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정 새누리당 시의원
도시개발구역 지정 부적합·불가 판정 불구
김 시장이 '서민임대주택' 먼저 제안
적자 운운하며 태광 대변자 노릇

김해시
부지 조성 부분에서 60억원 손해 추정
입지 문제는 법적 검토대상 해당 안돼
북부생활권 균형발전 위해 개발 꼭 필요

태광실업(명예회장 박연차)이 추진 중인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구역 지정 문제와 관련해 특혜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김해시가 행정절차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만간 환경영향평가 본안이 접수되면 1~2개월 안에 지정 절차가 완료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김해시의회에서는 일부 시의원들의 경우 태광실업의 로비에 넘어갔다는 말도 들려오고 있지만 새누리당을 중심으로 "절대 묵과하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우세한 실정이다. 지난 15~19일에 열린 제184회 임시회에서는 엄정(새누리당) 의원이 이 문제와 관련, 김홍립 도시관리국장과 치열한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김해뉴스>는 2차 본회의 석상에서 다뤄졌던 삼계나전지구 관련 회의 내용을 간략하게 추려 지상중계 한다. 향후 이 문제에 대한 평가와 관련 공무원들의 태도를 짚어보는 데 필요한 자료를 제공하려는 뜻에서다. 

▶엄정=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구역 지정에 대한 김맹곤 시장의 견해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어 이 자리에 또 섰다. 김 시장은 특혜라고 판단했기 때문에 한 번 포기했던 사업을 '임대주택' '공공의 이익 추구 차원' '도시개발구역'이라는 그럴싸한 단어의 포장지로 감싸서 은밀하게 재시도 하려는 것 아닌가.

태광실업에서 '임대아파트를 짓겠다'라고 먼저 요구하면 시에서 나중에 검토해서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다. 그런데 김 시장은 '100% 서민 임대주택 건립'이라는 방안을 먼저 제안해 공증을 받는 어처구니없는 촌극을 벌였다. 특혜이기 때문에 특혜처럼 안 보이게 하려고 이런 저급한 편법을 동원하는 것이다.

삼계나전지구의 토지 용도는 보전관리, 자연녹지, 계획관리지역이다. 종합적으로 판단해볼 때 주택지로는 불가능하다고 국정감사와 경남도 감사에서 지적하고 있다. 26개 관련 기관, 부서의 협의 내용에서도 '부적합하다' '불가하다' '보충하여야 한다'는 견해가 한두 개가 아니다.

특히 김해시 건축과의 협의 내용은 충격적이다. '사업지 주변이 산지로 둘러 싸여 있어서 골바람이 형성돼 주거지로서 입지가 부적합하다. 부산외곽순환고속도로 등에 대한 소음방지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 주변에 많은 공장들이 입지해 있어 소음, 악취 등에 시달릴 수 있다'고 돼 있다. 이런 곳에 서민 임대주택을 지어놓고 서민 복지를 위해 기여한다고 할 수 있는 것인가. 힘없는 서민은 사람이 살기 어려운 이런 부적합 부지에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는 말인가.

김 시장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받았다. 어떻게 하면 도시개발구역 지정을 하루라도 빨리 해줄까를 담당부서, 태광실업과 은밀하고도 끊임없이 연구하는 듯한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김 시장은 특혜의혹을 벗으려면 당장 행정 절차를 중단해야 한다.

김 시장은 삼계나전지구 사업에서 60억~70억 원 적자가 발생한다면서 태광실업의 대변자처럼 행동했다. 어떻게 적자가 나는지를 상세히 설명하라. 태광실업에게 적자가 나는 임대주택을 짓지 말고 부지를 시에 기부하도록 설득하라.

▲ 김해시의회 엄정(사진 오른쪽 연단) 의원과 김해시 김홍립(왼쪽) 도시관리국장이 김해시의회에서 논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제공=김해시의회

