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성민 김해시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주임
지난 해에는 유난히 사건·사고가 많이 일어났다. 경주 리조트 붕괴, 세월호 침몰 등이었다. 충격적인 사건들 속에서도 국민들은 슬기롭게 대처해서 위기를 잘 극복했다. 이런 면을 보면 민족애로 똘똘 뭉친 대한민국의 저력이 자랑스럽다.
 
하지만 다른 측면을 살펴보면 여전히 실망스러운 부분도 있다. 오랫동안 각종 조합장 선거를 실시해오다 일부 후보자들의 부정·불법 행위 때문에 자율 운영이 힘들게 되자, 선거를 선거관리위원회에 위탁·관리하게 됐다는 사실을 다른 나라에서 알게 된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우리나라는 세계 최빈국에서 경제강국으로 성장하는 데 반세기 밖에 걸리지 않았다. 슬프게도 이런 급성장에 걸맞은 정신적·문화적 성장은 이뤄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단적인 예가 과거 각종 조합장선거에서 발생한 이른 바 '돈 선거'가 아닐까 생각한다.

'조합장선거=돈선거'라는 명예롭지 못한 이름표가 붙게 된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성숙한 시민의식 결여가 가장 큰 문제인 듯하다. 선거 때마다 주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큰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관례처럼 익숙해져 공공연하게 돈선거가 벌어진다.
 
조합장선거는 농업을 지키고 농민을 보호하는 지역의 일꾼을 뽑는다는 의미에서 볼 때 다른 공직선거 못지않게 중요한 선거다. 선거관리위원회에서도 조합장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해 공명선거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돈선거'를 척결하기 위해 금품 제공자에게는 법에 정한 가장 엄한 조치를 내릴 계획이다. 금품 수령자도 끝까지 추적해 과태료를 철저히 부과할 방침이다. 올해 조합장선거에서만큼은 후보자와 조합원 모두 자정노력을 기울여 어떤 변명도 하지 않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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