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배 전국춘계남녀하키대회'에서 2연패를 달성한 김해시청 하키팀 박진호 감독이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전국 체전 10회 우승 위업
하키 보급 확산에도 전념
"은퇴 선수 진로 가장 큰 고민"

김해시청 하키팀이 지난달 1일~15일까지 김해하키장에서 개최된 'KBS배 전국춘계남녀하키대회'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2009년부터 김해시청팀을 이끌고 있는 박진호(48) 감독을 만났다.
 
하키선수 출신인 박 감독은 1986년 김해서중 하키부 코치로 첫 지도자생활을 시작했다. 1990년 국내 최초의 실업팀인 강남종합건설의 코치를 맡았으나, 모회사의 부도로 팀이 해체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박 감독은 4년 간 야인생활을 하다 1994년 김해시청팀 창단과 함께 코치로 컴백해 지금까지 팀을 이끌고 있다.
 
박 감독은 코치생활을 통해 팀을 전국체전 10회 우승으로 이끌었으며, 지난해에만 전국대회 3번의 우승을 일궈냈다. 그는 또 대한하키협회와 김해시를 상대로 김해하키경기장 건립을 위한 예산과 지난해 하키장 리모델링 예산도 이끌어 냈다.
 
하키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그에게도 남모르는 고민이 있다. 바로 은퇴를 앞둔 선수들의 진로문제. 청춘을 불살라가며 팀을 위해 뛰었던 선수들이 계속 김해에 남아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김해시청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여운곤(38) 선수는 "박 감독과 13년 간 선수와 지도자로 호흡을 맞춰 왔다"며 "은퇴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호랑이같은 감독님이 은퇴하는 선수들의 진로 때문에 고민하시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의 또 하나의 걱정거리는 하키장비 구입비용 문제다. 국내의 경우 하키스틱을 제조하는 공장이 단 한 곳도 없어 무려 40만원씩이나 주고 수입산 스틱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가 많으면 국내에서도 제작이 충분히 가능해 가격을 낮출 수 있지만, 장비를 구입하려는 사람이 적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수입해서 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박 감독은 "선수들이 앞으로 더 나은 조건에서 운동을 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하키가 비인기 종목에서 벗어나 생활체육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하키동호회에 대한 지원과 하키에 대한 관심을 유도해야 한다. 다행이 김해시는 얼마 전부터 시민들이 겨울에도 하키를 즐길 수 있도록 삼방동의 김해동부스포츠센터 실내체육관을 개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김해지역 하키팀은 중·고·대학팀과 김해시청팀을 합해 총 6개 팀이다. 광역시를 제외한 시(市) 단위에서 6개의 팀을 보유한 지역은 충남 아산시를 제외하고 김해시가 유일하다. 김해시를 하키의 메카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4일부터 개막한 '협회장기 전국하키대회'에서 2연패를 노리는 박 감독은 "다리가 허락하는 날까지 운동복을 입고 경기장에서 선수들을 이끌고 싶다"며 "이번 협회장기대회도 꼭 우승하겠다"고 전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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