▶김홍립 도시관리국장=사업시행자가 제출한 개략사업비 분석 현황에 따르면 전체 사업비 1천120억 원 중 주택단지 조성을 위한 지출사업비는 토지매입비 399억 원, 공사비 176억 원, 조사설계비 15억 원, 각종 부담금 206억 원, 기타비용 90억 원 등 총 886억 원이다. 태광실업 소유 부지 총 19만 3천536㎡ 중 공공시설 면적을 제외한 조성부지 11만 6천121㎡를 매각하면 약 823억 원 정도의 수입이 나는 것으로 가정할 때 부지조성 부분에 한해 약 60억 원 정도의 손해가 난다. 전체 사업에 대한 실시계획 인가 때 구체적인 안이 제출되면 정확한 검토가 가능하다. 현 시점에서 구체적인 사업비 분석은 어려운 실정이다. 삼계석산 부지 기부는 토지 소유자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지 시에서 기부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건축과 협의 의견 중에 '사업지 주변이 산지로 둘러싸여 있다. 사업지 남북으로 골이 형성된 지형이어서 사업지에 골바람이 형성돼 소음, 악취 등으로 주거지로서 입지가 부족하다'는 내용의 경우 도시개발구역 지정에 따른 법적 검토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도시개발구역의 입지분석은 '도시개발법 시행령' 제2조 그리고 '도시개발업무지침' 제2장, 제3장 및 도시기본계획에 의거해 검토 및 판단할 사항이다. 골바람 형성 사항은 향후 건축심의, 환경영향평가, 경관심의 때 다뤄지므로 그 의견을 수용하겠다.

사업지구는 북측 부산외곽순환도로, 동측 국도58호선이 인접해 있다. 부산외곽순환도로 구간 중 340m는 터널구간이어서 소음 영향은 없다. 국도58호선변 인근 지역의 소음측정 결과 기준 이하이다.

시 도시기본계획에 따르면 북부생활권은 비도시인 한림·생림·상동면 지역이다. 다른 생활권인 중부·서부·남부생활권보다 낙후돼 있다. 이 지역의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사업이 꼭 필요하다.

▶엄정=지난번 제183회 임시회를 마치고 추가질문을 위해 주례회에 참석해서 부족한 부분을 설명해달라고 했다. 그런데 왜 참석하지 않았나.

▶김홍립=특별한 다른 이유는 없다. (참석해야 하는) 법적인 사항이 아니다.

▶엄정=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서를 언제 줬나.

▶김홍립=오늘 줬다.

▶엄정=받은 지 30분도 안 되기 때문에 추가질문을 충분히 할 수가 없다. 지난번에는 받지도 못했다. 그래서 추가질문을 하기 위해 다시 주례회 때 요청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참석을 안 했다. 전략환경영향평가서 본안이 접수됐나.

▶김홍립=아직 접수되지 않았다. 사업자가 작성하는 대로 접수를 할 것 같다

▶엄정=담당자한테 물어보니까 오늘, 내일 중에 접수된다고 했다. 맞나.

▶김홍립=보고를 못 받았다.

▶엄정=차후 절차는 어떻게 되나.

▶김홍립=환경영향평가 본안이 접수되면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전달한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서울 본사에 올린다. 그 의견에 따라 시에 보완사항을 알린다.

▶엄정=한 달 정도 걸리나.

▶김홍립=시간을 정해놓은 것은 없다.

▶엄정=급박한 상황이다. 조금 전 시정질의에서 말했듯 왜 이렇게 서두르는지 이유를 알아야 한다. 태광실업은 (지난해) 토지 용도변경을 추진할 때 33만㎡를 신청했다. 지금 도시개발구역 지정 신청 때는 25만 8천㎡이다. 청소과 의견을 보자.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사업의 경우 사업면적이 25만 8천㎡로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에 의거한 30만㎡ 이상의 공통주택단지 또는 택지에 해당되지 않아 폐기물처리시설 설치를 안해도 된다'고 돼 있다.(면적을 낮춘 것은 폐기물처리시설 설치의무를 피해가기 위한 꼼수 아닌가.)

▶김맹곤 시장=(삼계나전지구가 포함된)북부생활권은 다른 생활권에 비해 낙후돼 지역주민들이 소외감을 토로한 적이 있다. 북부생활권 지역의 균형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관련 법률에 따라 행정절차를 철저히 이행하면서 그 어떤 의혹이나 특혜도 없이 정당하게 추진하겠다. 사업 추진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교통체증, 환경, 교육, 복지 등의 문제점에 대해서는 관련 기관 협의, 각종 영향평가 등을 철저히 이행해서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노력하겠다. (시는 2020년 김해도시기본계획에 따라 김해를 서부생활권(진영, 진례), 북부생활권(한림, 생림, 상동), 남부생활권(장유), 중부생활권(동지역, 주촌, 대동) 등 4개 생활권으로 나눴다) 

김해뉴스 /남태우 기자 leo@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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