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화목동 들녘 100여명 참가
어린이·부모들 "내년에도 꼭 오고 싶어"


▲ 함께 모를 심는 어머니와 어린 아들.
"직접 벼를 심어 보니 재미있고 신기했어요."

지난달 30일 '제10회 김해시민과 함께하는 모내기 축제'가 화목동 김해농협공동법인(RPC)에서 열렸다. 김해농민회(회장 제해식·61)가 주최한 이날 축제는 김해시민, 학생 들에게 직접 벼농사 체험을 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비가 제법 내리는 궂은 날씨였지만 이날 행사에는 초·중학생과 학부모 등 100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축제는 풍년기원제로 시작됐다. 제해식 회장을 중심으로 제단에 선 농민들은 올해 김해의 들녘이 황금빛으로 넘실대기를 기원했다. 제 회장은 축제에 찾아온 시민들에게 "미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와의 FTA(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우리나라 농업이 위기에 처해 있다. 이번 모내기 축제가 우리 농산물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모내기 축제의 주요행사인 모심기 체험이 진행됐다. 학생, 학부모 들은 일제히 김해농협공동법인 앞에 있는 논으로 향했다. 농민회 관계자는 논 앞에 모인 참가자들에게 "모판에 씨를 뿌려 키운 벼 모종을 조금씩 떼어 땅에 심는 방법을 이앙법이라고 한다. 모줄에 표시된 빨간색 점을 따라 일정한 간격을 유지해 가며 모를 심으면 된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맨발로 논에 들어가 모를 심기 시작했다. 한 학부모는 "모내기를 처음 해 본다"며 긴장한 표정으로 물이 차 있는 논에 들어갔다. 반면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들은 재미있다는 듯 거리낌 없이 논에 들어가 모를 심어 주변 사람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곧게 이어져 있는 모줄과 달리 참가자들이 심은 모는 들쭉날쭉했다. 제 회장은 "처음 하는 모내기에 이 정도로 줄을 맞춰냈으니 훌륭하다"고 격려했다. 일부 학생들은 친구들과 함께 논에 들어차 있는 흙탕물로 물장난을 치기도 했다. 논에서 서식하는 곤충을 가지고 놀며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강정민(12·장유초) 군은 "조금 춥긴 했지만 TV에서만 보던 모내기를 직접 해 보니 재미있었다. 이렇게 넓은 논에 모를 빽빽하게 심는 농부들이 대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유빈(14·임호중) 양은 "매일 먹는 밥 한 그릇도 이렇게 힘든 일을 한 결과로 얻는 것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 내년에는 친구·동생 들과 함께 모내기 축제에 참가하고 싶다"고 말했다.

▲ 지난달 30일 '김해시민과 함께하는 모내기 축제'에 참가한 학부모와 학생들이 모내기 체험을 하고 있다.

자녀들을 데리고 행사에 참가한 김란희 친환경무상급식지키기 경남운동본부 상임대표는 "김해생협 조합원들의 아이들도 이번 축제에 참가했다. 다들 우리 먹거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됐다"며 "비가 오지 않았더라면 더 많은 사람들이 축제에 참여했을 텐데 아쉽다. 내년에는 더 많은 학생, 학부모 들이 모내기 행사에 참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해농민회 측은 참가자들에게 나물밥과 콩나물국을 식사로 제공했다. 봉사단체 가야사랑두레(회장 정다운) 회원들은 통기타, 색소폰 연주 등 음악공연을 펼쳤다.

제 회장은 "비가 오는데도 축제현장을 찾아준 시민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내년에는 모내기 행사 외에도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해뉴스 /김명규 기자 kmk@gimhae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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