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전국 조직 산하 단체로 결성
해반천·율하천 등서 환경정화 운동
겨울에는 야생동물 먹이 주기 활동도


▲ 자연보호연맹 김해시협의회 회원 등이 환경정화활동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전 9시 30분. 진영읍주민센터에 집게와 쓰레기봉투를 든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한다. 오전 10시가 되자 자신의 키만한 집게를 든 어린이가 잰걸음으로 앞서 나간다. 어린이는 신난다는 듯이 집게로 길에 버려진 담배꽁초와 쓰레기들을 하나하나 줍는다.
 
다른 사람들도 어린이의 뒤를 따라가면서 길가에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한다. 자세히 살펴보니, 쓰레기줍기에 동참한 사람들은 어머니 손을 잡고 온 어린이, 친구들과 함께 온 초등학생부터 백발의 어르신들까지 다양하다. 이들은 '우리 동네 V(Volunteer·자원봉사)-데이'에 참여한 시민들이다.
 
우리 동네 V-데이는 ㈔자연보호연맹 김해시협의회(회장 손상태)가 김해시자원봉사센터와 협력해 벌이는 주민참여형 우리 동네 가꾸기 활동이다. 자연보호연맹 김해시협의회는 지난해 3월부터 매달 세 번째 토요일에 김해 원도심과 장유, 진영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벌이고 있다. 매달 시민, 협의회 회원 등 30~50명이 해반천, 서낙동강, 신어천, 율하천 등 김해 구석구석을 누비며 쓰레기를 줍는다. 지난 한 해 우리동네 V-데이이에 참여한 인원만 2천여 명에 이른다.
 
자연보호협의회는 1977년 만들어진 단체다. 지금은 전국 16개 시·도협의회와 228개 시·군·구협의회가 구성돼 있다. 김해시협의회는 1995년 설립됐다. 김해시협의회 회원은 19개 읍·면·동 지회에 걸쳐 300여 명이다. 이들은 우리 동네 V-데이를 비롯해 야생동물 먹이 주기, 취약계층 돕기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손 회장은 "학생들은 처음에는 학교에서 요구하는 봉사시간을 채우기 위해 우리 동네 V-데이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봉사활동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고 청소를 하다 보면 학생들의 시민의식이 높아진다. 실제 봉사활동에 참여한 적이 있는 한 초등학생은 집에 돌아가서 아무 데나 쓰레기를 버리는 부모의 행동을 지적했다고 한다"며 웃었다.
 
김해시협의회는 매년 12월~이듬해 2월에는 매달 두 차례씩 야생동물 먹이주기 활동을 실시한다. 장유 불모산과 한림 화포천 등지에서 먹잇감을 찾아 헤매는 고라니, 멧돼지, 독수리 등에게 사료와 고기 등을 나눠주는 것이다. 야생동물 먹이주기 활동을 이야기하던 손 회장은 지난달 화포천 인근에서 독수리에게 먹이를 주는 모습을 촬영한 동영상을 보여줬다. 동영상에는 손 회장과 회원들이 소의 지방덩어리를 논에 흩어놓자 독수리 100여 마리가 내려와 먹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손 회장은 "독수리가 맛있게 먹이를 먹는 모습만 봐도 뿌듯하다. 불모산에 먹이를 주러 갔을 때는 고니가 나타나 먹이를 먹는 모습을 눈앞에서 보기도 했다. 야생동물 먹이주기 활동을 시작한 뒤 일부 회원들은 개인적으로 먹이주기 활동을 하러 다니기도 한다"며 자랑스러워했다.
 
손 회장은 "회원들은 담배꽁초를 버리고 싶어도 못 버린다. 가족이나 지인이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이 늘어날수록 김해시가 깨끗해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우리 동네 V-데이 외에 다양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여 깨끗한 김해시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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