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테마파크 지난 22일 개장식도 못해
오는 30일 자원봉사축제도 "안전 미비"
김 시장 직접 지시설에 "시민 뭘로 보나"


▲ 오는 30일 열릴 예정이었던 2015 김해자원봉사 나눔축제 포스터.
김해시가 이미 예정돼 있던 각종 행사와 축제를 느닷없이 연기해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일부에서는 김맹곤 시장이 공직선거법 1, 2심 재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아 시장직을 잃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정치적 몽니'를 부리고 있는게 아니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시는 오는 30일 수릉원에서 열릴 예정이던 '2015년 김해자원봉사 나눔축제'를 돌연 취소했다. 시의 후원을 받아 축제를 진행하는 김해시자원봉사센터는 지난 21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30일 개최 예정이던 축제가 국가안전대책 수립 미비 때문에 하반기로 잠정 연기됐다'는 글을 올렸다. 시 관계자는 "축제 때 3천 명이 참가하는 플래시몹이 열릴 예정이었다. 이에 대한 안전대책이 미비해 축제를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김해자원봉사 나눔축제는 2011년부터 시작돼 올해 5회째를 맞은 행사다. 경남의 시·군들 중 유일하게 김해에서만 열리고 있는 자원봉사 축제이자, 매년 1만 명에 가까운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하는 초대형 행사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자원봉사자들은 "통상 축제 준비에 두어 달이 소요된다. 시간과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행사여서 국가적 재난이나 비상사태가 아닌 한 행사가 취소되는 경우는 없다"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연기된 적이 없었는데, 이해가 안 가는 일이 벌어졌다"고 개탄했다. 축제에 참여할 예정이었던 한 학교 관계자는 "우리 학생들이 열심히 공연 연습을 하고 있었는데 대뜸 취소 공문이 왔다. 취소 공문을 받기 이틀 전까지만 해도 김해시자원봉사센터는 축제 홍보를 하고 있었다"면서 "학생들에게 미안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한 자원봉사단체 회장은 "'안전대책 수립 미비'라는 게 대체 무슨 뜻이냐고 시 등에 물었지만 '시의 지침'이라는 말 외에는 명확한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축제 때 사용할 현수막까지 다 만들어 놓은 상황에서 행사가 무기한 연기됐다. 이 때문에 자원봉사자들의 사기가 꺾였다"고 말했다. 김해시자원봉사센터와 공동으로 행사를 주관하는 김해시자원봉사단체협의회 관계자도 "시에서 축제를 연기하라고 하는데, 구체적인 이유는 알지 못한다. 나눔축제 뿐만 아니라 앞으로 모든 축제와 행사들이 연기될 것이란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시는 이에 앞서 지난 22일 문을 연 김해가야테마파크의 개장식도 취소했다. 시는 당초 가락종친회와 공동으로 성대하게 개장식을 열 계획이었다. 700만 명의 회원 수를 자랑하는 가락종친회를 앞세워 가야테마파크의 전국적 인지도를 높이고 입장객 증대 효과를 거두겠다는 뜻이었다.

시는 그러나 '안전 미비'를 이유로 개장식을 취소한 상태에서 김해가야테마파크를 개장했다. 시는 일단 개장을 해서 안전 상태를 살펴본 뒤 따로 날을 잡아 개장식을 열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해시의회의 한 의원은 "안전 미비가 이유라면 개장 자체를 뒤로 미루어야지 개장식만 취소한다는 게 말이 되느냐"면서 "시는 김해가야테마파크를 홍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 버렸다"고 성토했다.

이처럼 이해하기 힘든 일들이 잇따라 일어나자, 일부에서는 김맹곤 시장에게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김해시의 한 공무원은 "시청 안에서는 오는 10월의 재선거를 염두에 둔 새누리당 정치인들과 새정치연합 정치인들이 각종 축제에 얼굴을 내미는 걸 꺼려해 시장이 몽니를 부리고 있다는 말들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 자원봉사단체 회장은 "공무원들한테서 김 시장이 직접 연기를 지시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징역형을 선고 받은 김 시장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축제 현장에 얼굴을 내밀기는 힘들 것이다. 그러나 만약 그 때문에 축제와 행사가 연기된 것이라면 시민들을 철저히 무시하는 처사로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해뉴스 /김명규 기자 kmk@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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