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뉴스>는 지난해 3월 26일자 3면에서 박연차 씨가 명예회장으로 있는 태광실업 소유 부지 개발에 대한 특혜 의혹을 다루었다. 몇몇 언론들도 이 문제를 기사화 했다. 그런데 상황이 전혀 달라진 게 없는데도 다시 이 부지와 관련해 특혜시비가 일고 있다. <김해뉴스>는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1년 전 <김해뉴스>가 보도한 내용을 다시 게재한다.
 
김해시가 박연차 태광실업 명예회장 소유 토지를 대상으로 용도변경을 추진하던 중, 언론을 통해 특혜 의혹이 불거져 나오자 돌연 용도변경 중단을 선언했다. 이 와중에 경남도가 1천억 원대의 천문학적 시세차익을 거론하며 김해시에 용도변경 불가 방침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해시는 특혜를 줄 의도가 없었다고 해명하고 나섰고 태광실업도 억울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지만, 김해 시민들은 의심의 눈길을 거두지 않고 있다.
 
■ 태광실업 땅이 전체의 54%
김해시는 2012년 말부터 김해시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김해시가 발표한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안에는 생림면 나전리 산 162 일원의 삼계석산과 인접 토지 33만여㎡를 아파트가 들어설 수 있는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 용도변경하는 안이 포함돼 있다. 김해시는 상반기 중으로 재정비안을 승인할 예정이었다.

삼계석산·인접 토지 33만여㎡는 보전관리지역 17만 4천472㎡, 자연녹지지역 10만 4천674㎡, 계획관리지역 5만 1천16㎡로 구성돼 있다. 그런데 이 지역의 토지 중 17만 7천256㎡(53.6%)는 박연차 씨가 명예회장인 태광실업 소유다. 태광실업 측은 "2005~2008년 10차례에 걸쳐 17만 7천256㎡를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 "용도변경 시세차익 1천174억 원"
지난해 10월 당시 새누리당 강기윤 국회의원(창원을)은 국정감사에서 김해시 도시관리계획 재정비 문제와 관련해 경남도에 서면 질문을 보내는 한편 감사를 의뢰했다. 당시 강 의원은 서면으로 "해당 지역은 특정기업 소유의 땅이다. 일부에서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라는 지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남도는 그해 11월 중앙감정평가법인에 감정평가를 의뢰했다. 중앙감정평가법인은 태광실업이 토지를 매입한 시점인 2005~2008년의 땅값은 3.3㎡당 20만 원인데, 2종 일반주거지로 용도변경될 경우 땅값이 240만 원으로 12배가 오를 것이란 결과를 내놓았다. 이는 무려 1천174억 원의 시세 차익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경남도는 "주거지역으로의 변경은 부적합하다. 환경이 원상회복 되는 방안을 강구하도록 하라"고 김해시에 지시했다. 경남도는 지시에 불응할 경우 수사 의뢰하겠다는 방침도 알렸다. 하지만 김해시는 별다른 조치 없이 도시관리계획 재정비안의 행정절차를 진행했다.

김해시 관계자는 경남도의 지시에 대해 "경남도로부터 특혜 시비가 일고 있으니 시세차익으로 생긴 개발이익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도록 조치한 뒤 사업을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경남도 관계자는 "개발이익을 사회에 환원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라고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해시와 경남도 중 한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 특혜의혹 보도 하루 만에 용도변경 중단
특혜 의혹 파문이 본격화 한 것은 지난 19일 KBS의 보도 때문이었다. KBS는 "태광실업이 막대한 시세차익을 얻을 것"이라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다음 날 연합뉴스, 경남신문 등 여러 언론이 이를 추가로 보도했다.

언론 보도를 통해 특혜 의혹이 일자, 김해시는 보도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돌연 용도변경 중단 방침을 밝혔다. 김해시 도시계획과 관계자는 "도시관리계획을 재정비할 때 일일이 소유주가 누군지를 파악하지는 않는다. 특혜 의혹을 받으면서까지 강행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태광실업 측은 특혜 의혹을 부인했다. 태광실업 관계자는 "3.3㎡당 20만 원에 샀고 240만 원에 팔 수 있다는 보도는 잘못됐다. 실제로는 3.3.㎡당 43만 5천 원에 샀다. 240만 원이라는 판단이 어디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장을 짓기 위해 땅을 샀을 뿐이다. 바로 옆에 고속도로가 건설될 예정이어서 수용절차가 진행 중이다. 누가 고속도로 옆에 있는 아파트를 사겠는가. 도시계획 변경은 태광실업과 상관없이 김해시가 20년 후를 바라보고 추진한 것이다. 우리가 시에 먼저 요청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한 김해시의회 의원은 "왜 박연차 명예회장의 이름이 다시 거론되고 있는 것인가. 우연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이상하지 않은가"라면서 "삼계석산 부지가 태광실업 소유란 사실은 알만 한 사람은 다 아는 내용이다. 지난해에는 태광실업이 이 부지에 수천 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조성하려 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라고 힐난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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