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해경원고 여행책 출판기념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정성우양, 손해욱 군과 우수상을 받은 최바른(왼쪽부터) 군. 이들은 "여행책 덕분에 수학여행 추억을 더욱 잊을 수 없게 됐다"며 웃었다.

모둠별 발간 계획 신청서 미리 받아
테마형 주제 여행기 직접 책으로 제작
올해로 3번째 총 15권 출간해 눈길

김해경원고등학교(교장 신해균)가 이색 여행서적을 펴냈다. 학생들이 지난해 수학여행을 다녀온 뒤 쓴 여행기를 담은 책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점은 책 출간이 올해 처음이 아니라 벌써 3번째인데다 한 권도 아닌 15권이라는 점이다.
 
김해경원고는 지난달 14일 도서실에서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16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2015년 여행책 출판 기념회'를 열었다. 이날 행사는 지난 3월 2학년 학생들이 테마형 수학여행을 다녀온 뒤 적은 여행기를 담은 여행책을 선보이는 자리였다.
 
김해경원고는 2012년 자율형공립고등학교로 지정된 이후 독서 지도 및 도서관 행사 활성화에 나섰다. 이때 교사들이 학생들의 책을 직접 출판해 보자고 제안해 2013년부터 여행책을 출간하기 시작했다.
 
김해경원고는 해마다 수학여행을 떠나기 전 학생들로부터 여행책 발간 계획 신청서를 받는다. 학생들은 4~5명씩 모둠을 만들어 편집장을 정한 뒤 책의 주제와 명칭 등을 논의한다. 여행을 다녀온 뒤에는 인터넷 출판 사이트의 편집기능을 통해 여행책을 만든다. 올해는 총 33개 팀이 여행책 발간 계획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최종적으로 15개 팀만 선정됐다.
 

▲ '2015년 여행책 출판 기념회'에 선보인 김해경원고 학생들의 여행책.

올해 여행책 출판 기념회에서는 15권 중 우수작으로 선정된 7권이 소개됐다. 이 가운데 <5인의 트립마블>, <자유여행권>, <우리들의 찬란한 오늘, 이를 위해 아팠던 어제> 등 3권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5인의 트립마블>은 사진과 소감으로 엮은 다른 책들과 달리 마블게임 형식으로 책을 구성해 눈길을 끌었다. 이 책은 주사위 2개를 동시에 던져 나온 숫자에 따라 각 페이지에 그려진 임무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책을 편집했다. 정성우(18) 양은 "마블게임 형식으로 만들다 보니 의견 수렴이 어려웠다. 주말마다 시간을 쪼개 3주만에 책을 완성했다. 학교를 졸업한 뒤 친구들을 다시 만나면 추억을 되새길 수 있을 것 같다"며 좋아했다.
 
<우리들의 찬란한 오늘, 이를 위해 아팠던 어제>는 다른 여행과 달리 우리나라 역사를 주제로 삼았다. 덕수궁과 조선고등법원, 러시아공사관, 탑골공원 등 역사적 장소를 방문한 뒤의 소감이 여행책에 가득 담겼다. 손해욱(18) 군은 "수학여행 둘째 날의 자유여행시간을 좀 더 뜻 깊게 보내고 싶어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을 둘러봤다. 탑골공원에서는 친구들과 만세삼창을 했다. 평생 잊지 못할 여행이 됐다"고 말했다.
 
우수작 가운데 하나인 <남정네들>은 북촌 한옥마을, 헌법재판소, 인사동쌈지길, 연세대학교 등 모둠원들이 가고 싶었던 서울 여행지 방문기를 담았다. 최바른(18) 군은 "여행이면 여행답게 제대로 놀자고 생각해 모둠원 각자가 한 번쯤 가고 싶었던 서울 여행지를 골랐다. 사진을 우습게 찍기도 하고 멋진 배경에서 찍기도 하면서 모두 즐거운 여행을 했다. 친구들과의 추억을 책에 담을 수 있어 행복하다"고 즐거워했다.
 
김수진 사서교사는 "학생들이 10년 뒤 여행책을 펼쳐보면 수학여행의 기억들이 떠오를 것이다. 여행부터 출판까지 모든 과정은 학생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선 교사는 "여행책 출판은 책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완성까지 모두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가능하다. 책 출판 과정에서 갈등과 이해를 겪으며 협동심을 기르게 된다. 앞으로도 서로 이해하며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여행책 출판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해뉴스 /김예린 기자 beaurin@gimhaenews.co.kr

저작권자 © 김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