 봉순이와 어울리고 있는 황새들은 인식표가 붙어 있지 않아 시베리아에서 온 것으로 추정된다. 도연스님은 서산시의 허가를 얻어 지난 3일 천수만 인근 농경지에 황새 인공둥지를 설치했다.

도연스님을 비롯한 환경전문가들은 봉순이가 다시 화포천으로 날아와 서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봉순이가 짝을 찾을 경우 짝을 찾은 장소에서 둥지를 만들고 알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연스님은 "천수만은 전국적으로 야생 황새가 가장 많이 서식하는 곳이다. 봉순이는 짝을 찾아다니면서 번식 장소를 물색하고 있다. 봉순이가 짝을 구하지 못하게 되면 지금 함께 활동하고 있는 황새들과 시베리아로 날아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화포천습지생태공원 곽승국 관장은 "지금까지의 봉순이 행적을 감안하면 봉순이가 어디로 이동할지 종잡기가 힘들다. 일본 도요오카에서 태어난 봉순이는 한때 규슈와 나가타에서 발견됐다가 화포천으로 날아왔다. 그 다음에는 하동에 이어 서산까지 갔다. 봉순이가 여름에 화포천에서 활동한 기억 때문에 화포천으로 다시 올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고 말했다.

도연스님과 곽 관장은 김해가 제2의 봉순이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생태계 복원에 대한 김해시와 시민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도연스님은 "봉순이가 화포천에 서식하는 동안 화포천에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단속하는 감시원 하나 없었다. 김해시의 관심 부족 탓에 사람의 접근을 차단할 만한 안전장치조차 마련되지 않았다"고 아쉬워했다. 곽 관장은 "현재 화포천의 수질이 좋은 편이 아니다. 화포천 상류에 공단이 많아 수질이 더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된다. 물고기가 살지 못하면 새들의 먹이가 줄어든다. 친환경농법이 더 확대되면 화포천의 생태계 복원이 이뤄질 수 있다. 김해시와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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