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세대 천문우주학과에 진학한 주형진 씨. 묵혀둔 교복을 꺼내입은 그는 학교 수업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공부비법이라고 조언했다.
영어는 EBS 문제집 반복 학습에 주력
국어성적 상위권 진입에 독서 큰 효과
수학·과학 등 정해진 공부 분량 엄수
진학목표 학과 관련 동아리 활동 충실

"제게는 꿈이 두 가지 있어요. 하나는 천문학자로서 우주론을 연구하는 것입니다. 나머지 하나는 학생들이 체험하고 즐기며 공부하는 학교를 만드는 거예요. 큰 꿈이지만 언젠가는 꼭 이룰 겁니다."
 
김해고등학교를 졸업한 주형진(20) 씨의 큰 포부다. 그는 꿈을 이루기 위해 연세대학교 천문우주학과에 진학했다.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선 셈이다.
 
■ 수업만 잘 들어도…"괜한 말이 아냐"
주 씨는 중학교 3학년 때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빅뱅(Big Bang)'에 대한 글을 우연히 보게 됐다. 빅뱅은 태초의 우주가 밀도가 크고 열이 높은 상태에서 대폭발을 일으켜 팽창함으로써 우주가 됐다는 현대 우주론의 정설이다. 흥미로운 천문학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그 때부터 천문학과에 가야겠다는 목표를 정했다. 고등학교 진학 후 지구과학경시대회에서 입상한 이후로 목표가 더욱 뚜렷해졌다. 그는 가고 싶은 '대학'보다 가고 싶은 '학과'를 정하는 것이 수험생활의 첫 시작이라고 조언했다.
 
주 씨는 고등학교 1학년 때까지만 해도 연세대에 갈 성적이 되지 않았다. 가고 싶은 학과는 정했지만 고등학교 1학년 때 학교 수업만 열심히 듣고 공부를 따로 더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때 내신 성적이 2~3등급대로 떨어졌다. 그는 '이렇게 하다가는 원하는 대학 대신 성적에 맞춰 대학에 갈 수밖에 없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 마음을 잡고 공부를 시작했다.
 
마음을 정리한 주 씨는 평일에는 자정이 될 때까지 책을 놓지 않았다. 주말에는 3~4시간씩 평일에 하지 못했던 공부를 했다. 그 덕분에 2~3등급으로 내려갔던 성적은 다시 올라갔고, 그는 공부의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다.
 
자신만의 특별한 공부 방법이 없었던 주 씨는 친구들의 조언이나 인터넷 등을 참고해 다양한 공부법을 시도했다. 그는 "쓰면서 외우기, 읽으면서 암기하기의 두 방법이 나왔다. 그 중에 쓰면서 외우는 방법을 택해 공부를 했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의 방법을 무작정 따라하기보다는 다양한 공부법을 시도해 나만의 방법을 찾아갔다"고 설명했다.
 
주 씨는 또 학교 수업시간을 최대한 활용했다. 그는 "수업만 잘 들어도 공부를 잘 할 수 있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수업시간에 교사들의 말에 귀만 잘 기울여도 과목별 개념 정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 영어는 EBS문제집 반복, 국어는 독서
공부를 한 만큼 성적이 오르자 주 씨는 공부를 즐기게 됐다. 그때부터는 쉬는 시간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 매일 '영어 독해 20문제', '수학공부 2시간' 등의 목표를 정해 효율적으로 공부했다.
 
아침자습 시간에는 국어 공부를 했다. 수업을 마치고 쉬는 시간에는 1분당 1개씩 영어 단어를 외웠다. 점심식사 시간에는 수학 문제를, 저녁식사 시간에는 과학 문제를 풀었다. 야간자율학습 시간과 집에 돌아간 이후에는 정규수업 때 마무리하지 못한 문제를 풀거나 영어 독해 공부를 했다.
 
주 씨는 천문학과를 목표로 했던 만큼 과학 과목을 가장 좋아했다. 수업시간에 교사의 말을 놓치지 않고 교과서에 적었다. 그는 "과학 문제를 풀 때마다 어떤 개념을 적용해야 하는지 생각했다. 문제를 푸는 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매일 물리, 화학 등 과목별로 25문제를 풀었다"고 말했다.
 
영어 공부를 할 때는 한번 풀었던 EBS문제집을 절대 바로 버리지 않았다. 문제집을 처음부터 끝까지 대여섯 번씩 다시 읽고 쓰기를 반복했다. 그는 "영어는 EBS 문제집 연계율이 높다. 한 번 풀었던 문제집을 반복해서 공부하면 독해 실력이 늘어 6~9월 전국모의평가에서 고득점을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주 씨는 국어성적을 올리는 데에는 독서가 제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1학년 겨울방학 때부터 소설책을 1주일에 2~3권씩 꼭 읽었다. 그랬더니 1학년 때에는 3등급이었던 국어 성적이 2학년 때에는 1등급까지 올라갔다. 독서만큼 좋은 국어 공부가 없다"고 주장했다.

■ 진학 학과 관련 동아리 활동이 중요
주 씨는 연세대에 학교생활우수자전형으로 입학했다. 그는 수시전형에서 합격하기 위해서는 진학 학과와 관련된 활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주 씨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천문학동아리 '코스모스'를 만들어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매주 토요일 김해천문대에서 별을 보고, 천문학 잡지 <뉴턴>을 읽으며 토론하는 등 꾸준한 동아리 활동을 했다. 그는 "동아리 활동이 천문학과 진학에 도움이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또 1학년 때부터 자기소개서를 많이 써 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그는 "수시전형을 앞두고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자기소개서를 썼다. 그러다보니 미흡한 점이 많았다. 자기소개서는 1~2학년 때 꾸준히 써서 3학년 때 완성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주 씨는 마지막으로 고교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그는 "매일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이루는 것 자체를 즐겼다. 후배들이 짧은 고교생활을 후회없게 보내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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