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0년 세월의 손맛이 깃든 추어탕.
불암동 장어타운 앞 '원조할매추어탕'
단일 품목으로 40년째 같은 자리 고수
푸짐한 건더기와 좋은 국물 "진국일세"

봄을 시기하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날씨가 한겨울로 역주행 하듯 갑자기 다가온 추위에 온몸이 움츠러든다. 정신없이 출근해 업무를 하다 보니 어느새 점심시간이다. 머리보다 몸이 먼저 따뜻한 음식을 찾는다. 입춘도 지났고 하니 오늘은 뭔가 특별한 점심밥을 먹어야 겠다.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다 보니 겨울에는 면역력마저 떨어져 감기에 곧잘 걸리곤 한다. 알고 지내는 한의원 원장이 나에게는 추어탕이 좋다고 한 기억이 떠오른다. 추어탕을 먹으러 갔다.
 
낙동강의 강바람은 매섭다. 옷을 다부지게 여미고 찾은 곳은 부산 강서구 식만동의 오래된 추어탕집이다. 부산 강서구라고는 하지만 위치로는 김해 불암동 강변장어타운 바로 앞이다. 추어탕을 먹는 사람들과 줄 서 있는 사람들이 묘하게 대치된다. 나도 그 대기자 편에 선다. 한참을 기다린다. 괜히 여기까지 왔나 싶지만 대치 중이던(먹던 사람) 손님 중 반이 한 번에 빠져 나간다. 알고 보니 관광버스를 타고 온 단체손님들이다. 안도하며 기다리고 기다리던 추어탕을 주문한다. 한 곳에서 40년 이상 추어탕 하나로만 장사를 해온 그 맛은 과연 어떨까?
 
잠시 후 커다란 쟁반에 1인상이 차려진다. 반찬도 많고 밥도 고봉밥으로 나왔지만 지체없이 숟가락을 집어 들고 추어탕 국물에 내 의지를 꽂는다. 퍽퍽하다. 건더기가 늪지처럼 수저를 붙잡는다. 산초가루, 마늘 그리고 다진 청양고추를 넣고 휘휘 저어 먹는다. 진국이다.
 
여태껏 먹어 본 추어탕 하고는 비교를 할 수 없을 만큼 푸짐하고 진하다. 미꾸라지가 생선인지 장어 종류인지는 구분짓지 못하겠지만 생선국 특유의 담백함과 개운함이 동시에 밀려온다. 대지의 피어나는 새싹처럼 정수리로 땀이 솟는다. 국물에 홀린 듯 공기밥을 추가한다. 좋은 국물도 밥도둑이구나. 그렇게 한바탕 추어탕과의 연애를 끝내고 강바람을 맞는다. 코끝 어딘가에서 봄의 향기가 느껴지는 것 같다. "반갑다. 봄아~."


▶원조할매추어탕
부산 강서구 식만동 153-22. 051-972-5858,7474. 추어탕 1인 7천 원, 2인부터 1인 6천 원.




김해뉴스
울이삐
http://blog.naver.com/busanwhere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