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원리 이용한 과학수사 기법 매료
국립과학연구소 목표로 화학과 진학
수학과 영어듣기는 문제집 복습 반복
모의면접과 면접캠프 통해 준비 철저

"명절 때 친척들이 모이면 대개 서로 가족 일을 자랑하죠. 우리집 자랑은 '저'였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상장을 받아오고 공부를 잘했던 제가 어머니의 자랑거리였죠. 어머니가 기뻐하는 모습에 시작했던 공부가 습관이 됐답니다. '나보다는 모두를 위한 직업을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어요. 그러다 과학수사기법 개발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김해영운고등학교를 졸업한 이미영(20) 씨는 꿈을 향한 첫 걸음을 한양대학교 화학과에서 시작하게 됐다.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던 그의 고교생활 공부비법을 들어본다.
 
■ 모든 공부는 학교에서 해결

▲ 한양대 화학과에 진학한 이미영 씨는 후배들에게 "선배나 친구의 공부법을 참고해 자신만의 비법을 개발하라"고 조언했다.
이 씨의 장래 희망은 과학수사기법 개발에 기여하는 사람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 TV 시사프로그램에서 알게 된 '미세증거'라는 단어를 통해 장래 희망을 정하게 됐다. 경찰이 미세증거를 통해 사건현장을 재구성하고 범인을 잡는 모습을 보고 그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래서 이 땅에 더이상 미제사건들이 남지 않도록 과학수사기법 개발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꾸게 됐다고 한다.
 
"미세증거를 통해 범인을 잡는 모습에 놀라기도 했지만, 과학수사가 발달하지 못했을 때 해결되지 못한 미제사건들이 남아 있다는 게 안타까웠어요. 앞으로 이런 미제사건들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겠다고 다짐했죠. 인터넷 검색을 통해 국립과학연구소 화학분석과 연구실에서 미세증거를 이용한 과학수사기법을 연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그 때부터 화학과 진학을 목표로 잡았습니다."
 
장래희망 및 진학학과를 정한 이 씨는 '모든 공부는 학교에서 해결하자'는 마음가짐으로 그날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은 쉬는 시간, 점심시간, 야간자율학습 시간을 이용해 모두 복습했다.
 
"그날 배운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그날 끝내자는 것이 저의 첫 번째 공부 원칙이었어요. 학교 시험기간에는 친구들과 오후 11시까지 학교에 남아 공부하기도 했어요. 마음이 조급할수록 공부시간과 학습량을 정해 집중하려고 노력했어요."
 
■ 수학·영어듣기 문제집 계속 반복
이 씨에게 수학은 가장 즐거운 과목이었다. 수학 공부를 할 때는 모든 잡념이 없어졌다고 한다. 그는 수학 수업을 집중해서 들은 뒤 개념서, 문제집, 수능기출문제집으로 공부를 했다. 야간자율학습시간에는 수학개념서로 개념을 완벽하게 익힌 뒤 문제집을 풀었다. 그날 공부한 개념을 문제에 하나씩 적용했다.
 
"문제집 한 권을 다 풀었다고 그냥 버리지 않았습니다. 같은 문제집을 적어도 3번 이상 다시 풀어본 뒤 문제집을 버렸어요. 수능기출문제집은 1주일에 한 번씩 1회 분량을 풀었죠. 틀린 문제는 오답공책에 옮겨 적어 10분 이상 왜 틀렸는지 고민을 한 뒤 틀린 문제와 관련된 개념을 찾아 수십 번을 외웠습니다."
 
이 씨가 성적을 올리기 가장 힘들었던 과목은 영어였다.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모의고사 3등급에 머물던 영어 성적을 올리기 위해 2학년 겨울방학 내내 영어공부만 했다. 그는 영어듣기 성적을 올리기 위해 매일 30분을 투자했다. 먼저 듣기 문제집을 펴 놓고 문제를 풀었다. 이어 문제집을 덮고 다시 듣기를 했다. 영어 문장이 완벽히 들릴 때까지 수없이 반복해서 들었다. 문장이 완벽히 들릴 때 쯤에는 들리는 문장을 받아쓰는 연습을 했다.
 
"문제집을 펴놓고 듣기를 할 때에는 답만 맞히려고 해서 제대로 듣기를 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문제집을 덮고 듣기를 해 보니 대화가 이뤄지고 있는 장소와 상황을 유추할 수 있었습니다. 겨울방학 내내 꾸준히 듣기 연습을 한 덕분에 3학년 때에는 따로 듣기에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없었답니다."
 
이 씨는 매일 영어 독해 지문 5개씩을 풀었다. 독해 지문을 다룰 때는 개당 1분 30초씩 제한시간을 정한 뒤 풀었다. 수능시험을 칠 때 시간이 모자라 쩔쩔매는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였다.
 
"영어 독해 지문 5개를 풀 때는 한 지문을 문장 단위로 끊어 읽으며 모르는 단어를 찾았습니다. 지문에서 발견한 문법과 문장 구조를 확인하면서 공부했어요. 지문을 읽다 모르는 단어는 단어장에 옮겨적고 매일 같이 외웠습니다."
 
화학과를 목표로 했던 이 씨에게는 과학탐구 과목 성적이 매우 중요했다. 그는 과학 성적을 올리기 위해 자신만의 '개념 노트'를 만들었다. 매일 수업 진도를 나간 만큼 과학 개념을 정리해 공책에 옮겨 적었다. 교과서에 없는 개념들은 인터넷 검색이나 문제집을 통해 일일이 찾아가며 정리했다.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들은 표와 그림을 그려 한 눈에 볼 수 있게 정리했다.
 
"매일 조금씩 과학 개념을 정리하다 보니 한 학기가 끝날 때쯤에는 개념노트를 완성하게 됐습니다. 1, 2학년 때 정리한 개념노트를 수능 때까지 들고 다니며 공부했지요. 사회나 과학 공부를 하는 후배에게 추천하는 공부비법이랍니다."
 
■ 친구들과 함께 모의면접 훈련
이 씨는 면접을 앞두고 목표하는 대학, 학과가 같은 친구 3~4명과 함께 면접 훈련을 했다. 예상 질문을 준비해 모의면접을 실시하며 서로의 부족한 점을 확인했다. 때로는 면접 모습을 동영상으로 녹화해 표정이나 말투를 고쳤다. 또 여러 대학교에서 실시하는 모의면접과 경남도에서 주최하는 면접캠프에 참가하기도 했다.
 
이 씨는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자신만의 공부 비법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흔히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하잖아요. 제 공부  비법과 합격 비결은 선배나 친구, 교사들의 조언과 공부법을 하나씩 따라하고 적용하면서 찾아낸 비법입니다. 후배들도 여러 공부법을 적용해가면서 자신만의 공부 비법을 만들어 가세요."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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