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의 매력이야 두말 하면 입 아프다. 우선 타는 것만으로 운동이 되니, 건강관리를 즐겁게 할 수 있고, 이동수단임에도 불구하고 유지비가 거의 안 든다. 자전거 예찬론자들에게 자전거는 '느림의 미학'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자신의 힘으로 페달을 돌려가며 천천히 둘러보는 주변 환경은 평소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기 때문.

이런 자전거 열풍에 '김해'가 빠지면 서운하다. 아침저녁 출퇴근 시간마다 자전거를 이용하는 직장인은 물론, 자전거에 장바구니를 실은 주부들의 모습도 어느새 익숙한 풍경이 됐다. 포털 사이트에 김해와 자전거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넣고 검색을 해보면, 자전거 관련 모임만 10개 넘도록 줄줄이 나올 정도. 각 카페마다 회원 수만 백 여 명이니 적게 잡아도 김해시민 중 천 여명은 자전거를 열렬히 사랑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서 잠깐.
듣다 보면 조금 화가 나는 사람도 있겠다. 자전거가 좋은 건 알지만 두 바퀴로 굴러가는 물건과 도무지 친해지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전거를 타자니 넘어질까 무섭고, 배울 기회를 넘겨버린 어른들은 타는 법을 물어 볼 곳도 없다. 아니 그 전에 이제 와서 자전거 하나 못 탄다고 고백하기도 어쩐지 쑥스럽다. 자, 고민은 날려버리자. 김해를 진정한 자전거 도시로 만드는 이유가 여기 따로 있다. 김해에는 자전거교육기관이 있다. 전국에서 거의 유일무이하다. 타는 법을 알려주는 것은 물론 자전거면허증도 발급해주고, 이색 자전거 대여도 해준다. 주인공은 '김해자전거교육장'.
 
이 교육장에 가능한 활동들이 다양하다. 누구나 맘만 먹으면 활용이 가능하다. 장소는 봉황동 김해도서관 바로 옆. 문의 /055)330-6813.


▶주부 자전거 교실

아줌마는 억울하다. 자전거 좋은 거야 누가 모를까. 씽씽 페달을 밟고 다니는 사람들은 볼 때마다, 출퇴근길은 물론 귀여운 자녀를 뒤에 태우거나 장바구니를 싣고 김해시내를 자전거로 활보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몸이 안 따라 준다. 옛날엔 자전거가 그렇게 흔한 물건이 아니다 보니, 배울 기회가 없었다. 수영이나 요가라면 주민 센터에서라도 배울 텐데 자전거는 가르쳐 주는 곳도 없고 물어 볼만한 사람도 없다.

매주 월·수·금 오후 2시부터
주부자전거교실 2시간씩
프로경륜선수 직접 교육

김해자전거교육장은 주부들의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주부자전거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교육과정은 모두 4주로 매월 초 개강해 월, 수, 금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2시간씩 진행된다. 참가비는 3만원. 비싸다고는 생각하지 말자. 자전거가 공동 운영을 하고 있는 한국교통안전봉사회와 김해시자전거사랑연합회의 개인 물품이다 보니 망가지거나 분실할 경우를 대비한 기본비용이다. 여기에 전 과정을 개근으로 수료하면, 이마저도 3만원 상당의 헬멧으로 돌려준다고 하니 과감한 투자를 해볼 때다. 강사는 모두 5명. 자전거교육사 4명과 프로경륜선수 이동기씨가 페달에 발을 올려놓는 순간부터 산악자전거를 자유자재로 타는 수준까지 꼼꼼한 전담강의를 한다.

이론교육을 맡고 있는 남임숙 부장에 따르면 자전거 타기에 성공하는 비율은 90%정도. 그나마도 개인 사정으로 수업을 끝까지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수업만 꼼꼼히 들으면 9일차 정도엔 산악자전거를 타는 수준까지 다다를 수 있다. 말이 주부 교실이지 성인이면 누구나 신청 가능하다. 지난 학기엔 최고령 학생인 70대 허영중 할아버지가 자전거 타기에 성공하기도 했다. "한 살 더 먹으면 그만큼 배우기가 더 어려워집니다." 요즘 자전거 타기에 푹 빠진 허 할아버지의 말이다. 자전거 대수가 부족한 관계로 한 반에 15명 정도의 학생밖에 받지 못한다고 하니 서두르자. 전화 또는 방문 접수하면 된다. 문의 055)333-4115.
 

