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가의 토토'를 비롯해 국내에서 이와사키 치히로의 그림을 볼 수 있는 책들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김해문화의전당에서는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문화예술체험 기회를 제공하는 '어린이미술축제'를 매년 개최하고 있다. 올해의 행사는 '이와사키 치히로 전'과 '김해기적의도서관 전시'로 윤슬미술관에서 6월 12일까지 열린다.
 
이와사키 치히로(1918~1974)는 평생 어린이를 주제로 한 그림을 그려온 작가로, 국내에서는 구로야나기 데츠코의 자전적 소설 '창가의 토토'에 수록된 그림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작가는 생후 10개월 된 아기와 12개월 된 아기를 구분하여 표현할 정도였고, 그녀가 남긴 9천400여점의 작품에는 어린이들의 온갖 모습이 담겨 있다. 수채화 물감을 이용하여 동양적 수묵화의 번지기, 농담 기법으로 그려낸 아이들은 보드라운 살결이 만져질 듯 생생하고 아름답다.
 
김해문화의전당 윤슬미술관서
치히로 미공개 작품 등 90여점 전시
오는 10월 개관 도서관 건립 과정도

젊은 시절 전쟁을 경험한 작가는 전쟁을 반대하는 강한 의지를 담아 '전 세계 어린이들 모두에게 평화와 행복을'이라는 말을 남겼다. 그림책에 대하여 남긴 말은 작가의 작품 세계를 잘 나타낸다. "경제가 나날이 성장해 온 대가로 인간은 마음의 풍요로움을 점점 잃어가고 있는 듯하다. 나는 내가 그리는 그림책 속에서 지금 일본에서 사라져가고 있는 많은 따뜻함과 아름다움을 그리고자 한다. 그것을 어린이에게 전하는 것이 내 삶의 보람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국내에 전시된 적이 없는 20점의 그림을 포함한 90여 점의 작품이 관객을 만난다. 치히로미술관과 '일본국제교류기금'에서는 한국 내 전시 계약을 3년으로 한정했다. 문화의전당 함승수(전시교육팀)씨는 "김해 전시회를 마치고 다음은 제주에서 전시회를 하는데, 그것을 끝으로 작품이 일본으로 돌아가면 언제 다시 원화를 볼 수 있을지 기약할 수 없습니다. 보기 힘든 전시회이니 꼭 보시기 바랍니다"라며 전시회의 의의를 일러준다. 일본의 그림책 발자취를 볼 수 있는 공간도 함께 마련돼 있다.
 
'김해기적의도서관 전시'는 오는 10월 개관을 앞두고 있는 도서관의 건립 과정과 의미를 알려주는 취지의 전시회이다. '기적의도서관'은 '책읽는사회문화재단'이 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2003년부터 진행해온 어린이전용도서관 건립 프로젝트이다. 순천, 제천, 진해, 서귀포, 제주, 청주, 울산 북구, 금산, 부평, 정읍으로 이어져 김해에 11번째 기적의 도서관이 생기는 것이다. 어린이도서관을 소개하는 전시회이니 만큼 전시장 입구에 요즘 인기 폭발인 '뽀로로'와 뽀로로 친구인 발명왕 꼬마여우 '에디'가 어린이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김해를 비롯해 전국 11곳 기적의도서관을 설계한 건축가는 지난 3월 타계한 고 정기용씨다. 장유면 율하리에 자리 잡은 김해기적의도서관은 정기용 건축가의 유작이다. "건축가는 건물을 설계하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설계하는 사람"이라고 말해 온 고인이 설계한 도서관은 아이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배려했다.
 
전시회에서는 고인의 철학이 담긴 도서관 건립 과정을 볼 수 있다. 전시장에는 관람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공간과 그림그리기 체험장도 마련되어 있다. 체험하는 도서관으로, 복합문화공간으로 개관하는 김해기적의도서관을 미리 만나보는 전시회이다.
 
'어린이미술축제' 전시 내용 및 단체관람 문의는 055)320-1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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