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초 개관해 3년째 운영 '새내기'
다락방·작은 무대 등 공간 활용도 높아
다양한 강좌·체험활동도 꾸준히 개발

한국작은도서관은 외동 한국2차아파트 관리동 지하에 있다. 도서관 입구에는 관리동에 온 주민들이 쉬었다 가라고 마련해둔 탁자와 의자가 있다. 도서관에 드나드는 어린이들의 안전을 위한 폐쇄회로TV(CCTV)도 설치돼 있다.
 
도서관에 들어서니 가방 보관대가 먼저 보인다. 학교를 마친 어린이들이 바로 도서관에 와서 책을 읽다가 학원으로 갈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어머니들과 어린이들이 도서관을 믿고 집처럼 편하게 이용한다는 걸 설명해 준다. 직장생활을 하는 어머니들은 도서관이 있어 안심하고 어린이들을 맡길 수 있다며 도서관을 신뢰한다.
 
"한국2차아파트는 2천250세대 규모로 김해 최대의 아파트 단지이죠. 도서관도 제일 큽니다. 60평이에요." 박선미 관장의 설명이다. <김해뉴스>가 다녀온 작은도서관 중 가장 넓다. 서가와 열람석을 배치한 넓은 1층에는 도서관에서 여는 강좌나 소모임을 진행할 수 있는 강의실이 따로 있다.
 
1층 안쪽에는 숨어서 책 읽기 좋은 방이 있다. 조용한 곳에 콕 틀어 박혀 책을 읽고 싶은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이다. 제법 넓다. 나무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또 널찍한 다락방이 나온다. 도서관 공간들이 모두 넓으니 어린이들은 저마다 좋아하는 자리에서 책을 읽을 수 있다.
 
도서관 한쪽에는 금방 아동극이나 동화구연을 해도 좋을 것 같은 작은 무대도 있다. 실제로 도서관에서 하는 행사의 무대로도 활용된다. 벽에는 어린이들에게 친근한 동물 캐릭터가 그려져 있다. 평소에 어린이들이 책을 들고 무대 앞의 푹신한 소파 계단에 앉아 책을 읽는 자리도 된다. 
 

▲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간을 적절히 배치한 한국작은도서관의 실내 전경.

한국작은도서관은 2012년 2월 개관했다. 김해시가 작은도서관 건립사업을 할 때 가장 늦게 개관한 막내도서관이다. 당시 입주자대표회 서은정 대표, 서순자 부녀회장 등 입주민들은 도서관 개관을 차근차근 준비했다. 운영을 어떻게 할 것인지 체계적으로 의논하고 입주민들의 서명도 받았다. 현재 입주자대표회 김천전 대표와 조장용 관리사무소 소장은 도서관 관리와 운영을 적극적으로 도와준다.
 
아파트 단지 안에는 어린이집만 13곳이 있다. 근처에는 국제유치원, 봉명초등학교, 봉명중학고, 경원고등학교가 있다. 그래서 아파트 어린이들뿐 아니라 인근 지역 어린이와 학생들까지 도서관을 즐겨 찾는다. 한국작은도서관이 넓고 깨끗하고 시설이 좋은 도서관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박선미 관장은 도서관 개관 초기에 운영위원으로 활동했다. 1대 사재석 관장, 2대 윤성희 관장에 이어 3대 관장이다. 박 관장은 봉명초등학교 어머니합창단 회장도 맡고 있다. 그는 "도서관에서는 다양한 강좌와 체험활동을 꾸준히 진행한다. 어린이날과 크리스마스 때에는 어린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한다. 그날은 아파트 잔치나 다름없다. 입주민 자녀는 물론이고 인근 주민의 자녀들도 도서관을 무척 좋아한다. 아이들이 다양한 프로그램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우수한 프로그램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아이들이 즐겨 찾는 공간이라 한 달에 한 번씩 대청소를 한다. 운영위원, 사서들이 모두 엄마의 마음으로 위생관리에서 도서관 운영까지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작은도서관에는 서순자, 한소영, 양은화, 천유정, 윤성희, 김선교, 박경자, 심은경, 송경숙, 김예리, 손순덕, 박비주, 홍정순, 정영선 씨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순자 위원은 부녀회장을 3년째 맡고 있으며, 아파트는 물론 지역사회에서도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도서관이 있으니까 언제든지 책을 가까이할 수 있어 아이들의 정서 안정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말을 어머니들에게서 자주 듣고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은 "아이들이 집에서 '심심한데 도서관에 가서 놀다 와도 돼요'라는 말을 한다고 한다. 아이들이 도서관을 얼마나 친숙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이야기이다. 우리 아이도 집보다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책 읽는 걸 더 좋아한다"며 미소지었다.
 
양은화 위원은 "작은도서관이 생기기 전에는 김해도서관 등 다른 공공도서관까지 가야 했다. 지금은 도서대출이나 다양한 강좌프로그램을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천유정 위원은 도서관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외부 공모 프로그램 기획을 맡고 있다. 그는 "어린이, 청소년 독서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 업무와 봉사를 수년째 하고 있다. 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엄마의 마음으로 아이들이 행복한 도서관을 만들어갑니다." 한국작은도서관의 일부 운영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김진영 사서는 "집을 서재로 꾸미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도서관에서 일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도서관에 처음 왔을 때는 좀 산만하게 굴던 아이들이 어느새 도서관에 익숙해져 차분하게 책을 읽고, 의젓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면 보람이 느껴진다"며 "도서관 문을 닫을 때까지 책을 읽다가 함께 퇴근하는 아이들도 있다"며 웃었다. 그는 "도서관에 오는 아이들을 보살펴줄 때는 어린이집 교사가 된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며 "할머니들이 '우리 손주들 잘 챙겨줘서 고맙다'며 달걀도 삶아 가져다주고 커피도 갖다 준다. 그럴 때면 '한가족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운영위원들은 "입주자대표회, 부녀회, 관리사무소, 그리고 도서관의 전 운영위원과 관장, 사서까지 '내 아이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을 위한 도서관'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그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들은 바로 입주민들이다. 취재를 하러 갔을 때 마침 큰 책 상자가 와 있었다. 한 입주민이 거의 새 책이나 다름없는 전집을 기증한 것이다. 한국작은도서관에 오는 모든 어린이에게 주는 선물이었다.  

김해뉴스 /박현주 기자 phj@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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