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방 대신 채소·과일·콩류 등 채워
항암 냉장고로 식습관 개선이 우선
평상시 음주량과 흡연은 발병률 비례
기폭제 효과 막으려면 절주·금연 필수
규칙적인 운동으로 스트레스 관리를


지난 21일은 암 예방의 날이었다. 해마다 증가하는 암 발생률을 낮추기 위해 암 예방 및 조기 진단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실천을 촉구하려고 제정한 날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암 발생 환자의 3분의 1은 예방활동 실천으로 미리 막을 수 있고, 3분의 1은 조기 진단·치료로 완치할 수 있고, 나머지 3분의 1은 적절한 치료를 하면 증세를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 데에서 착안해 '3-2-1'을 상징하는 3월 21일을 암 예방의 날로 정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암 발생률은 꾸준히 높아져 현재 주요 사망 원인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2년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이 평균수명인 81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7.3%로 3명 중 1명은 암에 걸리는 것으로 추정됐다. 성별로 분류하면 남자(평균수명 77세)는 37.5%로 5명 중 2명, 여자(평균수명 84세)는 34.9%로 3명 중 1명이 암 환자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암의 주요 원인으로 손꼽히는 식습관, 음주, 흡연, 스트레스에 대해 알아본다.
 

▲ 암 예방을 위한 10가지 실천 요령.

■ 암냉장고 또는 항암 냉장고
요즘은 식습관이 질병 발생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한다. 무엇을 먹느냐에 따라 20~30년 후 질병 발생 유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짜거나 삭혔거나 절인 음식을 먹던 '전통 한국인'에게는 위암이 많지만, 그들이 미국에 이민 가서 낳은 2세대들은 지방질 과잉 섭취로 대장암에 잘 걸린다. 이탈리아의 경우, 채소와 식물성 기름을 많이 먹는 남부 지역이 묵힌 음식을 많이 먹는 북부보다 암 발생률이 낮다고 한다.
 
가정의 냉장고 안이 고기·버터·베이컨 등 고지방 음식들로 채워져 있다면 '대장암·유방암·전립선암 냉장고'라고 부를 만하다. 또 젓갈·장아찌·절인 생선이 가득하면 '위암 냉장고' 소리를 듣기에 충분하다. 반면 신선한 채소와 과일, 요구르트, 두부·콩과 같은 음식으로 꽉 차 있으면 '항암 냉장고'가 될 수 있다. 평소 식습관이 암 발생 및 예방에 얼마나 중요한가를 잘 설명해주는 표현들이다.
 
■ 암 발병률은 음주량에 비례
한국인의 수명은 술 때문에 약 11.1개월 가량 단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술은 간질환이나 심혈관질환에도 큰 영향을 미치지만 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과음이 생활화되면 식도암, 대장암, 간암 등 각종 암에 걸릴 위험성이 크게 높아진다.
 
전체적으로 각종 암 발생률은 음주량에 비례한다. 1년 내내 습관적으로 음주를 하거나 알코올중독 수준으로 쉬지 않고 자주 마시거나 한 번에 많이 마시는 사람은 절대적으로 주의해야 한다. 이들이 췌장암과 결장암에 걸릴 위험성은 보통사람보다 배 이상, 전립선암과 대장암에 걸릴 위험성은 80% 이상 높아질 수 있다.
 
한국건강관리협회 경남지부 박철 원장은 "특히 알코올이 간에서 분해될 때 독성물질을 유발하는 항체는 남성보다 여성에 더 많다. 여성의 몸은 남성과 같은 체중이더라도 지방 비율이 높다. 마신 알코올은 지방에 축적되기 때문에 알코올이 여성의 몸에 체류하는 시간은 남성보다 더 길다. 남성과 여성이 같은 양의 술을 동일한 기간 상습적으로 마셨을 경우, 여성이 더 빨리 알코올중독 환자가 된다"고 말했다.
 
■ 흡연은 모든 암 발생 위험도 높여

담배 연기에는 62가지 발암물질이 있다. 한 해에 5만 명이 담배로 인한 폐암과 각종 질환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흡연 후 30년 정도 지나면 폐암 발생 위험도가 급격히 올라간다. 1980년대 버스 안에서도 담배를 피웠던 사회적 분위기가 지금의 폐암 사망률 1위를 낳는 원인이 됐다.
 
이밖에 흡연은 구강암, 후두암, 방광암, 위암 등 거의 모든 암 발생 위험도를 높인다. 담배를 끓고 15년 정도 지나야 비흡연자 수준으로 건강상태가 회복된다. 따라서 하루라도 빨리 담배를 끊어야 한다.
 
게다가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건강에 좋지 않은 설탕류의 당분과 지방질 음식, 술을 많이 먹는다. 또 몸에 좋은 과일·채소나 해산물 등은 적게 섭취하는 경향이 있다. 흡연에 나쁜 식습관까지 겹치면서 건강을 해칠 우려가 매우 커지게 된다. 술을 마실 때 담배를 피우고 싶고, 담배를 피우면 술을 더 마시고 싶어지는 것은 중독성 있는 물질끼리 더 끌어당기는 이른바 '점화(기폭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 스트레스 관리해야 암 예방
스트레스는 내분비계를 활성화해 신체방어 작용인 면역계에 변화를 일으킨다. 사람은 오랫동안 스트레스를 받으면 면역기능이 떨어져 보통 사람보다 암에 걸릴 확률이 높다.
 
스트레스는 복합적으로 발암 효과를 낸다. 만성 스트레스는 흡연, 과식, 음주 등 암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생활습관을 유발한다.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면역력 약화도 암 발생과 간접적인 연관성이 있다. 스트레스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면 몸의 면역기능이 현격하게 떨어지게 마련이다.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은 암을 예방하는 길이다. 스트레스는 쌓아두지 말고 그때 그때 푸는 게 상책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기간이 짧을수록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량이 감소하고, 스트레스로 인한 부작용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일상에서 스트레스를 가볍게 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자신만의 스트레스 조절법을 가지면 암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된다"면서 "기호에 맞는 취미생활을 개발하고 가벼운 운동을 하면서 에너지를 발산하거나 적극적인 의사 표현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김해뉴스 /김병찬 기자 kbc@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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