▶청소년 자전거 교실

"아니 넌 누굴 닮아 자전거 하나 못 타는 거야?" 자녀를 제 손으로 가르치는 것은 무한한 인내를 요구한다. 자전거라고 예외일까. 바퀴 위에 올라타서 중심을 못 잡고 무섭다고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를 보면 자신도 모르게 울화통이 터진다. 괜히 자녀와 얼굴 붉히지 말고 교육은 전문가의 손에 맡기자. 김해자전거교육장에선 초등학교 4학년부터 중학교2학년까지 학생을 대상으로 한 달에 4시간 과정으로 단기속성 자전거교육을 실시한다. 비용은 전액 무료다.

놀토엔 학생 상대 속성반 운영
초등 4~6학년엔 면허증 발급

교육은 주로 노는 토요일을 이용해 진행되는데, 아이들은 습득 속도가 빨라 하루 2시간이면 대부분 타는 법을 모두 익힌다. 일요일은 주로 산악자전거를 이용한 주행에 나설 정도. 여기에 철저한 안전교육은 덤이다. 자전거는 사실 부주의할 경우 자칫 사망 사고까지 당할 수 있는 만큼 안전의식이 필요한 분야다. 한 가지 팁을 주자면, 지난달 시작한 청소년자전거 교실은 아직 신청자가 많이 없어 강사 2명이 학생 1명을 지도하고 있는 상태. 개인강습보다 더 심도 있는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다.
 

▶자전거면허증 발급

자전거교육장에선 초등학교 4~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자전거면허증을 발급해주고 있다. 법적 효력은 없지만 자격시험의 수준을 만만하게 봤다간 큰 코 다친다. 한국어린이 안전재단이 출제한 20개 문항의 이론시험을 합격한 뒤, 해반천에 마련된 주행코스에서 진행되는 실기시험도 통과해야 한다. 안전교육도 물론 들어야 한다. 이후 면허증은 이색자전거 대여 시 신분증으로 활용도 가능하다.
 
접수는 김해자전거교육장을 방문해서 접수하거나 각 초등학교 교통안전 담당교사를 통하면 된다. 이번 해 남아 있는 시험일은 5월 28일, 6월 25일, 9월 24일, 10월 22일이다. 참고로 6월 시험까지는 안전모자를 증정하고 있으니 관심있는 사람은 서두르는 게 좋겠다.
 

▶이색 자전거 체험

그냥 자전거가 지루하다면 운전대가 달린 자전거나 4인용 자전거 등을 타보는 것은 어떨까. 김해자전거교육장에선 매주 일요일마다 무료로 아동용 이색자전거를 대여해주고 있다. 평일엔 어린이집과 유치원을 대상으로 개방되니 단체 신청도 가능하다. 1회 이용인원은 50명 내외로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사용예약을 받는다. 체험 참가자에 한해 헬멧 쓰는 법부터 무료 안전교육도 진행되니, 자녀에게 재미와 배움을 함께 주는 기회를 가져보자.


Tip. 안전하게 타는 법 ─────────

지난 2010년부터 자전거를 안전하게 이용하기 위한 자전거이용활성화법이 시행됐다. 자전거를 탈 때도 안전의식이 필수가 됐다는 뜻. 남 부장은 간단하지만 꼭 지켜야 할 주의사항을 전달한다.

▶헬멧을 반드시 착용한다.
▶자전거 본체에 전조등과 반사체를 달아야 한다.
▶브레이크 점검을 자주 한다.
▶수신호를 배운다.
▶자전거 도로를 사용하고, 보행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 한다.
▶야간에는 밝은색 옷을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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