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둘째주 수요일 열기로 자매결연
지난 13일 '보릿고개 특별전' 등 다채

"농약도 안 치고 건강하게 키운 겁니다. 데쳐 먹어도 되고 볶아 먹어도 되고, 맛있습니다."

지난 13일 북부동 수리공원에서 '생림면-북부동 직거래 장터'가 열렸다. 농민들이 차린 간이탁자 위에는 흙에서 갓 캐낸 듯한 부추와 열무, 상추, 미나리, 파프리카, 딸기, 블루베리 등 채소, 과일 들이 가득했다. 싱싱하고 값싼 농산물들은 지나가는 주민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생림면과 북부동은 지난 2월 자매결연을 맺고 매월 둘째 주 수요일에 농산물 직거래 장터를 열기로 했다. 북부동 주민들에게는 신선한 농산물을 좋은 가격에 공급하고, 생림면 농민들은 농가소득을 얻을 수 있는 '윈-윈 전략'이었다. 또 거리상으로는 가깝지만 왕래가 없는 도시와 농촌을 잇는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생림면에서는 직거래 장터를 열기 1주일 전에 북부동 통장들에게 장터 농작물 품목을 보내 북부동 주민들의 방문을 당부한다. 

▲ 북부동 주민들이 지난 13일 수리공원에서 열린 생림면-북부동 직거래 장터에 나가 음식을 맛보고 있다.

장터에서 만난 생림면 농민들과 북부동 주민들의 표정은 밝았다. 농민들은 자신이 키운 농산물에 대한 자신감이 넘쳤다. 부추, 열무, 돌냉이를 팔던 한 농민은 "장터를 연 지 한 시간 반 만에 물건이 거의 다 팔렸다"며 싱글벙글 했다. 그는 "정성껏 농사를 지어서 가족들도 먹고 장터에서 팔기도 한다. 대량으로 생산하는 작물이 아니기 때문에 농약을 치지 않고 친환경으로 재배한다"고 말했다. 다른 농민 김석희(64) 씨는 "장터를 연다고 해서 나물을 캐서 손질을 해 왔다. 믿을 수 있는 농산물이다. 더 많은 주민들이 장터를 찾아줬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장터를 찾은 북부동 주민들도 신이 나기는 마찬가지였다. 1천 원짜리 두 장에도 푸릇푸릇한 채소가 봉지에 가득 찼다. 주민 최경란(55) 씨는 "대형매장에 비해 저렴하다. 직거래여서 싱싱하다. 철에 따라, 지역에 따라 작물이 다르다. 다음달에는 또 뭐가 나올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대형매장의 정확한 무게 달기와 딱 끊어지는 계산과 달리 장터에서는 두루뭉술하면서도 기분 좋은 정과 덤이 넘쳐났다. 시식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다. 조금은 생소한 농작물인 삼채와 히카마를 가져 온 농민은 말린 히카마, 삼채 무침으로 홍보를 했다. 제철을 맞은 생림면 딸기와 블루베리를 맛보던 북부동 주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한 상자를 구입했다.

주민 김귀자(55) 씨는 "대형매장에서는 시식코너가 아니면 맛을 보기 어렵다. 장터에서는 다 조금씩 먹어 보고 살 수 있어서 좋다. 농민들이 직접 만들어 온 장아찌와 과일을 맛보고 구입했다"고 말했다.

장터 한편에는 옛날 보릿고개 때 먹던 피죽, 미숫가루, 고구마밥과 당시의 사진들을 전시하는 '보릿고개 특별전'이 열렸다. 주민들이 물건만 사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마련한 행사었다. 다른 쪽에서는 '찾아가는 작은 보건소' 행사가 진행됐다. 김해시보건소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혈압·혈당을 측정해주고 대사증후군 관리와 금연 상담 등을 했다. 주민 김귀자 씨는 "장터에 주민들의 눈을 사로잡는 좋은 아이디어가 넘친다. 장만 보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만남의 장이 형성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성연 생림면장은 "생림면 농가들의 소득을 높이면서 시민들에게 신선한 농작물을 제공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직거래장터를 시작했다. 중간 유통구조 없이 재배한 사람이 직접 물건을 팔기 때문에 싸고 믿을 수 있다. 도시와 농촌이 상생하는 좋은 사례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생림면-북부동 직거래장터는 다음달부터는 여름철을 맞아 오후 4~7시에 운영된다. 6월에는 감자 수확철을 맞아 생림면에서 생산되는 고품질의 수미감자 특별전이 열린다. 

김해뉴스 /조나리 기자  nari@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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