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결손가정의 아이들은 물론 다양한 소외계층을 포용하고 싶어요. 가진 것 중에서 조금 떼어내 없는 사람들과 나누는 것, 작지만 큰 제 꿈이죠."
 
사회적 약자와 함께 더불어 살며 사랑을 나누자는 사람들의 모임인 '가야사랑 두레' 정다운(57) 대표의 말이다. 가야사랑 두레는 2002년 발족한 사회봉사단체다. 처음에는 20명 정도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회원이 700명 정도로 늘어났다. 가야사랑 두레는 설날 한센인마을 방문, 어르신 등 소외계층 공연봉사 외에 모닥불축제와 봉숭아꽃물축제 등을 주최한다. 2006년부터는 두레 토요어린이문화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초창기에는 창원·마산에도 봉사활동을 하러 다녔지만, 예산과 시간 외에 봉사자들의 피로 누적 등 여러 사정 때문에 지금은 김해에서만 봉사를 하고 있다.
 
정 대표는 "10여 년 전만 해도 김해에는 봉사에 대한 개념이 희박했다. 하지만 봉사 수요는 많았고 봉사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래서 '우리도 봉사를 한 번 해보자'고 나선 게 벌써 13년이 됐다"면서 "초기에는 경남 전역을 무대로 집청소나 안마 등의 봉사를 했다. 돈도 많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꾸준히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즐거워서 하는 일이고, 고생이라는 생각이 안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가야사랑 두레의 회원들이 한센인들을 위한 공연에서 색소폰 연주를 하고 있다.
2002년 20명이던 회원 지금은 700명
설날 한센인 방문에 각종 공연까지
7·12월 두 축제, 김해 대표행사 안착

가야사랑 두레는 2005년 장유와 생림면, 대동면 등의 지역에 5개 노인대학을 만들었다. 노인복지자격증을 딴 봉사자들이 공연봉사를 하고 교양강좌 노래교실을 운영한다. 가야사랑 두레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공연봉사팀으로는 주부들로만 구성된 '오렌지 코스모스'가 있다. 색소폰을 연주하거나 국악을 노래하는 팀도 있다. 이들은 독거노인이나 사할린 귀국동포 등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공연을 펼쳐 삶의 에너지와 즐거움을 제공한다. 이처럼 지역 어르신들의 어려운 현실을 파헤치고 현실을 개선하려 한 노력을 인정받아 경남도의회 의장상, 국회의원상을 받기도 했다.
 
가야사랑 두레는 김해에 살고 있는 한센인들에게도 매년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 대표에 따르면, 한센인들은 마음의 상처가 깊다고 한다. 그는 "한센인들은 많이 외로워하고 있다. 그만큼 마음의 벽도 높다. 그들과 함께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해마다 설을 앞두고 찾아가 세배를 하거나 떡국, 다과를 만들어 드린다"고 말했다.
 
칠산서부동주민자치센터 앞마당에서 7월에 열리는 봉숭아꽃물축제와 12월에 화목들판에서 개최되는 모닥불축제는 가야사랑 두레의 대표적인 행사다. 정 대표는 "봉숭아꽃물축제는 지난해까지 7번 열었다. 이제는 자리를 잡은 것 같다. 김해의 여러 단체들과 시민들이 참여함은 물론 부산의 유치원생들이 단체로 오기도 한다"며 "이들 중에는 '내년 축제 때는 일정, 행사 내용을 미리 말해 달라', '축제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사람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축제를 하면 많은 사람들이 모여 사고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될 때도 있다. 특히 모닥불축제의 경우, 주의해야할 점들이 많다. 그 때마다 경찰이 많은 도움을 준다. 사회적 약자에 관심을 가져주는 사람들에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가야사랑 두레가 주최하는 축제에서 즐겁게 놀면서 웃다 간 참여자들은 기부금을 내기도 한다. 이 돈은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쓴다. 재미있게 놀면서 기부한 돈으로 이웃을 도우니, 참여자들은 일거양득의 이익을 보는 셈이다.
 
정 대표는 "봉사자들이 정말 고생을 많이 한다. 봉숭아축제는 한여름에, 모닥불축제는 한겨울에 열린다. 더위, 추위를 모두 참아내면서 참가자들이 행복하게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봉사한다. 소외계층을 위로하면서 소통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봉사자들에게 많은 격려와 박수를 부탁한다.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김해뉴스 /김근혜 기자 kgh@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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