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밋빛 전망에 "불가능 시나리오" 여론
나주·부여 등도 적자와 경영난에 허덕
관광객 유인 차별화 전략 마련 시급


김해가야테마파크 개장을 보는 김해 시민들의 시각은 두 가지다. 하나는 '김해의 명물'이 됐으면 하는 기대다. 다른 하나는 '제2의 경전철'이 돼 적자에 시달리지 않겠느냐는 걱정이다. 다른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각종 테마파크들을 살펴보니, 아쉽게도 실패한 경우가 더 많았다. 과연 가야테마파크는 김해에 또다른 부담이 되지 않고 김해관광의 거점이 될 수 있을까.
 
■ 연간 50억 원 이상 흑자 거둬도 '본전'
김해시는 올해 입장객을 50만 명, 총매출액을 75억 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중 직영부문의 매출은 35억 원, 비용은 29억 원을 기록해 총 6억 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입장객은 하루 평균 2천400명으로 보고 있다. 주중에는 1천 명, 주말에는 4천355명이 들어올 것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김해가야테마파크에서 매년 얼마를 벌어야 투자비를 회수하고 흑자를 보게 되는 것일까.

김해가야테마파크에 들어간 사업비는 총 635억 원이다. 은행이자를 3%로 잡았을 때 매년 19억 원 가량 흑자를 기록해야 사업비에 대한 이자를 버는 셈이 된다. 또 시설의 감가상각 기간을 20년으로 잡을 경우 매년 30억 원을 추가로 벌어야 투자비를 회수하게 된다. 해마다 보수·유지비를 빼고 50억 원 이상의 흑자를 봐야 겨우 사업비와 이자를 챙기는 셈이다.

과연 김해가야테마파크는 이 정도 규모의 흑자를 기록할 수 있을까. 김해시의회의 한 시의원은 "불가능한 시나리오다. 첫 1년 동안에는 관람객이 제법 몰릴 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너무 빈약해서 한두 번 방문해본 관람객들이 다시 찾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처음부터 하지 말았어야 할 사업"이라고 말했다.
 

▲ 오는 5월 개장을 앞둔 김해가야테마파크 조감도. 66개 시설을 갖춘 가족체험형 테마파크이지만 적자 투성이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사고 있다.

■ 지자체 테마파크 흑자 드물어
전국의 지자체들에서는 관광자원화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워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여 영화·드라마 세트나 테마파크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이런 시설은 전국적으로 30여 곳에 이른다. 하지만 이런 시설들 중에서 흑자를 내거나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게 현실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전남 나주에 만들어진 '나주영상테마파크'다. 나주시가 2006년 공산면 신곡리 일대 47만 964㎡ 부지에 219억 원을 들여 초가집, 궁궐 등 건물 95개 동으로 만든 시설이다. 2009년에는 33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기도 했다. 초기에는 옛 고구려의 모습을 완벽에 가깝게 재현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드라마 '주몽' '바람의 나라' 등을 촬영한 장소로 각광받아 첫 2~3년 동안 누적 관람객 100만 명을 기록하며 인기를 얻었지만 이후 열기가 시들었다. 지금은 하루 평균 입장객이 100명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한다. 나주시는 나주영상테마파크 운영비로 올해 4억 652만 원을 투입하지만, 연간 수입은 1억 원 안팎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영상테마파크가 운영 부진에 빠지자 나주시에서는 무료입장권 20만 장을 지역주민 등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나주시는 또 테마파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다시 6억여 원을 들여 한옥숙박체험관을 지을 예정이라고 한다.

충남 부여의 백제문화단지도 사정은 비슷하다. 백제문화단지는 공공부문 148만 4천㎡, 민자부문 154만 2천㎡ 등 총 302만 6천㎡ 규모로 이뤄졌다. 공공부문은 국비·도비 700억 원을 들여 2010년 완공했다. 민자부문의 경우 2008~2013년 3천117억 원을 들여 리조트, 골프장, 아웃렛을 세웠다. 이곳에서는 2010년 세계대백제전을 열기도 했다. 그러나 백제문화단지는 관람객 부족으로 해마다 적자에 허덕여 지난해 충남도의회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엄청난 예산을 들였지만 수입은 10억 원에도 못 미쳐 해마다 적자가 50억 원 이상 난다는 게 이유였다.
 
■ 차별화된 개성이 있어야
경남 합천 영상테마파크는 나름대로 성공한 시설이다. 이곳은 2002년 55억 원을 들여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세트장으로 만들어졌다. 이후 영화 '모던보이' 외에 TV 드라마 '서울 1945', '경성 스캔들', '에덴의 동쪽' 등 20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됐다. 상업광고물까지 합치면 모두 150여 편에 이른다.

테마파크 운영주체인 관광개발사업소 측은 "연평균 25만 명이 입장하고 경제적 파급효과는 120억 원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구체적 경제 효과는 세트장 입장료 2억 2천200만 원, 입장객 25만 명의 간접 관광수입 73억 원 등이다.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16년간 방치됐던 부지에 호텔이 건설되고 있기도 하다.

경북 고령 대가야역사테마관광지는 고령읍 지산리 대가야로 1216 일원 15만 4천588㎡에 숙박하면서 체험할 수 있는 테마파크로 조성됐다. 매년 40만~50만 명이 방문해 비교적 성공한 경우에 속한다. 그러나 실제 유료 입장객은 2012년 7만 481명, 2013년 7만 3천453명에 머물렀다.

'율하천을사랑하는모임'의 김상준 대표는 "경복궁이나 템플스테이처럼 내부에 한옥호텔이 하나 있으면 하룻밤 자고 천문대나 봉하마을 등 김해의 관광지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경주 보문단지처럼 놀이시설도 만들고 여러 가지 볼거리, 즐길거리를 만들어야한다. 건물만 덜렁 만들어놓으면 의미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해뉴스 /남태우·박현주 기자 le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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