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의회 하선영(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주말 내내 화제의 인물이 됐다. 경남도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대한 소신 발언 때문이었다.

하 의원은 지난 12일 도의회 본회의에서 도정질의를 하기에 앞서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같은 당 소속인 홍준표 도지사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 결정을 비판하고, "당장 '무상급식의 권리'를 학생들에게 되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상급식 중단은)홍 지사의 타협을 모르는 소신과 아직 운동권 같아 보이는 경남도교육청 박종훈 교육감의 비타협, 정치력 부재가 빚은 결과다. 피해는 고스란히 도민과 우리 자녀들에게 돌아간다"면서 "도의회는 당익이든 사익이든 모든 것을 떠나 보다 가치중립적인 입장에서 무상급식 건을 처리했어야 한다. 무엇이 진정 도민에게 이익이 되는지 성찰해봐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이 도정 질의를 한다고 하자, 일부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은 만류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는 결국 도정질의를 하지 않았지만 보도자료를 받은 일부 언론에서는 그의 발언을 대문짝만한 크기로 보도했다. 일부 새누리당 지지자들은 하 의원을 비판하고 나섰고, 거꾸로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자들은 "소신 있는 정치인"이라고 추켜세웠다.

사실 하 의원은 김해시의회 의원으로 8년 동안 일할 때에도 소신 행보를 보인 정치인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김맹곤 시장은 물론 새누리당 소속인 김종간 전 시장을 상대로 해서도 매서운 의정활동을 펼쳐 '새누리당 속의 진보정치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심지어 같은 당 의원들로부터 질투를 받을 정도였다.

하 의원이 당적을 떠나 무상급식을 주제로 소신 발언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노라니, 김해시의회의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 8명의 얼굴이 떠올랐다.

알다시피 김맹곤 시장은 홍 지사가 무상급식 지원 중단을 결정하자 곧바로 동참 선언을 했다. 김 시장의 이런 처신은 같은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이었던 정동영 전 상임고문으로부터 "당 정체성 파기"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김해시의회의 새정치민주연합 시의원들 가운데 김 시장의 행태를 비판하는 이는 단 한 명도 없는 실정이다. 여러 시의원들이 김해시의회 본회의 5분 자유발언이나 여러 경로를 통해 홍 지사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 조치를 비판했지만, 김 시장에 대한 비판은 절대 입에 담지 않았다.

김형수 시의원은 지난 2월 6일 제182회 김해시의회 임시회 2차 본회의에서 '경남도는 무상급식 지원에 대해 도민들을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경남도교육청과 진지하게 협의하라'고 요구했지만, 김 시장에 대해서는 '김해시 만이라도 무상급식 예산 지원을 재개하라'는 요구를 하지 않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시의원들은 사적인 자리에서도 홍 지사를 비판하는 데만 열을 올릴 뿐, 김 시장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이러한 행태는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 지난 6대 시의회는 김 시장에게 유리한 내용은 대부분 통과시켜주고 불리한 내용은 대부분 부결시켰다. 그래서 '김해시의회는 김해시장의 거수기'라는 비판을 받았다. 물론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동참하기는 했지만, 그 중심에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시의원들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못된' DNA를 갖고 있는 것인가?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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