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덕춘 통계청 김해사무소 소장
본격적으로 작물을 심는 시기라 농민들의 손은 바쁘기만 하다. 논에는 벼를 심기 위해 물을 대거나 모종을 옮겨 놓았고, 밭에서는 고추·감자·참깨 등 여러 가지 작물을 심기 위해 분주하다. 예전에는 이맘때쯤이면 온가족이 합심하여 밭을 갈고 파종을 하고 소가 튼튼하도록 여물을 먹이는 등 농사를 위한 준비가 한창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이런 농민들의 구슬땀 흘리는 장면들을 보려면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나가야 한다. 이것이 이른바 '도시화'라는 것인가 보다.
 
이제는 김해도 '도시'라고 부르는 것이 당연해졌다. 시내에는 번듯한 아파트와 상업시설, 대형마트 등이 있고 인근 지역에는 재개발 공사현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실제로 통계청에서 조사한 경지면적 조사결과를 보면, 2005년 약 182만 4천ha였던 전국 경지면적은 2014년 약 169만 1천ha로 9년만에 약 7.29% 줄었다. 김해의 경우 2005년 1만 161ha에서 2014년 8천501ha로 9년 동안 약 16.34% 줄었다. 전국 평균보다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면적이 더 많이 감소한 것이다. 특히 논 면적의 경우, 같은 기간에 1천729천ha(23.57%) 감소해 전국 감소치(17만 1천196ha·15.50%)보다 감소율이 높았다. 김해의 밭 면적은 10년 전에 비해 2.44% 소량 증가했지만 이는 논의 수익성이 떨어져 밭으로 전환한 논이 많다는 점, 하천 부지를 메우거나 임야지역을 밀어 밭으로 활용한 데가 많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그럼 감소한 농지들은 어디에 주로 쓰였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긴다. 이를 위해 이번에는 국토교통부에서 제공하는 행정구역별·지목별 국토 이용현황을 살펴보자. 코시스(KOSIS) 홈페이지에는 통계청 이외의 자료도 검색하여 볼 수 있다.
 
2009~2013년 국토교통부 자료를 살펴보면, 김해의 총 면적은 약 4억 6천330만㎡로 5년 동안 전체 면적에 큰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밭은 5년간 약 246만㎡, 논은 약 551만㎡가 감소했다. 반면, 공장용지는 345만㎡, 도로는 약 237만㎡가 늘었다. 이 외에도 학교용지, 주차장, 종교용지 등 생활과 관련한 면적이 크게 증가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구 수를 보아도 2005년 주민등록인구 기준 44만 3천17명에서 2014년 52만 7천240명으로 19.01%나 증가했다. 김해의 인구 변화에 대해 더 언급하자면 2005년 이후 김해로의 전입률은 평균 19.3%인데 비해 전출률은 17.9%에 그쳤다. 결국 인구 유입률이 평균 1.4%포인트 더 높아 김해 인구 증가에 일조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김해가 도시화됐다는 사실은 도시 일반현황에서도 나타난다. e-나라지표 중 도시지역 인구비율이라는 게 있다. '도시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비율을 뜻하는 것으로 특정도시의 도시화 진행 추이를 알 수 있는 지표이다. 여기에는 용도지역 기준, 행정구역 기준의 2가지 자료가 존재한다. 용도지역 기준은 주거·상업·공업 등 국토교통부에서 '도시지역'이라고 지정한 지역을 말한다. 농림, 자연환경보건지역 등 비도시지역은 제외된다. 행정구역 기준은 행정구역상 '읍' 이상의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를 말한다. 흥미로운 것은 용도지역 인구 기준으로 살펴보면 김해의 2005~2013년 도시지역 인구비율은 평균 92.78%로 크게 차이가 없다. 하지만 행정구역 인구기준으로 보면 인구비율은 2012년 67.00%에서 2013년 93.00%로 급격히 상승했다. 이는 아마 장유면의 동 승격으로 인한 농촌 인구 집계치의 감소가 원인이었을 것으로 파악된다. 이로 인해 김해는 완연한 '도시'가 되었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김해의 도시화에 대해 비판할 생각은 없다. 어느 것이나 장·단점은 있는 것이고, 확실히 예전보다 '살기 좋아졌다'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단지 김해가 이렇게 변화해 있다는 사실이, 그리고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우려도 된다. 경지 감소로 인한 먹거리 걱정과 도시화로 인한 문제들이 이제는 자연스레 따라오지 않을까. 앞으로는 김해도 다른 광역시들이 가지고 있는 도시화로 인한 문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을 미리 생각해 놓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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