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에서 직접 양식한 전복 사용
해물 육수에 전복 껍데기로 국물 우려
비타민·칼슘·인 등 각종 미네랄 풍부
쫄깃한 식감과 시원한 국물에 땀 송글


▲ 김해시의회 배창한 의장이 전복뚝배기에서 전복을 들어보이며 환하게 웃고 있다.
김해시의회 배창한(57·새누리당) 의장은 장유 토박이다. 분성배씨인 그의 집안은 400여 년 전부터 장유 죽림마을에서 살아왔다. 지금 그가 살고 있는 한림풀에버 아파트는 원래 죽림마을이 있던 곳이다. 그는 손님을 대접할 때면 반드시 가는 곳이 있다. 관동동 전복요리전문점 '해인전복'이다.

해인전복은 장유 관동동 율하카페거리에 있다. 배 의장이 나고 자란 관동동 죽림마을과 가깝다. 식당에 들어서자 전복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수족관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싱싱한 전복을 내는구나'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배 의장은 자리에 앉자마자 해인전복 자랑부터 늘어놓았다. 그는 "집에서 가까워 자주 온다. 회·죽 등 고급재료인 전복을 활용한 다양한 음식이 준비돼 있어 귀한 손님이 올 때마다 찾는다"고 전했다. 배 의장은 전복뚝배기를 미리 주문해놓았다고 했다.

전복은 단백질,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해 장어와 더불어 '보양식의 양대 산맥'이라 불릴 만큼 인기 높은 보양식 중 하나다. 양식이 활발해지면서 대형마트나 재래시장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됐지만, 전복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고급재료로 인식되고 있다.

배 의장은 "아버지가 옛날 초대, 2대 장유면의원으로 일했다. 아버지를 보고 자랐기 때문인지 고향인 장유에 대한 책임의식이 강했다. 그러다보니 아버지에 이어 시의원을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1987년에 가입했던 장유JC(장유청년회의소)에서 정치적 기본 소양을 배웠다고 강조했다. 그는 "장유JC 활동을 하면서 사람들을 만나는 폭이 넓어졌다. 회장으로 일하면서 배웠던 회의 경험들이 김해시의회를 이끌어나가는 데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 도톰하게 살이 오른 전복과 갯가재, 바지락 등 각종 해산물을 넣고 끓여낸 전복뚝배기.
배 의장의 이야기를 듣던 중 밑반찬과 함께 전복뚝배기가 상에 올랐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뚝배기에는 바지락, 꽃게, 전복, 생선 알, '쏙'이라 불리는 갯가재까지 해산물이 가득했다. 뚝배기 국물 한 숟갈을 먹어보니 바다 냄새가 입 안 가득 퍼졌다. 과음을 한 뒷날 해장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친 속을 어루만져주는 듯한 시원한 국물의 비법은 매일 아침 주인 김은미(43·여) 씨가 끊이는 육수에 있었다. 김 씨는 가게 문을 열기 전인 오전 6시부터 3시간 동안 해장국의 기본이 되는 육수를 끓인다. 재료로는 다시마, 새우, 파, 청양고추, 양파 등을 넣는다. 여기에 전복 껍데기를 넣어 국물을 우려낸다. 그는 "전복은 내장, 껍데기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다. 껍질은 따로 끓여서 물로 마시기도 한다"고 말했다. 전복 껍데기는 한방에서 '석결명'이라 부른다. 눈을 맑고 시원하게 해 피로와 충혈을 막는다고 알려져 있다.

전복은 조개류 중에서도 수분과 단백질이 많고 아미노산인 글루탐산과 글리신이라는 성분이 다량 함유돼 있다. '영양소의 황제'라 불릴만큼 비타민, 칼슘, 인 등 미네랄도 풍부하다. 특히 전복에는 비타민A가 풍부해 눈과 간에 좋다. 눈 떨림 증상이 생겼을 때나 야맹증이 있는 경우 전복을 섭취하면 좋다고 한다.
 

김 씨는 친정인 전남 신안군에서 직접 양식한 전복을 가져와 쓴다고 했다. 파김치는 직접 담아 손님상에 올린다. 맛의 비법을 묻자 김 씨는 "정성"이라고 답했다. 그는 "가족이 음식을 먹는다고 생각해 젓갈 하나를 쓰더라도 좋은 재료만 쓴다"고 말했다. 껍데기를 떼어낸 뒤 전복 한 점을 베어 먹고 국물을 한 입 마시다보니 금세 전복뚝배기가 밑을 드러냈다. 전복의 쫄깃쫄깃한 식감은 혀를 춤추게 했다. 밑반찬 중에서 파김치는 아삭한 식감이 흰 쌀밥과 잘 어울렸다.

"기가 막히죠!"

전복뚝배기를 어느새 다 비운 배 의장은 맛을 이렇게 한 마디로 표현하며 수저를 놓았다. 시원한 국물 덕분에 이마에는 어느새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점심식사를 하면서 오랜 만에 흘린 땀이었다.

배 의장은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서면서 "'정치지도자는 싸움이 아닌 화합을 해야 한다'는 말을 꼭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정치지도자는 선거가 끝나면 네 편, 내 편을 가르지 말고 모두를 끌어안아야 한다. 편 가르기를 하면 결국 감정의 골이 깊어져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다. 선거가 끝나면 모두 화합해야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로 다른 해물이 한 뚝배기 안에서 어우러져 새로운 맛을 내듯이 정치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그는 "김해시의회 의장은 새누리당의 의장이 아니다. 정당이 다른 의원도 끌어안고 가야 하는 자리다. 앞으로 시민들에게 시의원들이 서로 힘을 합쳐 의회를 이끌어나가는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며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해인전복
율하3로 91번길 34-7(관동동 1094-4). 055-313-3180. 전복뚝배기·전복죽 1만 2천 원, 고등어구이·알탕 8천 원.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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