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여름 어느날이 떠올랐다. 그 날 장인이 돌아가신 지 1년이 지나 가족이 모였다. 장인의 제사를 지내던 중 눈물을 닦아내는 가족들을 보며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이 쉽게 잦아드는 건 아니다'는 생각을 했다. 제사를 지내고 헤어질 때에는 다들 얼굴이 조금이나마 편해져 건네는 인사에 웃음이 섞이기도 했다.
우리는 장인을 그리워하면서도, 때로는 웃음을 지으며 1년을 보냈다. 그러나 사랑하는 아들과 딸, 혹은 아내와 부모 등 가족을 잃은 이들의 1년은 조각웃음도 비집고 들 틈이 없다.
우리 가족의 슬픔이 그들보다 덜하기 때문에 우린 웃을 수 있고, 그들은 웃을 수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왜 그들은 여전히 울고 있을까. 아마 온전하게 슬퍼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 슬퍼해야 할 시간에 분노해야 할 일들이 더 많았기에 제대로 슬퍼하지 못해 남은 슬픔을 안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그들이 온전히 슬퍼만 할 수 있도록 그들이 묻는 물음들에 대한 대답을 고민해야 한다. 그래야 그들도 웃을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
김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