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한림면 퇴래리 새마을이라는 곳에서 살았습니다. 마을 주민들은 돼지나 소를 키웠는데 워낙 교통편이 좋지 않아 가축이 아파도 동물병원에 데려 가는 게 쉽지 않았답니다. 이런 환경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데다 <수의사가 말하는 수의사>(김영찬 외 21명 공저)라는 책을 보고 난 뒤 '대동물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결정을 했습니다. 축산농가들의 버팀목이 되고 싶습니다."
 
김해중앙여자고등학교를 졸업해 경상대학교 수의예과에 입학한 이지원(20) 씨는 자신의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게 됐다. 꿈을 위해 노력했던 그의 대학 진학기를 들어본다.

놓친 부분 챙기려 친구들과 항상 공유
수첩에 하루 공부계획 꼼꼼히 정리
복습 땐 교과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
수의예과 관련 봉사활동 등도 열심히
학생부전형으로 수시 합격의 영광

▲ 이지원 씨가 매일 공부계획을 적은 공책.

■ 학교 갈 때부터 공부 시작

이 씨는 고등학교 3년 동안 매일 아침 맨 먼저 학교에 갔다. 그는 전날 집에 챙겨갔던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등 교과서를 가방에서 꺼내 정리하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교과서를 정리한 뒤에는 수첩을 꺼내 하루 공부계획을 정했다. 꼭 해야 하는 공부부터 순서대로 써내려갔다. "전날 복습이 덜 끝난 과목을 우선 순위에 놓고 공부 계획을 짰습니다. 항상 교과서를 처음부터 배운 곳까지 공부했답니다. 그래서 늘 교과서를 가방에 넣고 다녔지요. 시간은 많이 들었지만 복습양이 많은 만큼 암기도 잘 됐습니다."
 
이 씨는 학교에 갈 때에도 공부를 했다. 학교에 가면서 영어모의고사 독해지문을 읽었다. 아침자습시간에는 전날 계획대로 다 하지 못했던 과목을 복습했다. 시간이 남으면 복습 내용을 읽고 또 읽었다. 이해를 하지 못한 부분은 쉬는 시간에 친구나 교사에게 물었다.
 
"시험기간에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면 점심시간에 밥을 먹지 않고서라도 공부를 했어요. 수업을 들을 때 설명을 놓친 부분이 있을까봐 친구들과 필기공책을 돌려 보기도 했습니다."
 
■ 수업 내용 적은 교과서 친구와 공유
이 씨에게 '생명과학'은 자존심 같은 과목이었다. 꿈이 '수의사'였기 때문이었다.
 
이 씨는 생명과학 수업을 집중해서 들은 뒤 'EBS 여한종 강사'의 강의로 배운 부분을 복습했다. EBS문제집과 수능기출문제집으로 문제를 풀었다. '이투스 한종철 강사'의 강의를 다시 들으며 복습을 반복했다. 그는 또 '생명노트'를 만들었다. 다양한 개념을 정확히 알기 위해 개념을 공책에 옮겨 적었다. 공부를 하다 생소한 개념이 나오면 공책에 개념을 적고, ○× 문제로 만들었다.
 
"생명과학 문제는 대부분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사람은 23쌍의 대립 유전자를 갖고 있다?'라는 ○ × 문제를 적고 그 옆에 답을 표시했지요. 답 아래에는 그에 해당하는 이유를 꼭 적어뒀습니다."
 
지구과학은 가장 자신 없던 과목이었다. 열심히 공부했지만 원하는 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이 씨는 부족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업 내용을 적은 친구들의 교과서를 공유했다. 그는 "다른 반 친구 두 명의 교과서를 보고 수업에서 놓쳤거나 부족했던 부분을 제 교과서에 옮겨 적었어요. 모를 때마다 지구과학을 잘하는 친구를 찾아가 묻기도 했지요. 덕분에 등급이 많이 오를 수 있었습니다."
 
▲ 경상대 수의예과에 진학한 이지원 씨. 수업 내용을 적은 교과서를 친구들과 공유하며 부족한 점을 채우는 게 가장 좋은 공부비법이었다고 노하우를 설명했다.
■ 수의예과 입시 정보 직접 수집
이 씨는 수시전형 중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경상대 수의예과에 진학했다. 그는 수의예과 진학을 위해 직접 정보를 찾아야 했다. 수의예과에 진학했던 고교 선배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씨는 인터넷의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충북대와 경상대 수의예과에 합격했다는 다른 학교 출신 대학생들을 찾아 궁금증을 직접 물어가며 어려움을 해결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포항공과대학교 입학사정관 강의가 학교에서 열렸어요. 그때 왔던 입학사정관 강사에게 부탁해서 수의예과가 있는 대학교의 입학사정관과 연락했어요. 덕분에 궁금한 점을 해소하거나 정보를 많이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 씨는 수의예과 진학을 위해 학교 생활 틈틈이 애완동물 사진전, 유기견보호센터 봉사활동 참가 등 수의예과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다. 그가 참여한 활동은 모두 그의 이력이 됐다.
 
"서울에서 열리는 학교 캠프에 꼭 참여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경남교육기부 E-나누미(enanumi.gne.go.kr)' 사이트를 통해 '진주보건대 랩 투어', '리더십 강화' 등 프로그램에 참여했거든요. 덕분에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어요. 후배들은 항상 '잘 될거야'라는 긍정적 생각을 갖고 즐겁게 대학입시를 준비하길 기대합니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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