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산복지관과 협약 2년 연속 활동
4~6학년 어린이 단원 30명 구성
할머니·할아버지 집마다 반찬 배달
전교생 '나눔 참여 활동'도 개최

지난달 21일 구산동 구산종합사회복지관 앞. '희망날개봉사단'이라고 적힌 녹색 조끼를 입은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양손에 가방을 들고 있다.
 
3명씩 조를 이룬 어린이들은 입으로 뭔가 중얼중얼 외우며 인근 김해구산주공아파트로 발걸음을 옮긴다. 어린이들은 아파트를 올라가 어느 집 앞에 서더니 복도가 울릴 정도로 큰 소리를 외치며 초인종을 힘껏 누른다. "안녕하세요. 희망날개봉사단입니다. 반찬 배달 왔습니다."
 

▲ 김해삼성초 희망날개봉사단 소속 어린이들이 할머니, 할아버지 들에게 전달할 반찬을 들고 아파트로 올라가고 있다.

어린이들의 목소리를 들은 어르신이 문을 조심스럽게 연다. 어린이들은 따뜻한 온기가 가득한 반찬이 든 가방을 건네며 "맛있게 드세요"라는 말을 잊지 않는다. 손자같은 어린이들에게서 반찬 가방을 받아든 어르신의 얼굴에도 미소가 환해진다.
 
어르신에게 반찬 가방을 전달한 어린이들은 김해삼성초등학교(교장 이동배) 희망날개봉사단 단원들이다. 희망날개봉사단은 4~6학년 어린이 30명으로 구성된 봉사단체다.
 
지난달 13일 발대식을 갖고 21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희망날개봉사단은 김해삼성초 교육복지사업의 하나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째 구산종합사회복지관과 협약을 맺어 매달 두 차례 홀몸어르신들에게 반찬 배달 봉사를 하고 있다.
 
희망날개봉사단을 이끄는 배민숙 교사는 "어린이들에게 봉사의 참된 의미를 깨닫게 해 주려면 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또 어린이들이 봉사활동을 하려고 해도 여건이 맞지 않았다. 그래서 구산종합복지관과 협약을 맺어 어린이들이 꾸준히 참여할 수 있는 봉사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봉사단 단원들은 모집 공고를 통해 자발적으로 지원한 어린이들이다. 봉사단 선발 경쟁률이 4 대 1이 될 정도로 어린이들의 참여도가 높았다"며 웃었다.
 
반찬 배달을 마친 희망날개봉사단 단원들의 이마에는 어느새 구슬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 어린이들은 처음이라 어색하고 힘들었지만 즐거웠다며 미소를 지었다.
 
조수현(4학년) 양은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기보다 친할머니, 친할아버지를 돕는다는 생각으로 봉사단에 참여했다. 할머니, 할아버지 들의 고맙다는 말 한 마디에 힘이 난다"며 즐거워했다. 신현빈(5학년) 군은 "지난해 희망날개봉사단 활동을 했다. 그때는 처음이다 보니 실수가 많았다. 작은 도움이 할머니, 할아버지 들을 기쁘게 해드린다는 생각에 다시 지원했다. 힘들지만 할머니, 할아버지 들을 도와드릴 수 있어 즐겁다"며 웃었다.
 
희망날개봉사단은 반찬 배달에 이어 오는 7, 9, 11월에는 전교생이 참여하는 '나눔 참여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전교생에게서 라면, 쌀 등을 기부 받은 뒤 희망날개봉사단이 소외이웃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희망날개봉사단은 교내 돌봄 교실을 이용하는 1, 2학년 어린이들에게 종이접기, 책 읽기 등 재능기부 활동도 할 계획이다.
 
배 교사는 "생활 속 봉사를 통해 어린이들이 진정한 나눔의 정신을 느끼는 모습을 많이 본다. 지난해 봉사단에 참여했던 어린이들의 재참여율이 높다. 내년에도 희망날개봉사단을 꾸려 많은 어린이들이 주위 이웃을 되돌아보고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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