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양대 경영학부에 진학한 오송희 씨는 내게 맞는 학습시간과 장소를 찾는 것이 공부의 시작이라고 조언했다.
고교 3년간 학습계획서 늘 가지고 다녀
고3 땐 수능 시험시간 맞춰 공부 버릇
자기소개서·모의면접 등 연습 꾸준히

김해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양대학교 경영학부에 입학한 오송희(20) 씨. 중학교에 막 입학했을 무렵 그는 반에서 튀지도 않고 조용히 학교생활을 하는 학생 중 하나였다고 한다. 그런 그를 바꾼 것은 한 권의 책이었다.
 
"중학교 2학년 때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이형진·2011년)>라는 책을 읽었어요. 그 때 공부는 남이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됐죠.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알게 된 뒤부터 부모의 잔소리나 강요 없이 혼자 공부하는 법을 배웠어요. 그 덕분에 전교 10위권의 성적을 얻을 수 있었어요."
 
■ 내게 맞는 학습 시간·장소 찾아야
'사당오락(四當五落)'. 하루 4시간만 잠을 자면서 공부해야 대학 입학에 성공하고, 5시간 이상 잘 경우 실패한다는 말이다. 공부를 많이 하기 위해서는 잠을 줄여야 한다는 압박감에 많은 수험생이 선택하는 방법이다.
 
하지만 오 씨는 고등학교 입학 전부터 본인에게 맞는 적정 수면시간과 학습 장소를 찾았다. 그는 잠이 부족한 상태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숙면을 취한 뒤 공부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매일 다른 시간에 잠들고 일어나기를 반복해봤어요. 그 결과 자정에 잠들고 오전 6시에 일어나는 게 제 몸에 가장 좋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오 씨는 또 집과 독서실, 학교를 오가며 공부하는 과정을 반복한 결과 학교에서 가장 집중이 잘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공부는 학교에서 하고, 집은 휴식하는 공간으로 정했어요. 덕분에 학교에서 최고의 집중력으로 공부할 수 있었답니다."
 
오 씨가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겨울방학 때였다. 당시 사회적 화두였던 '사회적 기업'과 '윤리적 경영'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됐다. 기업과 사회의 관계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에 경영학과 진학을 목표로 삼았다.
 
■ 3년간 시간별 학습계획서로 공부
오 씨는 고등학교 3년 동안 늘 학습계획서를 들고 다녔다. 시간별로 공부계획을 세우고, 공부를 할 때는 책상에 초시계를 놔뒀다. 계획된 시간 내에 목표 학습량을 달성하기 위해서였다. 학습계획서의 마지막에는 수능시험이 끝나면 하고 싶은 일과 친구들의 편지를 모아뒀다. 지루한 수험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자는 것이었다.
 
오 씨는 고등학교 1~2학년 때 학기 중에는 내신공부에 집중하고 방학 기간에는 수능 개념을 잡으려 노력했다. 3학년이 돼서는 하루 8~10시간을 수능 대비에 투자했다. 내신 문제들이 EBS 수능연계 교재에서 출제됐기 때문에 수능 대비가 곧 내신 공부라는 생각을 했다. 매일 아침자습시간에는 언어영역 공부를 했고, 쉬는 시간과 자투리 시간에는 수학 문제를 풀었다. 점심시간에는 영어듣기와 독해를 공부했으며, 7~8교시 자습시간에는 사회탐구영역을 공부했다. 야간 자율학습시간에는 그날 마무리하지 못했던 학습량을 채웠다.
 
오 씨는 "고등학교 3학년 내내 수능시험 당일 시험시간에 맞춰 공부를 했다. 덕분에 수능을 치던 날 긴장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영어·수학, 공책 정리가 필수
오 씨가 가장 자신 있었던 과목은 영어였다. 공부는 단어, 문법, 독해, 듣기에 걸쳐 체계적으로 진행했다. 모르는 단어는 공책에 뜻, 예문, 파생어를 적어놓고 식사시간이나 이동시간에 봤다. 어려운 영어문법은 문법공책을 만들어 활용했다. 문법공책에는 관계사, 분사 등을 주제별로 정리한 뒤 예문을 직접 적었다. 주의해야 하는 내용은 빨간 펜으로 표시를 했다. 수능에 나오는 문법 문제는 정형화돼 있기 때문에 수능 기출문제를 정리해서 공부했다. 듣기는 점심시간마다 문제집 1회 분량을 풀어 채점했고, 듣기문제 음성파일을 MP3플레이어에 저장해 학교를 오가며 들었다.
 
가장 공부하기 힘들었던 수학 과목은 '개념서', '수학익힘교과서', '개념공책'으로 공부를 했다. 개념서를 3번 이상 정독해 핵심 내용을 개념공책에 옮겨 적으면서 문제를 풀었다. 그는 "수학 문제를 풀 때는 개념을 적용하면서 풀어야 한다. 기본 개념을 확실히 알고 있으면 어려운 응용 문제가 나와도 당황하지 않고 풀 수 있다"고 말했다. '개념-문제풀이-반복' 과정을 되풀이하면서 수능에 출제되는 대표유형 문제를 암기했다. 그 덕분에 내신과 수능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었다.

■ 자기소개서는 1~2학년 때부터 준비
오 씨는 수시 교과전형, 종합전형에 대비해 대학입시를 준비했다. 내신의 경우 3년 동안 1~2등급을 유지했다. 틈날 때마다 각종 동아리 활동과 경시대회에 참여했다. 고등학교 1~2학년 때 자기소개서 소재로 쓸 만한 내용들을 공책에 기입해뒀고, 3학년 때 본격적으로 자기소개서를 쓰기 시작했다. 그는 "자기소개서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쓸 수 없다. 많이 써서 교사에게 수십 번 첨삭받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실시하는 모의면접에도 적극 참여했다. 이를 통해 자세, 억양, 말투 등을 교정받을 수 있었다. 오 씨는 "수시전형으로 대입을 준비하면서 수능 공부를 등한시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수도권 대학 대부분은 최저등급을 적용하기 때문에 아무리 내신이 좋아도 수능 성적이 나쁘면 불합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능 대비를 철저히 한 덕분에 한양대, 중앙대, 경희대 등에서 합격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오 씨는 "EBS 인터넷 강사가 '포기하는 순간 시합 종료'라고 했던 말을 수험생활 내내 가슴에 새겼다.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여러 번 있었다. 포기하면 이때까지 쌓아온 모든 것이 무너진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후배 수험생들에게 '천천히 가되 주저앉지 말라'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후배들이 스스로 한계를 설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저마다 가능성이 있다. 크게 꿈을 꾸고, 실현하기 위해 망설임없이 도전하라"고 당부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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