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시의 긴축재정으로 존폐위기에 몰린 '김해FC'가 선수 스카우트 문제로 감독과 선수 간 불화가 불거지는 등 내홍에 빠졌다.
지난 2008년 창단된 김해시청축구단(이하 김해FC)이 최근 존폐 위기 논란을 부른 데 이어, 선수 선발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는 등 내홍에 휩싸였다.
 
당초 김해시는 재정 상황을 이유로 들어 축구단을 해체하기로 했으나, 시민 여론조사 결과 축구단 유지를 희망하는 의견이 많아 축구단 운영을 1년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축구단 해체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자 시는 시민 5천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 응답자의 90%가 축구단 유지를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일단 내년까지 축구단을 계속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김해시의회는 지난달 29일 내년도 예산안을 심사하면서 축구단 운영비로 올해보다 2억 원이 삭감된 21억원을 배정했다. 지역에서는 이를 두고 겉으로는 예산절감을 위해서라지만, 속으로는 성적부진에 따른 예산삭감이란 해석이 나왔다. 김해FC의 올해 성적은 전체 내셔널리그 15개 팀 가운데 하위권인 11위로, 지난해의 '전기 우승에 이은 통합 준우승'이란 성적과는 확연하게 대비되는 양상을 나타냈다.
 
이처럼 팀이 존폐기로에 처하자 김해FC 김봉한 감독은 올 연말로 계약이 종료되는 선수들을 대신할 신인선수들을 대거 스카우트하는 등 소속 선수들의 대폭적인 물갈이를 통해 팀정비에 나섰다. 전체 26명의 선수 가운데 계약기간이 만료된 16명을 전원 교체하기로 한 것이다. 이들은 기량이 떨어지거나 부상으로 장기간 경기 출전이 어려운 선수들로, 사실상 '방출'이나 다름없다.
 
김 감독은 "계약기간이 만료된 선수들의 경우 재계약을 하지 않으면 어차피 방출할 수밖에 없다"면서 "팀의 존립기반 자체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가만히 두고 볼 수만은 없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지난 3월 부임한 김 감독으로서는 전임 감독이 뽑아놓은 선수들과 제대로 호흡 한번 맞춰 보지 못한 채 성적 부진의 멍에를 뒤집어쓴 것이어서, 내년 시즌을 앞두고 자신의 색깔을 내기 위해선 대대적인 선수 물갈이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부 선수들은 김 감독의 선수 선발과정에 의혹을 제기하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김 감독이 신인선수들을 스카우트하는 과정에서 공개 테스트 없이 임의대로 선수를 선발한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실력이 검증되지 않은 선수들을 채용함으로써 김해FC의 전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김 감독의 팀 운영 방식과 관련해서도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있다. 이번에 팀과 재계약을 하지 못한 A선수는 "(감독이)전술훈련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슬라이딩 훈련을 지시해 부상을 당했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나가라고 하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해FC를 관리하는 김해시 체육관계자는 "축구단 해체 문제는 시의 열악한 재정 상태를 감안한 것일 뿐 성적부진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내년에 시민들의 호응이 좋으면 계속 축구단이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선수 선발권은 전적으로 감독의 고유 권한이며, 프로팀이나 실업팀 모두 공개 테스트 대신 스카우트하는 것이 관례라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운영비 삭감에다 선수 스카우트를 둘러싼 감독과 선수들간 불화까지 겹쳐 당분간 김해FC는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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