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던 교사 "이러다간 못한다" 반성
고2때부터 잠 줄여가며 본격 공부
자율학습·쉬는 시간 등 철저히 활용
좋아하는 소설·그림 접목해 학습효과
남들 따라하기식 보다 노하우 길러야

▲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 진학한 장보경 씨. 그는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찾은 뒤 공부를 하면 공부가 즐거워질 것"이라고 조언했다.
"중학교 2학년 때 집안 형편이 안 좋았습니다. 당시 중학교 선생님이 역경을 이겨낸 위인들을 소개해주고 장학제도 등을 알아봐 준 게 큰 힘이 됐어요. 그때부터 '어른이 되면 가정형편이 어려워 꿈을 내려놓는 아이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사람이 되자'라고 다짐했어요. 학생들의 마음을 위로해줄 수 있는 다정한 교사이자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는 장보경(20·여) 씨의 눈망울은 누구보다 반짝였다. 진영고등학교를 졸업해 경상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 진학한 그는 학생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교사가 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공부 비법을 '재미있게 공부하기'라고 정의했다.

■ 공부에 대한 절박감이 필요
"중학교 때는 공부하기가 싫었어요. 그래서 공부를 잘 하는 아이가 아니었죠." 장 씨가 웃으며 자신의 중학교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공부를 잘 하지도 못 하지도 않은 평범한 학생이었다고 한다. 그랬던 그가 볼펜을 들고 공부를 시작한 건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였다.
 
"'고등학교 1학년 겨울방학 때 문득 '이러다가 꿈꾸던 교사도 못 되고 사범대학교도 못 간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공부에 대한 절박함이 들었습니다."
 
장 씨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되자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다. 오전 8시 등교시간이 임박해서야 교문을 통과하기 일쑤였던 그는 그때부터 수면시간을 줄여 1학년 때보다 30분 일찍 등교했다. 교실에 가방을 풀고 난 뒤 장 씨가 가장 먼저 했던 공부는 영어듣기였다. 아침 자습시간에 친구들과 함께 영어듣기를 했다. 쉬는 시간에는 수업 내용을 복습했다. 야간 자율학습시간에는 수능과 내신 공부를 병행했다. 장 씨는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면 집에서 EBS 인터넷 홈페이지에 들어가 사회과목 인터넷강의를 시청했다.
 
"글쓰기, 그림그리기,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기, 노래하기를 좋아했어요. 공부를 할 때 모든 과목에 걸쳐 그림을 그리면서 할 정도였습니다. 법과 사회, 정치 공부를 할 때는 상황을 설정한 뒤 친구와 저를 등장인물로 넣어 소설을 쓰면 단번에 이해가 되더군요. 이렇게 하면 공부가 지루하지 않고 즐거웠습니다."

■ 문학공책 만들어 국어 공부

장 씨에게 국어는 자부심과 같은 과목이었다.
 
"어릴 적 어머니가 일을 하고 매일 늦게 들어왔어요. 어머니를 기다리는 동안 책을 읽었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문학과 글쓰기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 과정에서 언어능력이 많이 향상됐죠."
 
국어에 대한 애정이 컸던 만큼 공부 방법도 남달랐다. 그는 시, 고전시가, 소설 등 문학 공부를 위해 문학공책을 만들었다. 시를 해석하면서 잘못 해석한 시 구절을 적고, 그 구절에 알맞은 그림을 그려 내용을 정리했다. 한자어가 많은 고전시가도 그림을 그려 이해를 도왔다.
 
"비문학은 지문에 답의 근거가 있습니다. 하나의 지문을 공부할 때 지문을 문단별로 나눠 소주제를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글의 주제를 파악하는 연습을 하니 비문학 문제 오답률이 적어졌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장 씨의 수학 성적은 최하위등급이었다. 수학은 가장 점수를 내기 힘든 과목 중 하나였다. 그가 수학 점수를 올리기 위해 선택한 방법은 풀이 과정을 암기하는 것이었다.
 
"문제를 풀다가 오답이 나오면 풀이 과정을 오답공책에 일일이 옮겨 적으며 암기했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수학 성적이 오르면서 중상위권으로 진입할 수 있었답니다."
 
■ 비디오카메라로 모의면접 훈련
장 씨는 수시전형 중 학생부종합전형으로 경상 사범대학 국어교육과에 진학했다. 학생부종합전형은 1단계 학생생활기록부와 자기소개서 100%, 2단계 심층면접 100% 과정을 거친다. 수능 최저학력기준은 없다. 2015학년도 경상대학교 국어교육과의 경쟁률은 13.67 대 1이었다.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학생생활기록부 뿐 아니라 자기소개서도 합격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 장 씨는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꾸준히 자기소개서를 쓰는 연습을 했다. "자기소개서를 다양한 양식으로 준비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 때부터 심층면접에 대비해 비디오카메라를 준비해서 친구들과 모의면접을 했습니다."
 
장 씨는 '해담솔'이라는 교지제작 동아리 회장을 맡으면서 동아리 활동도 열심히 했다. 동아리를 이끌면서 회원들 간의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책상에 앉아 교과서를 보는 것만이 공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공부 방법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남들과 똑같이 하면 마냥 따라하기밖에 되지 않는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고, 이를 공부 방법에 적용하면 공부가 재미있어 질 거예요." 환하게 웃는 장 씨가 후배들에게 던지는 조언이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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