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유산부인과 고수진(오른쪽) 원장이 '스시다다미' 초밥을 즐기자, 최정환 사장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다.

"삼계동에 이색적인 초밥집이 있어요. 한번 가보실래요?"
 
지난 13일 장유산부인과의 고수진(44) 원장과 함께 삼계동을 찾았다. 장유에서 일을 하는 그가 맛집이 많기로 소문난 장유를 뒤로하고 굳이 삼계동을 찾는 이유는 부담없는 가격으로 맛있는 초밥을 먹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날 고 원장이 안내한 곳은 수리공원 인근 야구연습장 맞은편에 자리 잡은 '스시다다미'였다.
 
그런데, 이 음식점, 고 원장의 말대로 가게 내부 분위기부터 이색적이었다. 내부 인테리어와 소품이 마치 '키즈카페'에 온 듯 했다. 특히 이 가게 벽면과 그림소품에는 일본 만화영화의 한 장면이 그려져 있었는데, 모두 일본 애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이었다. '미래소년 코난', '하울의 움직이는 성',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같은 그림들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것이어서 분위기가 크게 낯설지 않았다.
 
또한 가게 곳곳에는 만화영화 속 등장인물들의 피규어가 전시돼 있었는데, 만화영화 속의 장면 장면을 떠올리며 자세히 살펴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 술안주로 좋은 연어 회(위)와 한우 다다키.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작품 인테리어
만화영화 속 주인공들과 함께하는 재미
한우초밥과 다다키, 연어회 등 '눈 호강'
쫄깃한 식감과 다양한 안주류도 매력적

가게의 이곳저곳을 신기하다는 듯 둘러보고 있는데 고 원장이 입을 열었다. "흔히들 일식집이라고 하면 보통 만만치 않은 가격과 고급스러운 실내 장식을 연상하잖아요? 그래서 젊은층은 일식집을 찾기가 조금 부담스럽죠. 그런데 이곳은 분위기가 발랄해서 학생들을 비롯한 젊은 손님들이 많은 편이에요. 저녁에는 분위기가 또 달라져요. 조명을 어둡게 하기 때문에 일본식 선술집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때 고 원장이 주문한 음식이 나왔다. 에피타이저로 나온 연어샐러드와 생선까스, 우동, 미소된장국이었다. 에피타이저로서는 종류가 많은 편이었지만 양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곧이어 메인 요리가 나왔다. 한우초밥세트와 한우다다키, 연어회였다. 접시에 담긴 메인음식들은 사진을 찍어두고 싶을 만큼 예뻤다. 눈으로 먼저 즐거움을 느낀 뒤 젓가락을 초밥에 가져갔다. 한우 채끝살, 생새우, 낙지, 광어, 연어 등 각종 재료로 구성된 초밥은 고급 일식집의 초밥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재료 본연의 맛이 살아있었다. 두툼하게 썬 광어 초밥은 광어살의 쫄깃한 식감이 일품이었고, 겨자소스에 적신 낙지다리로 만든 낙지초밥은 흔히 접하기 힘든 독특한 맛이었다.
 
마주앉아 초밥을 음미하던 고 원장이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1년 전에 산부인과 의사들과 식사할 곳을 찾다가 우연히 이 가게를 방문하게 되었는데요. 초밥 맛이 하나하나 다 달라서 '질리지 않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사실 여성들은 새로움과 신선함에 끌리거든요. 집도 이 근처인데다 음식도 맛있어서 그 뒤론 이 가게를 자주 이용합니다. 혼자 오더라도 주방장과 이야기를 나누며 식사를 할 수 있어서 괜찮더군요."

▲ 한우채끝살·낙지·생새우·광어·연어 등의 재료를 사용해 만든 명품한우모듬초밥.

다른 요리로 눈을 돌려보았다. 한우다다키와 연어회는 저녁시간에 많이 팔리는 술안주 메뉴라고 했다. 특히 한우다다키는 겉만 살짝 익힌 한우채끝살에 양파샐러드, 특제 데리야키소스 등을 가미한 초밥인데, 입 안에서 살살 녹는 부드러운 한우의 육질과 아삭한 샐러드의 조화가 제법이었다. "간단히 술자리를 하고 싶을 때는 이 집 메뉴가 상당히 괜찮아요. 생선회는 물론 고래고기, 전복, 해삼 등 해물안주, 생선구이, 탕류와 튀김까지 안주가 무척 다양하답니다. 그래서 맥주 한잔을 시켜놓고 안주를 한참 고민할 때도 있었지요.(웃음)"

화제를 돌려 고 원장과 김해지역의 산부인과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제대학교 의예과 10회 졸업생인 그는 김해프라임여성의원 등에서 산부인과 전문의로 근무한 경력을 갖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김해에서 임신부가 출산을 할 수 있는 산부인과 병원은 4곳인데요. 이 중 2곳이 장유에 있습니다. 장유지역의 경우 임신부가 출산을 하기 위해 창원으로 가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좋은 시설과 진료서비스를 갖춘 병원을 가까이 두고 창원으로 간다고 하니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지요. 또 요즘의 신혼부부는 아이를 2명 이상 낳으려고 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데 새 생명이 태어나는 것을 지켜보고 또 이로 인해 산모가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볼 때 산부인과 의사들은 보람을 느낀답니다. 아이들을 좀 많이 낳았으면 좋겠어요."
 
그러자 고 원장의 말을 곁에서 듣고 있던 스시다다미의 최정환(44) 사장이 슬쩍 끼어들었다. 그는 자신이 '쌍둥이 아빠'라고 자랑했다. 그러자 고 원장은 한 술 더 떠 "저는 아이가 넷입니다"라고 말했다. 주변의 손님들이 폭소를 터트렸고, 키즈카페 분위기의 이 가게는 더욱 환하게 밝아졌다.


▶스시다다미
해반천로144번길 32(삼계동 1487-1), 명품한우모듬초밥 12pcs 1만 6천 원(런치 10pcs 9천500원), 한우다다키 2만 5천 원, 생선회·연어회 2만 8천 원, 고래고기 2인 5만 원. 모듬생선구이 3만 원.

김해뉴스 /김명규 기자 kmk@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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