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창립 남녀 회원 45명 가입
 월~금 밤 10시~새벽 2시 집중활동
 우범지대·범죄취약지대 순찰·계도
"지역 주민들 자율적 참여 기대"

"내외동은 김해 최고의 상업지역이면서 번화가잖아요. 그만큼 방범대의 눈이 가고 손이 가야 하는 곳이 많습니다. 30년 동안 대원들이 한마음으로 봉사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내외동은 김해에서 밤이 가장 밝은 곳 중의 하나다. 늦은 시간까지 유동 인구가 많다보니 사고가 생길 수밖에 없는 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내외동자율방범대는 이런 내외동의 밤을 30년 이상 지켜왔다.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에는 경남지방경찰청으로부터 '2014 베스트 파트너 자율방범대'로 선정되기도 했다.
 
내외동자율방범대가 생긴 것은 1984년이다. 처음에는 내동과 외동에서 따로 방범활동을 벌이다 2010년 내외동자율방범대로 통합했다. 과거에는 대원 수가 70명을 넘기도 했지만 지금은 다소 줄어 여성대원 10명 등 45명이 활동한다. 대원들의 연령은 30~60대로 다양하다.
 

▲ 내외동자율방범대 대원들이 자율방범대 사무실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있다.

내외동자율방범대는 남성대원들을 중심으로 5개 팀으로 나눠 월~금에 각각 방범활동을 벌인다. 활동시간은 보통 밤 10시~새벽 2시이다. 짧게는 4시간에서 길게는 6시간까지 이어진다. 대원들은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 방범대 활동을 펼치느라면 피곤할 법도 하지만 내외동을 지키기 위해 서로서로 힘을 북돋우며 각오를 다진다고 한다.
 
내외동자율방범대는 차량 2대를 이용해 내외동 구석구석의 우범지대나 범죄 취약지대를 찾아 순찰을 돈다. 특히 공원에는 담배를 피우거나 애정행각을 벌이는 청소년들이 많아 집중적으로 계도활동을 벌인다. 술에 취해 길가에 쓰러져 있는 행인을 집까지 태워주는 일도 허다하다.
 
김대진(49) 방범대장은 "술에 취해 길에 쓰러져 있는 여성들은 특히 범죄에 취약하다. 이럴 경우 여성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여성을 집까지 데려다준다. 지난해에는 만취한 사람을 차에 태워 안전하게 귀가시켜 줬더니 며칠 뒤 방범대 초소로 고맙다는 글과 함께 선물이 오기도 했다"며 뿌듯해 했다.
 
김대진 대장 뿐 아니라 대원들 한 명 한 명에게는 봉사활동에 대한 자긍심이 넘쳤다. 박기숙 씨는 가끔 자녀들을 데리고 방범활동에 참가하기도 한다. 그는 "아이가 중학교 때부터 시간이 나면 친구들과 함께 방범대 활동에 따라 왔다. 청소년 계도활동을 아이에게 보여주는 것 자체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경찰들과도 어울릴 수 있는 이 활동 덕분에 더 바른 생각을 가지면서 씩씩하게 자라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원들이 오랜 시간 동안 함께 활동할 수 있었던 데에는 봉사의 보람 외에 대원들의 끈끈한 '동지애'가 큰 힘이 됐다. 이인호(41) 사무국장은 "처음에는 분위기가 좋아서 별 생각 없이 입대했다가 봉사와 동지애의 참맛을 알게 됐다"며 웃었다. 대원들은 매달 한 번 열리는 월례회에서 생일을 맞은 대원들을 축하해 준다고 한다. 지난달 월례회 때에는 생일을 맞은 대원 3명을 위해 케이크와 양말 3켤레를 준비하기도 했다.
 
만날 때마다 반가운 인사가 넘치는 봉사단체지만 갈수록 인원이 줄어 어려움도 많다고 한다. 젊은 사람들이 새로 가입을 하지 않아서다. 원래 50세 이상 대원은 고문으로 추대돼 방범 활동을 하지 않게 돼 있지만,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 50~60대의 고문들도 방범 활동에 참여한다.
 
이 때문에 김대진 대장과 이인호 사무국장이 인터뷰 내내 강조한 것은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였다. 그만큼 사람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대진 대장은 "자비를 들여 방범대를 운영하는 재정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인원 부족이 가장 심각한 문제다. 갈수록 개인주의 사회가 되다보니 봉사에 나서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 내외동에 산다면 주저하지 말고 방범대의 문을 두드리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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