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춘 통계청 김해사무소 소장.
매서운 추위가 지나가고 가는 곳마다 푸른 기운이 돋아나는 계절이 돌아왔다. 이미 벚꽃은 만개하여 하얀 꽃잎이 흩날리고, 곳곳에서는 봄을 알리는 축제 소식들이 들려온다.
 
회사로 출퇴근하면서 곳곳에 다양한 꽃들이 올망졸망하게 맺혀 있는 모습을 보면서 다시 봄이라는 것을 느낀다. 간혹 덥다며 벌써 반팔을 꺼내 입는 사람들도 보인다.
 
이렇게 따뜻한 날이 왔지만 여전히 싸늘한 바람에 옷깃을 여미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먼 고향땅을 떠나 타지인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들이다. 비단 외국인 노동자만 일컫는 게 아니라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모두를 통칭하는 이야기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예로부터 단일민족국가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외국인에 대해 배타적인 성향을 강하게 나타내는 편이었다. 하지만 세계화, 국가간 이주 등으로 단일민족국가의 의미는 이제 많이 퇴색했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2014년 5월 기준으로 전체 인구의 3.2%를 넘어섰다. 다문화사회에 완전히 진입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 문턱인 전환단계에 들어섰다고는 할 수 있다.
 
김해 시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아직 외국인들이 우리나라에 많이 살고 있다는 상황을 체감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농업, 공업 등이 공존하는 김해의 특성상 다문화사회의 현실은 이미 다른 지역보다 한 발짝 먼저 다가와 있는 게 사실이다.
 
통계청에서 제공하는 e-지방지표라는 통계 가운데 김해에 체류 중인 외국인 수가 나온다. 2010년 1만 3천968명이던 외국인 수는 2013년에는 1만 6천132명으로 3년 사이에 15.5%나 증가했다. 행정자치부에서 제공하는 지방자치단체 외국인주민 현황 통계를 살펴보면, 김해의 외국인 수는 2010년 1만 4천653명에서 2014년 2만 812명으로 4년만에 42.0%나 늘어났다.
 
김해의 인구 1천 명당 외국인 수는 2010년 27.75명에서 2013년 30.9명으로 3.15명이나 증가했다. 등록 혹은 산출 방법에 따라 통계 수치는 조금씩 달라질 수 있지만 매년 일정 규모 이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단순히 김해 시내를 돌아다녀 보기만 해도 몇 년 전에는 잘 보이지 않던 외국인들을 남녀 구분 없이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게다가 '외국인 거리'라고 부를 만한 곳도 생겨났다.
 
외국인 증가의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흔히 생각하는 농촌 총각들의 늦은 장가, 즉 국제결혼을 통해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여성들이 있다. 또 고국에 있는 가족의 생계를 위해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도 있다. 이 외에도 교육, 단순 거주 등 여러 가지 다른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외국인 수가 늘어날수록 다양한 문화 차이로 인한 문제가 발생하거나, 범죄나 외국인 차별화 등의 사회 문제가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단일민족국가라는 오래된 관념 때문에 사회통합을 위한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지금은 많이 융합됐고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인 느낌이나 차별이 많이 완화됐다고 하지만, 아직도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김해에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이주민지원센터 등도 운영되고 있다. 또 김해시에서는 한글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 여러 방면으로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학교에서도 어릴 때부터 편견을 갖지 않도록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련활동 등 여러 가지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다문화가족이 사회의 한 부분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이제 와서 다시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 새삼스럽다.
 
하지만 아직도 외국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남아 있다는 현실을 고려할 때 시민들이 그들을 받아주고 반겨줄 수 있는 마음가짐을 갖도록 더 노력하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이제는 '우리'라는 울타리 안에 '그들'도 포함되도록 노력해야 할 때이다.

김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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