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하천교·낙동대교보다 20m정도 낮아
다른 공구서 흙 실어와 성토작업 탓
날림먼지 피해와 교통사고 위험 시달려


대동면 11개 마을 주민들이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김해휴게소 공사현장을 오가는 대형 덤프트럭들 때문에 소음과 비산(날림)먼지 피해, 교통사고 위험 등에 시달리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호소하고 있다.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사업단은 2011년부터 대동면 대감리~부산시 북구 금곡동의 2.56㎞ 구간에서 왕복 4차로 운하천교와 낙동대교 건설 공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부터는 운하천교와 낙동대교 사이에서 김해휴게소 공사가 시작됐다. 김해휴게소 부지는 두 교량보다 20m 정도 낮아 흙을 쌓는 성토 작업을 해야 한다. 올해까지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4~6공구와 9공구에서 나온 흙 160만㎥가 성토 작업에 사용된다. 현재 공사 진행률은 40%에 이른다.

▲ 대동면 월촌리 평촌마을 앞 도로에서 덤프트럭 한 대가 한 노인 옆을 빠르게 달리고 있다.

4~6공구에서 나온 흙은 김해 상동면을 지나 대동면 덕산리 덕산마을, 월촌리 월촌마을과 평촌마을 앞 등 약 18㎞ 구간을 지난다. 9공구에서 나온 흙은 부산시 북구 금곡동, 화명동, 대동화명대교를 거쳐 대동면 초정리 안막3구, 조눌리 하사마을 앞 등 약 13㎞ 구간을 지나 공사현장으로 운반된다. 덤프트럭들이 지나는 대동면의 마을은 모두 11곳에 이른다. 흙을 실은 덤프트럭들이 지나가는 대동면 각 마을의 주민들은 덤프트럭이 일으키는 소음과 비산먼지, 진동 때문에 고통을 겪고 있다.

실제로 지난 24일 초정리 안막3구~월촌리 월촌마을의 약 5㎞ 구간 도로에서는 덤프트럭들이 수시로 속도를 내며 마을 앞을 내달리고 있었다. 인도가 없는 도로에서는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유모차에 의지한 채 힘든 걸음을 내딛고 있었다. 그는 덤프트럭이 달려오자 발걸음을 멈추고 길가에 서 있다가 덤프트럭이 완전히 지나간 뒤 다시 발걸음을 뗐다.

조눌리 조눌마을과 월촌리 월촌마을의 경우 마을회관이 도로와 인접해 있어 오가는 주민들이 교통사고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돼 있다. 조눌마을 주민 박 모(76·여) 씨는 "이 도로를 통해서 집으로 갈 때는 몇 번이고 뒤를 돌아보며 덤프트럭이 오나 안 오나 살펴본다. 커다란 차들이 마을 앞을 지나다 보니 교통사고가 날까 봐 겁이 난다"고 말했다.

초정리 안막 3구~월촌리 월촌마을의 5㎞ 도로 양 옆에는 수십 채의 단독주택과 비닐하우스가 자리 잡고 있다. 도로 인근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덤프트럭의 진동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비닐하우스 농민들은 덤프트럭에서 나는 비산먼지가 비닐하우스에 들러붙는 탓에 농작물 성장이 느려진다고 주장한다.

월촌마을 주민 최 모(67·여) 씨는 "덤프트럭이 지나갈 때마다 집이 크게 흔들리는데, 이러다 집이 무너지지나 않을까 걱정이 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비닐하우스에서 꽃을 재배하는 조 모(71) 씨는 "다음달 8일 어버이날에 맞춰 카네이션을 키워내야 꽃을 다 팔 수 있다. 그런데 비산먼지가 비닐하우스에 들러붙으면서 햇빛이 굴절돼 채광량이 줄어들었다. 꽃 이 피는 속도가 더뎌지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인부 2명을 사서 비닐하우스 물청소를 했다"고 하소연했다.

대동면 이장단 관계자는 "김해휴게소의 성토작업 탓에 주민들의 민원이 계속되고 있다. 피해를 입고 있는 대동면의 11개 마을 이장들이 모여 시공사 측에 피해 대책 마련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시공사 관계자는 "덤프트럭 운전자들에게 시속 20㎞ 이하로 천천히 운전하라고 주기적으로 교육을 하고 있다. 일부 운전자들이 잘 지키지 않는 경우가 있다"면서 "덤프트럭 운행 노선 주변 가옥에 대한 균열조사를 실시해 피해 여부를 파악했다. 살수차 3대를 동원해 비산먼지 피해를 줄이고자 노력하고 있다. 주민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하겠다. 앞으로 덤프트럭 통행으로 인한 피해가 명확해질 경우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