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채근 독자-삼계동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 된 아들은 꽤 튼튼한 편이다. 다소 늦은 나이에 얻은 둘째여서 딸인 큰 아이와 여덟 살이나 차이가 난다. 흔히 늦게 임신해 출산한 아이들이 각종 질병에 약하다는 속설이 있지만, 아들을 보고 있으면 그런 말엔 웃음이 난다.
 
아빠의 유전자를 이어받아 기본 뼈대가 튼튼하고 근육량도 또래 아이들보다 훨씬 많은 편이다. 튼튼할 수밖에 없는 신체 조건에 먹성도 좋아 여태껏 잔병치레 없이 잘 커왔으니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렇다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듯 다급한 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어린이 유행병이 돌 때엔 잘 견뎌주는 편이었지만 한밤중에 장염 증세를 보여 집 근처 종합병원 응급실로 달려간 기억은 몇 번 있다. 그때마다 응급실이란 게 아이들이 치료받기엔 여러 가지로 적합하지 않은 곳이란 생각을 되씹곤 했다. 응급차에 실려온 환자들의 고통스러운 신음과 의료진의 다급한 모습들이 그렇고, 여러 환자들이 뒤섞여 있기 때문에 어떤 바이러스나 병균이 아이의 몸에 침투할지 모른다는 걱정이 앞서는 것도 매번 경험해야 했다.
 
다행히 지난해 11월께부터 김해에 야간 어린이 전문치료 병원이 운영되기 시작했다. 365일 밤 10시 또는 12시까지 소아과 전문의가 진료하는 '달빛어린이병원'은 경남에서 김해중앙병원 달빛어린이병원이 유일하다고 한다. 김해에 삶의 터전을 잡고 아이들을 기르는 부모들의 입장에서는 아픈 아이들이 심리적·의료적으로 보다 나은 환경에서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 것은 무척 반갑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당연히 부모들의 반응이 좋을 수밖에 없다. 인근 창원에서 아픈 아이를 데리고 밤시간에 찾아오는 부모들도 많다는 말을 들은 적도 있다.
 
언론 보도를 보니 보건복지부에서 올해 전국적으로 지정병원 20곳을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김해에도 추가로 달빛어린이병원이 생긴다면 반길 일이다. 당장은 쉽지 않겠지만 규모 면에서 운영 능력을 갖춘 보다 많은 병원들이 참여해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의료환경 확대에 나서주길 기대해본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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